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이사람]"나 사는 모습보면 누가 애국하겠나"…독립운동가 유족의 恨

독립(211.189) 2012.09.01 09:31:52
조회 128 추천 1 댓글 3

일가 및 처가 모두 47명 독립운동서훈 받은 이항증 선생

"내가 어렸을 때 '밥 한번 실컷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했어. 모친께서 한(恨)이 되셨는지 90살때 쓴 회고록에 적어두셨더라고. 그 많던 전답을 팔아 독립운동했는데 먹을 게 없어서 굶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셨던 게지."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총리) 석주(石洲) 이상룡(1858~1932년) 선생의 증손 이항증(73)씨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독립유공자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단한 삶을 이같이 회고했다.

석주 선생은 경남 안동의 거유(巨儒)로 국권침탈 직후인 1911년 일가를 이끌고 만주로 망명, 독립운동을 했다. 경학사(耕學社)를 세워 간도에 벼농사를 보급했고 가산을 모두 정리해 우당(友堂) 이회영 선생 형제 등과 신흥무관학관교를 세웠다. 

신흥무관학교가 배출한 2100여명의 졸업생은 항일무장투쟁사에 한 획을 그은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의 주역이 됐다. 석주 선생은 1932년 '해방이 되기 전까지는 유해를 결코 조선으로 안장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만주에서 숨졌다. 1996년 국립 현충원에 안장됐다.

석주 선생뿐만 아니라 형제들과 아들 준형(1875~1942), 손자 병화(1906~1952) 등도 독립운동을 했다. 일가만 9명, 처가를 포함해 47명이 독립운동 서훈을 받았다. 일가가 독립운동에 매진한 셈이다.

이씨는 일제 강점기는 물론 해방 이후에도 일가 전체가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고 떠올렸다. 가난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회적 냉대, 이념 탓에 연좌제 등 독립운동가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그 많던 재산 다 독립운동하는 데 썼지. 애들을 가르쳐야 하는 데 돈이 없잖아. 학교에서 쫓겨 오기 일쑤였어. 그리고 1950~1960년대는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을 죄인 다루듯이 했어. 빨갱이(사회주의자)와 동급이었지. 독립운동하셨던 어른 중 한 분이 북을 택하셨는데 연좌제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 독립운동하셨지만 이념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진 분들이 많아. 구천에서 그분들 혼이 떠돌고 있을 거야."

그나마 이씨는 자신을 '기득권'이라고 칭했다. 서훈을 인정받아 연금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독립운동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이 1만1000여명이야. 적 치하에서 36년을 독립운동했는데 그것밖에 안 될까. 3·1 운동때 만세 부른 사람만 4만명이야. 서훈이 늦어져 기록이 다 사라진 거지."

그는 정부 보훈정책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 중 보훈정책 관련 기사철을 가져와 형광펜으로 그어가며 문제점을 짚어갔다. 보훈과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꼬집었다. 국가가 기억해주지 않는데 누가 목숨을 내놓을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2009년 국가유공자 고용명령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더니 이명박 대통령이 '보훈 가족이라는 것 하나로 기업에 의무채용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했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어. 그런데 손해를 봐. 어렵게 살아. 그걸 보고 누가 목숨을 바치려고 할까. 말로 하는 건 밥 한 그릇보다 못하다고 봐. 보훈 가족이 밥 못 먹고 학교 교육 못 받겠는 상황은 안 만들어야지."

이씨는 보훈은 일시적인 깜짝쇼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2009년 정부는 석주 선생 등 일제 치하 호적 등재를 거부한 독립유공자들에게 가족관계기록부를 만들어줬다고 대폭 홍보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지루한 인지청구 소송을 해야 했다고 이씨는 지적했다.

"정부에서 가족관계기록부를 만들어준다길래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공문이 왔어. 호적을 정리하기 위해서 인지청구 소송을 하라는 거야. 대행해주거나 비용을 지원해주는 줄 알았어. 그런데 안 해주더라. 홍보만 하곤 나머지는 다 유족에게 자기 돈 들여서 하라고 떠넘긴 거야."

