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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 옥경혜랑 드라마 후의 이야기_24_24.우동집

정갤러(221.145) 2025.02.06 23:04:16
조회 559 추천 17 댓글 5



김은 이전에도 몇번 미국에 와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의 형제들 중 몇이 이미 미국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도 했거니와

그는 이전에 영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기에 영어에도 능했다.


공항에 내리자 정말 이곳이 조선이 아니라는 것이…실로 체감되었다.

미군부대 앞의 다방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각양각색의 얼굴과 조선인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체구의 사람들,

내가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말과, 전혀 맡아본 적 없는 낯선 냄새와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도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느껴지는 밝고 가볍고 깨끗하고 환한

그러나 위선적인 그 어떤 느낌이 무척 새로웠다.


나는 낯선 곳에서 낯선 말을 듣고 서 있는 것이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처음 느껴보는 낯선 곳의 바람이 좋았다.


이미 공항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김은 이미 떠나기 전에 우리를 도와 줄 사람이 미국에 있으며 

김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우린 먼저 그 사람에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야 이 나라에 대해 아는 것도 전혀 없고 말조차 알지 못하니 

전적으로 그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는 없는 터라 아예 묻지도 않았다. 

그냥 그러자면 그러는 것이었다.


우리를 데리러 나온 사람은 동양인이었는데 얼굴로는 한국, 중국, 일본 중에 어느 나라 사람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그는 우리에게 유창한 영어로 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저 간단한 목례만 했을 뿐 그와 이야기하는 것은 김이었다. 

물론 그가 말을 많이 한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 나오며 이국적인 풍광을 조용히 감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두렵지는 않았다. 걱정도 별로 되지 않았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를 친구가 보자고 해서 별 생각없이 따라나선 사람처럼

나는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는 어느새 도시와 조금 떨어진 외곽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고, 

김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엄청난 부촌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경복궁터 쯤은 될 법한 규모의 땅의 경계를 지닌 웅장한 대저택이 연이어, 하지만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도로에서 저택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에 그 마저도 잘 보이지 않았다.

가끔 김이 보여주던 영화 속에서 영국이나 프랑스의 귀족이나 왕이 살던 그런 집들 같았다.

지금 영화 속의 그 장면을 현실로 보는 기분이랄까.. 


누구에게 가는 건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어차피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김은 묻지 않아도 내게 필요한 것의 두 배 이상으로 설명했을 것이므로 나는 그냥 잠자코 있었다.

김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창밖을 바라보며 말이 없다. 좀 피곤한 모양이지. 평소의 성격이라면 그는 벌써 기사 양반과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동양인인 그 사람이 중국인이나 일본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나도 차라리 말 없이 그냥 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차는 길의 어떤 지점에서 방향을 틀더니 직선코스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기사는 

-거의 다 왔습니다.

하고 말했는데,

일본어였다.



그러고도 꽤 한참을 달려 잘 정돈된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정원을 가진 성과 같은 저택 앞에 도착했다.

나는 처음 보는 풍광에 너무 놀라서 내 직업이 배우라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얼빠진 얼굴로 여기 저기를 두리번 거리는 촌뜨기 행색은 좀 자제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실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광경들이었다.

김을 따라 딱 한번 이탈리아에 가본 적이 있다. 무슨 영화제에 초대된 적이 있었는데,

그곳이 정말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면

이곳은…뭐랄까. 새롭고 깨끗했다. 


그는 우리를 저택 안으로 안내했다.

우리가 들어선 곳은 층고가 엄청나게 높은, 넓은 응접실로, 우리가 탄 차가 들어오는 것을 이미 멀리서부터 알 수 있을 만큼

저택 입구 쪽으로 난 길이 한 눈에 들어오는 넓은 창이 있었다.

고급스러운 가구와 무엇보다도 한쪽 벽면을 채운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집은 전형적인 서양식의 저택이었는데 벽면에 걸린 그림은 동양화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조선의 것임이 분명한 그림들이 이 집과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조선의 그림이라니. 

나는 신기해서 그 벽면에 맘을 빼앗긴 채 한동안 그림 한 점 한 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창 앞에 한 사람이 서 있었는데, 기사가 들어서며 그 사람에게 

‘도착하셨습니다.’라고 일본어로 말을 했고

그 소리에 그 사람은 몸을 돌려 우리 쪽을 바라보았다.


-먼 길 오느라 고생했어. 두 사람 다.

잠시 벽면의 그림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던 나는,

마치 우리를 잘 아는 사람처럼 친근한 반말투의 일어에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그녀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이것이 무슨 일인가 싶어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가 김보다도 먼저 내게 인사를 건넨다.


-옥경, 오랫만이네.


나는 뭐라고 인사를 해야할 지 몰라 말을 고르고 있는데


김이 먼저 그녀의 말을 받는다. 


