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숑-라랑드 버티컬 Part 1 (첫 리스트 벙주 후기)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피숑-라랑드 버티컬 모임 후기입니다. 이미 뫼르소님께서 너무도 멋진 후기를 올려주셨지만 제가 처음 리스트벙을 주최하며 느낀 점도 많았고 올빈 핸들링 등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가능하면 많은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 글을 올리려니 글자 수 제한이 있어서 안 올라가네요 ㅋㅋㅋㅋ 어쩔 수 없이 두 번에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리스트 선정.

피숑 라랑드는 15년 전 즈음에 이름, 라벨 & 바틀 디자인에 끌려 큰 마음 먹고 한 번 사봤다가 와인 스타일도 참 마음에 들어 그 후로 계속 좋아하던 집이었습니다. (좋아만 했고 많이 마셔본 건 아닙니;;;) 다들 그러시겠지만 보르도 GCC 영빈 세일한다고 산 후 ‘이걸 언제 마시나…’하는 현타가 몇 번 온 후 가능하면 적당히 숙성된 것들을 직구하기 시작했고 어쩌다 보니 피숑 라랑드가 10년 정도 간격으로 3병이 모여 버티컬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레드 세 병으로만 모임을 하기는 좀 그래서, 구색을 맞추려고 스파클링과 화이트를 하나씩 넣으려고 했는데 뭔가 컨셉을 맞추고 싶어 며칠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Comtesse (백작부인)로 컨셉을 맞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셀러에 폴 바라의 ‘꽁떼스 마리 드 프랑스 2012’가 있어서 꽁떼스가 들어간 화이트 와인을 급하게 몰테일에서 주문해서 구색을 맞추었습니다.

멤버

지금까지 경험으로 밀레짐 직구 와인들은 올빈 상태가 대부분 좋았지만 85와 96빈티지는 상태를 보장하기 어려워 서처가에 맞춰 모집을 하기보다, 와인들이 뻑나도 화를 내지 않으실 것 같은 분들, 지금껏 제가 신세를 많이 진 분들을 모시고 5인 5병 와인회비 15만원으로 좀 저렴하게 모임을 했습니다. 함께 한 4분 모두 저보다 훨씬 경험이 많고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은 분들이라 같이 마시며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양재킴 (aka 도네킹)님께서 인당 1병으로는 부족한 알중들을 위해 두병이나 도네를 해주셔서 정말 호화로운 리스트가 만들어졌네요. 이번 모임을 통해 ‘와인모임의 완성은 멤버’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장소

르메르드뱅에서 P&C님의 핸들링으로 와인을 마신 후 정말 감동했어서, 제가 모임을 열면 꼭 르메르드뱅에서 하려고했는데… 요즘 르메르드뱅 인기가 너무 많아 멤버들이 다 같이 되는 시간에는 르메르드뱅 예약이 꽉 차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띠엘로에서 모였습니다. 미리 예약해서인지, 소믈리에분들이 전에 모였을 때 좋게 보셨는지 제일 안쪽 커튼으로 둘러진 분리된 공간에서 모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메인 와인 3병이 버티컬이고 잔 안에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욕심에 잔 비용 추가해서 인당 잔 5개씩을 사용하는 소사를 누렸고 다행히 하나도 깨지 않았습니다!

글라스 네임텍

와인은 주로 집에서 와이프랑 마시고, 시음회 같은 곳은 안 가봤지만 그래도 갤질하면서 본 건 있어가지고 글라스 네임텍을 한 번 제작해봤습니다;;; 가능하면 피숑-라랑드 라벨 디자인을 따르려고 노력했고, 색은 황금빛으로 해봤더니 프린트하면 이상해서 멤버들에게 좋아하는 색을 여쭤보고 맞춤작업을 했습니다. 참고로 혹시 네임텍 작업하실 분들께 팁을 드리자면… 잔마다 베이스 크기와 경사가 달라서 잔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저의 경우는 지름 10 cm로 만들고 가운데 2 cm의 구멍을 냈습니다. 좀 이쁘게 자르고 싶어서 콤파스 커터 (콤파스에 연필심 대신 칼이 달린 것)을 구입했는데… 이게 안에 작은 원은 이쁘게 잘리지 않더라고요;;;

각 와인에 대한 시음후기는 다음 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