이씨는 그간 무수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했다. 이유는 이렇다. "나 사는 모습 보면 누가 애국하려고 하겠나. 잘 사는 사람 데려다 놔야 애국하지. 나라 위하니까 국가가 보호해주더라. 사람들이 그거 보고 겁 없이 전쟁 나면 나도 나가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해야지."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국내출판된 제2차 세계대전사 추천/비추천 도서 목록-2 [18] 이제큐터(58.142) 11.01.29 19211 37
공지 국내출판된 제2차 세계대전사 추천/비추천 도서 목록 -1 [39] 이제큐터(58.142) 11.01.28 25887 51
공지 2차 세계대전 갤러리 이용 안내 [40] 운영자 09.10.07 11883 3
131290 2차세계대전당시 독일육군이사실상 전투력 1위아니냐 ㅇㅇ(121.162) 06.06 19 0
131289 BAR 들고 다니는 미군들 참 불쌍타 . . . 2갤러(125.128) 06.06 12 0
131288 나치독일이 [2] 2갤러(211.235) 06.06 57 0
131287 2차대전때일본육군은 왤케 좆밥같아보이냐 ㅇㅇ(121.162) 06.05 28 0
131286 천안문 어떻게 생각함?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5 41 0
131285 2차대전 중국군이 두르고 있는 이 담?요같은 건 뭔가요? [1] Ehrenari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39 0
131284 2차 세계대전 영화, 드라마 추천 해줄 수 있어? 나도 추천할게 [5] 2갤러(106.249) 06.04 35 0
131283 맥아더 보면 억까도 있는거같음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37 0
131282 황국신민이면 ㅇㅇ(118.235) 06.04 27 0
131281 교토랑 오사카에 핵이 떨어졌어야되는 이유 [1] 2갤러(103.216) 06.03 43 0
131280 티거 좀 생산성이랑 정비성좀 챙겼으면 하는데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0 0
131279 폴란드 침공 폴란드 이길 수 있는 방법있나? 케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8 0
131278 스탈린 숙청은 승전에 큰 도움이됨 케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0 0
131277 오리지널 독일군 예복 팝니다 잠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0 0
131276 방금 중대장 쉴드글 쳤었는데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1 0
131272 티거는 어떻게 만드는게 맞을까? [3]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85 0
131271 바르바로사 성공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생각해선 안됨 [2]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76 0
131270 한국은 왜 드론부대 운용안함? [3]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3 1
131269 일본은 위안부있었다는데 유럽도 위안부가있었음? [2] 2갤러(121.133) 05.30 59 0
131268 모스크바 뚫는거에 대한 생각이 바뀜 [7]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79 2
131265 스페인 공화국은 프랑코 장군 손에 정화당해 마땅했음 2갤러(211.109) 05.27 58 0
131263 1~2차대전 해안요새와 함포 사정거리 질문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81 1
131262 청색작전 이러면 이길만했나? [1] ㅇㅇ(180.69) 05.26 70 1
131261 근데 독일도 운이 진짜 안좋네 [5] ㅇㅇ(218.53) 05.24 141 2
131260 독 영 대공전 질문인데 [5] 케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05 1
131254 전두환때 라도 수도이전 했어야했다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97 1
131252 근데 러우전 남의 돈으로 끝낼수있는 전쟁 지속하는게 맞나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94 1
131251 라스푸티차 전까지 모스크바 측면 자리잡으면 되잖아 [4]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123 1
131250 한국 독립운동을 이성적으로 할 수가 있었을까? [1] 썬드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127 0
131247 독일 이번에 가는데 [3] 2갤러(115.138) 05.04 241 1
131246 코스프레 질문 (뉴비) [11] LEM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234 0
131245 이야 이런곳도 있네 [1] 무타구치렌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50 0
131244 방첩대 최고돌격지도자 그림 [2] 무다구치렌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8 269 1
131243 땅크 장갑 질문 - 볼트 vs 리벳 접합 [4] 2갤러(175.192) 04.27 226 0
131241 바주카 관련 질문이요 [3] 마우스피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18 0
131240 그때 그시절 낭만의 대 정모의 시대 ( 여기갤 맞음여?) 세계2차대전? 2갤러(117.111) 04.23 178 0
131239 진짜 진지하게 다른나라 개입없이 1941년독일vs625때북한 [8] 2갤러(110.47) 04.21 273 2
131238 난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1] Beatles113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2 359 6
131237 일본군 위안부 질문 [1] 2갤러(118.235) 04.07 283 2
131236 독일이 ㄹㅇ 과거사 반성하는거 맞음? [3] ㅇㅇ(1.211) 04.07 383 3
131235 독소전쟁에 대한 대표적인 2가지 오해 1편 -1 [2] 킹티거2(218.152) 04.06 464 5
131234 나 스탈린그라드 포로출신 할배 실제로 본적있음 [1] 2갤러(220.72) 04.04 359 1
131233 긍데 독일군은 일본군이 진주만 선빵친다는거... [2] ㅂㅈㄷ(211.171) 04.03 319 0
131232 소련군 코스프레 질문 [3] ㅇㅇ(203.207) 04.02 397 0
131231 독일이 소련을 공격하지 않앗다면 독일이 이길수밖에 없는 이유 [14] ㅇㅇ(1.231) 04.02 470 2
131228 구일본군은 열강 군대처럼 안보이는데 정상이냐 [5] ㅇㅇ(175.211) 03.29 438 4
131227 2차 세계 대전 참모 디자인 조리실 어떻게 생김? [1] 2갤러(121.159) 03.24 31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