-둘이 아는 사이야?


나도 그게 궁금했다. 김은 이 여인을 어떻게 아는 걸까.

그녀는 조선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친근한 반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었다니.


내가 뭐라고 먼저 말하기 전에 그녀는 김에게

-나 매란국극단의 후원자였어. 매란의 대스타를 모를 리가 없잖아.

하고 말했다.


우리가 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의 목소리가 불안한 듯 떨리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는 문득 영어로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다.

갑작스럽게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내가 알아듣지 않았으면 하는 의도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기에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이 모른다는 것을 그렇게 쉽게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그런 굳은 얼굴을 처음 보았고, 내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잠자코 있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말을 알아들은 것이 분명함에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말했다.

-김, 너는 여전하구나.

그녀도 웃지 않았다.

뭔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공기에 나까지 긴장이 된다.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어서

계속 가만히 서 있었다.

나는 불현듯, 혹시 이 여인이 김의 그 영원한 사랑인지 짝사랑인지 그녀일까?

하는 생각이 들자 순간 두통이 밀려왔다. 


나는 스무살 이후 내 삶을 가장 크게 이끌어 주고, 변화시킨 두 사람의 세계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부딪히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내가 전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두 사람의 세계에 내가 깊게 연루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물적 직감으로 이미 상처 받은 김의 얼굴이라니. 

나도 모르게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김에게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

괜찮다고 할 수도 없고  안 괜찮다고 할 수도 없는.

신경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신경쓰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입장에 처해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김이 나를 새로운 예술의 세계의 길을 열어 주어 세상을 알게 해 준 사람이라면


그녀는…

그녀는 내게 프랑스 음식과 와인,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법

그리고 아편과 위스키에 대해 처음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그녀는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녀를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녀가 아니었으면 나는 여전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내가 나를 완전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그녀에게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매란 초기에 여전히 기생으로 일을 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내야 했던 시절, 

우연히 만나게 된 손님이었다. 


1943년, 해방이 되기 2년 전, 

나는 그녀를 조선 호텔  201호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매년 어머니의 기일에 경성을 찾아 한 달 정도 머무르곤 했고,

나는 하필 그녀가 경성에 있는 짧은 시간 동안

내 생애 가장 아픈 이별을 경험해야 했다.


그녀와 나의 세계가 맞물려 그 때 우리는 인연이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


처음에 우리는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두번째는 그녀가 나를 찾았고

세번째는…


내가 그녀를 찾았다.


당시에 그녀는 조선에 친구가 없다고 했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매란의 식구들을 빼면 

나를 몇 년간 돌봐주신 아저씨, 아주머니 그리고 스승님을 빼고 나면

친구같은 건 나 역시 없었다.

혜랑이가 나의 유일한 친구이자, 나의…

전부일 뿐이었다.


내일이면 혜랑은 내 곁을 떠나고

나는 지난 일주일동안 혜랑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주일 전, 나는 같이 갔던 언니들에게 일이 끝나고 일부러 걸어서 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서, 바람이 좀 찬 것을 빼면 괜찮았다.

자리가 좀 그래서 평소보다 술을 좀 마셨더니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지가 않았다. 


분명 나는 취해서, 

방에 가려다 말고,

혜랑의 방으로 향했다.

독방이라서 합숙소랑은 조금 떨어진 별채같은 곳이라

다들 혼자쓰기는 조금 무서워하는 곳이었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혹시 잠들었을지도 몰라서.

방문을 두드리고 조용히 서 있자니,

이내 방문이 열리고 조금 놀란 얼굴의 혜랑이가 서 있었다. 


-옥경아...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혜랑이는 내 손을 잡아 끌며 손이 꽁꽁 얼었다고 했어.

따뜻한 방바닥에 내 손을 집어 넣으며 이런 저런 말을 하는데

나는 그냥 그 아이의 얼굴만 보았다.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테니 


혜랑이는 그냥 얌전히 앉아 있었고, 

나는 조금 취해서 벽에 기대 있었어.

기대어 그 아이의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혜랑이는 조금 어색했을까,

성가셨을까,

싫었을까.

밤이 늦었으니 피곤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나랑 그렇게 앉아 있는 것이

좋았을까.

그렇지만 그게 다 무슨소용이람.


혜랑이도 말이 없고,

나도 말이 없었다.


한밤중에 목이 타서 눈을 떴는데

취했는데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에 있어서였는지

그냥 쓰러져서 잠이 든 모양이지.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혜랑이는 나한테 이불을 다 덮어주고는 내 등 뒤에서, 

이불 끄트머리에 매달려서 잠들어 있었다.

