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

자칭 마스터 소서러 페로세스는 지팡이를 내팽겨치고 주머니에서 led 고글을 꺼내 쓴뒤 스위치를 켰다.
곧 날카로운 눈매가 번쩍이더니 이내 성스러운 문자가 깜빡깜빡이며 led에 떴다.

☆It\'s party time, you cocksuckers!☆

페로세스는 두 손을 활짝 펴고 하늘로 치켜 올렸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 보다도 화려하고 눈부시게 다채로운 빛에너지로 온몸이 빛나고 있었다.

화살과 투석이 진영을 가로지르고,
검과 창이 서로의 육체를 찢어놓는 피칠갑의 전장속에서, 양쪽 군사들은 서로의 임무를 잊은 채 난생 처음보는 그 화려한 빛에 시선을 빼앗겼다.

갑자기 전장은 고요해졌고 부상을 입은 병사들의 신음소리만이 황무지에 솟아난  잡초처럼 간간히 들릴뿐 이었다.

페로세스 가라사대.

"봐라, 미개한 미들에이지 미생물들아! 이게 바로 카르다쇼프 척도 제 V,VI 유형에 빛나는 문명의 파워이다!"

"흐응니야아아아아아앙!!!"

온하늘이 밤이 되었다.
그 사이로 목성, 토성이 지나쳐 갔다.
얼마후 태양계가 멀어지고 있는것이 보였다.
또 얼마후 하늘은 곧 무한에 가까운 별 들의 천지가 되었다.
또 얼마후 눈이 부시도록 밝고 큰별이 하늘을 꽉 채웠다. 온세상은 지우개로 말끔히 지워지듯 하얗게 변했고 병사들의 몸은 마치 해파리처럼 투명해졌다.
또 얼마후 다시 밤하늘은 돌아왔지만 금방  오렌지빛 태양이 세상을 어두컴컴하고 붉게 밝혔다.

갑자기 북쪽 하늘 저멀리서 작은 빛 4개가 반짝이고 있었다. 빛은 운석덩이들 이었고 병사들이 몰려있는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운석으로 인한 대기의 변화로 서서히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돌덩어리가 떨어지고 있어!"

"오, 주여!"

"엄마?"

몇몇 병사들의 공포떨며 외치는 소리에 모두들 종말을 목격한 사람들처럼 운석을 올려다보면서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수천명의 군사가 한꺼번에 전장에서 썰물처럼 빠지면서 아수라장이 되었고, 많은 수의 병사가 깔려죽거나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때, 후퇴하는 병사들 사이를 뚫고 반대편으로 한 마리의 청새치같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자가 있었다.

"우옷!"

페로세스는 흠칫 뒤로 물러섰다.
그의 LED 고글에는 새로운 문자가 떴다.

☆what the fuck?☆

그 자는 페로세스 머리위를 날아서 마치 F-22랩터처럼 운석을 향해 수직기동으로 날아올랐다.

운석들은 대기권과의 마찰로 인해 격렬하게 불타며 하얀꼬리를 남기고 지상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는 운석보다 더 빠르게 운석에 다다르고 있었다.

절박한 상황에도 도망치던 병사들은 발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구경꾼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그 자의 주변에 검은 구체가 만들어지더니 운석들이 난자를 찾은 정자들이 달려들듯 갑자기 그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페로세스는 누구짓인지 알고있는지 화가나서 led 고글을 집어던지며 소리쳤다.

"홀리퍽, 소형 블랙홀을 만들어내다니!"

고글은 땅바닥에서 데굴거리다 폭발했는데 그 때문에 주위에서 멍하게 서있던 애꿎은 병사 3명이 폭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고 오른손 주먹을 하늘위로 휘두르며 그 자를 원망했다.

"사그네스, 유 비치! 나에게 이런 모욕을 주다니.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 네버!"

페로세스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5살짜리 2급 지적장애아가 사탕을 빼앗기자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방방 뛰는 행동양상을 보이는 것처럼 그도 방방 뛰었다.

운석들은 사그네스가 만들어낸 소형 블랙홀 속으로 뿝뿝뿝뿝 소리를 내며 하늘에서 사라졌다.

사그네스는 지상으로 내려와 페로세스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