일어나려는데 그 아이의 손이 내 옷자락을 꼭 붙들고 있어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는 한참을 누워,

이것이 내 인생에서, 혜랑이와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그냥 영원히 밤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침내 나는 온 의지를 다하여

곱게 일어나 조심스럽게 손을 끌어당겨 이불 속에 넣어주고

베개를 잘 받쳐주고

혜랑의 방을 나왔다. 

그리고 다시는 그 아이를 찾지 않았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내일이면, 정말 혜랑이 시집을 간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떠나보내지만 


그녀가 불행하면 좋겠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고, 매일매일 울면 좋겠어.

너무 힘들어서 매일 후회하면 좋겠다.

그나마 나와 함께 이곳에서 지냈던 날들이 더 행복했다고 생각할만큼

불행해지길, 혜랑아.

행복하지 않길.


나는 마치도 심술난 꼬마아이같은 내 마음이 싫어서,

그 아이의 혼인식에 그런 생각을 하며 앉아있는 꼴을 상상도 하기 싫었고

무엇보다 

혜랑이의 혼례를 볼 수가 없었어.

내가 어떻게 봐, 그걸.


나는 잔치 준비로 시끌벅적한 집을 나섰다. 아니 도망쳤다.

아마 내일, 혜랑의 혼례가 다 끝날 때까지 다들 정신없이 바빠서

내가 집에 없는 지조차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미 꽤 늦은 저녁이었고, 무척 추웠는데, 눈까지 왔다.

그렇지만, 갈 곳이 없었다. 

그 때 문득 그녀가 생각났던 것이다.


그녀는 지난 번 만났을 때,

-그러면, 다음에는 당신이 나를 만나러 오면 되겠네요. 당신 스스로.

라고 말했고, 그것을 믿어서라기보다는 나는 정말 갈 곳이 없어서

스무살 청춘의 순진한 생각으로 조선 호텔로 향했다.

사실 이미 그녀가 떠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실 초대받지 않고 혼자 온 것은 처음이라 조금 긴장이 되었다.

그러나 호텔 입구의 경비원 같이 보이는 남자는

나를 힐끗 보더니 내가 회전문에 들어서는 것에 별 반응이 없었다.


로비를 가로질러 승강기 앞에 섰다.

문이 열리고 막 승강기에 들어서려니,

그녀였다.

-문...옥경씨?

가벼운 차림의 그녀가 코트를 잔뜩 껴입고 얼굴이 빨갛게 얼어붙은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다른 복잡한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것 같아서, 나는 얼른 대답한다.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그 말에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이 무엇인지 나는 잘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그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녀 뒤에 서 있던 일본인이 

-거, 좀 지나갑시다.

하기 전까지 우리는 그렇게 멈춰 서 있었다.


이내 그녀는 내게 저녁을 먹었냐고 물었고 자기는 저녁 전이니 같이 저녁을 먹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사겠다고, 우동을 먹겠냐고 물었다.

그녀는 시원하게 웃으며 좋다고 말했고, 외투를 가지러 간 그녀를 기다리며

호텔 로비의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숙소를 나올 때는 혜랑의 혼인으로 내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고

나의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조선 호텔 로비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으니 문득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무너지지 않는 세상도 있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무너지지 않는 세상도 하나쯤 가져도 될까,

라는 생각.


그러나 그게 무슨 뜻인지 깊이 생각해보기 전에 

그녀가 외투를 입고 내려왔다.



우리는 우동집에서 우동과 덴뿌라를 한 접시 먹고

청주를 조금 마셨다. 그녀는 나보다는 술이 센 편인 것 같다.

나는 역시 한두 잔이면 내 속이야 어떻든 

조금 다리에 힘이 풀리고 실없이 웃음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다.

나는 말도 많지 않은 편이고, 잘 웃지도 않는데.

그녀를 만나면 말도 조금 더 하고 많이 웃는다.

오늘 같은 날 이렇게 웃는 나라니.


그렇지만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펐다.

마음이 이렇게 슬픈데 웃을 수 있다니.

문옥경, 너는 이상한 사람이구나.


그런데, 그녀가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 똑같은 말을 해서 나는 정신이 확 들었다.

-당신, 참 이상한 사람이에요.

내가 그 말에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슬픈 눈으로 이렇게 웃어요?

난 순간 속을 다 들켜버린 사람처럼 당황해서 한참을 뚫어지게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전혀 당황하지도 않았고 내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이내 나는 비록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놀라지도 않고 당황스러워하지도 않고

내 곁으로 다가와 조용히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가 내 눈물로 다 젖는 것도 생각하지 못한 채

혜랑이와 창경원에 갔다가 이 우동집에 오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모든 게 끝나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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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106.102)

    CBDC 하는 흑우 없제?

    03.23 21:56:25
  • 해갤러1(118.34)

    저기서 손흥민 범인 못만들면
    셀프부상으로 넘어져서 수비방해한 이강인이 범인되거든 ㅋㅋ

    03.23 21: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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