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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초장문) 날씨의 아이 : 엉망진창이지만 사랑스러운 영화

ㅅㄲㅁ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03 17:34:46
조회 19758 추천 228 댓글 80
														

우선 시간이 아까운 사람들을 위해 세줄 요약하고 시작합니다. 이 리뷰는 정말로 진짜로 존나 기니까 시간 아까우면 3줄만 읽고 맨 아래로 가세요.



1. 이 영화는 엉망진창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 설명, 연출 등이 문제겠지만 그런건 사소한 문제입니다.

2. 제일 큰 문제는 주인공이 미쳐 날뜁니다.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놈이 억지를 부리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일갈하며 온세상에 민폐를 끼칩니다.

3. 근데도 전 이 영화가 좋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래서 이 영화가 너무 좋습니다. 당신 맘에 안드는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뭔상관일까요? 나는 좋은데.





---------------------- 이 리뷰는 '너의 이름은.' , '날씨의 아이', '호밀밭의 파수꾼'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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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밀밭의 파수꾼과 호다카

누구나 이름쯤은 들어봤을 이 소설의 주인공에 대해서 대충 얘기해 봅시다.

홀든 콜필드는 명문 고등학교의 부자 학생입니다. 근데 제정신이 아닙니다. 책임감도 없고 동기를 보면 시비를 걸고 돈은 물쓰듯이 쓰며 매춘부를 불러놓고 아무것도 못하며 돈을 더 내라는 말을 못알아먹어서 싸우지만 얻어맞기만 합니다. 미성년한테 술 안판다고 짜증내하며 담배를 뻑뻑핍니다.

급기야 3일 가출로도 모잘라서 아예 먼곳으로 가서 알아서 살겠답니다. 할 줄 아는게 없고 돈의 가치도 제대로 모른 놈이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살겠다는둥 개소리만 합니다. 아무리 봐도 절벽에서 휘청이듯 방황하는건 자신인데 되고 싶은게 호밀밭에서 노는 아이들을 절벽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랍니다.


전 이 소설을 중학교때 처음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숙제 책중에 하나로 나왔는데 드럽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제가 급식때 워낙 모범생이어서 질풍노도랑은 정반대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최근에 날씨의 아이를 보고 마저 읽었습니다. 다 읽긴 했는데 재밌진 않았네요. 그래도 다 읽을 정도로 이해가 가긴 했습니다.




이 책은 영화 처음에 호다카가 읽고 있는 책으로 등장합니다. 그래건지 하는 짓거리가 똑같습니다. 보세요. 배 위에 올라가서 홀딱 젖어놓고 좋아하다가 죽을뻔하는거. 구린 칸에 타서 답답해서 밖으로 나와 좋아한거라고요? 그래봤자 등신인건 변하지 않습니다. 비오면 좋아죽는 구두장이놈도 우산은 쓰고 댕깁니다. 얘는 걍 등신이에요.

아뿔싸.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홀든은 돈이라도 많았는데. 1951년에 무려 150달러를 들고 댕기는 놈입니다. 대충 찾아보니 현재의 9~10배의 가치가 있다네요. 근데 이 호다카란 놈은 돈도 적게 들고와서 돈 벌 방법도 안 생각해놓고 시골보다 물가는 더 비쌀 도쿄에서 살겠답니다. 너 생각이란걸 할 줄 아니? 모르니까 야후에 물어보겠지!


이렇듯 우리의 주인공은 답이 없는 놈입니다. 집에서 한대 맞아서 나왔으니 봐달라고요? 그럼 돈이라도 두둑히 들고 나오던가. 알바는 도쿄에 오기전에 좀 알아보고 오든가. 집에서 쳐맞았든 아니던 돈도 없고 생각도 없고 비맞고 좋아하다 죽을 뻔한놈인건 똑같습니다. 꼭 기억해 둡시다. 이 새낀 답이 없다! 생각도 없고 할 줄 아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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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호다카는 도쿄에서 마음 편한 곳이 없고 되는게 없습니다. 경찰이 두렵고 경비원이 두려우며 전단지 돌리는 메이드가 두려우며 양아치가 두렵습니다. 거리에 그가 있을 곳은 없으며 구석으로 피하지만 구석마저도 그의 자리가 아닙니다. 총을 득템했지만 그게 뭔소용입니까? 배가 고프고 돈은 없고 잘 곳도 없는데. 그럼 집에 가야죠. 



그럼 영화가 안됩니다. 하필 주위에 못된 어른들만 있어서 우리의 노답 남주에게 헛바람을 넣어줍니다. 빅맥을 몰래 쌔벼서 주는 알바생이 있질 않나, 급식을 헐값에 부리는 아저씨가 있질 않나, 쓸모 없는데에만 열심인 아가씨까지 있네요. 아아주 바람직한 어른들이에요 네? 아무튼 이 못된 어른들 덕분에 소년의 가출은 더 길어지고, 이들과 생활을 같이하는 것이 영화의 시작이군요. 아, 주운 총 이야기는 있다가 합시다. 지겨울만큼 할겁니다.




2. 못된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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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애를 집으로 보낼 생각은 안하고 같이 놀거나 부려먹는 어른들이 누군지나 알아봅시다. 첫 빠따는 이 아저씨입니다. 나중에는 여고생이 해도 한소리 나올 주책을 보여주는 스가라는 이 아저씨는 남주만큼은 아니어도 답이 없습니다. 가출한 놈을 헐값에 부려먹고 삼류 찌라시나 쓰고 있으며 미성년자에게 맥주를 건네줍니다. 뭐 그래도 돈은 어케 벌고 있는걸 보니 어른은 맞긴 한 것 같네요. 자기도 가출해서 결혼한 부인이 몇년전에 죽었는데 집에 아직도 부인의 메모가 남아있는 사연까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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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미라는 이 요마아앙한 아가씨는 위의 아저씨의 조카입니다. 사주팔자나 미신을 진지하게 믿는다거나 고딩인 남주를 놀려먹는건 그렇다 쳐도, 이 아가씨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취직활동을 하긴 하는데, 그와 관련되어서는 열정을 보이기는 커녕 한숨만 쉬며 정작 삼류 찌라시를 취재하러 다닐때는 싱글벙글하고 아주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자소서 쓰고 취업 면접을 회상하면서 표정이 썩다가 하늘 물고기 취재를 보자마자 표정이 밝아지는걸 기억 하시나요? 


이 둘은 어른이지만, 아직 아이의 마음을 갖고 있는겁니다. 스가는 가출 경험의 동질감과 이루어 질 수 없는 바램을 마음속에 갖고 있고, 나츠미는 어른이 되야한다는 것을 알고 이를 실행하긴 하지만 영 내키질 않고 마음은 다른데 가있습니다 . 말하자면 아이가 숨어있는 어른과, 완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쯤이 되겠군요. 그래서 이 둘은 호다카의 가출을 나무라지 않고 어느정도 공감하며 무조건적인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달걀조차 제대로 못까던 호다카는 그 호의덕분에 도쿄에서 더 오래 생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동시에 한가지 착각에 빠집니다. 아, 생각보다 할만한데? 사실 난 할 수 있는게 좀 있는게 아니었을까? 사실 세상은 그렇게 살기 어려운게 아니었던거 아닐까? 하지만 이들의 호의가 있는한 이 착각은 깨질일이 없고 사실 그렇게 해롭지도 않지요. 아무튼 호다카는 좀 살만해졌습니다. 신에게 다음 시련을 주문할 정도로요. 그럼 여주인공을 만날 차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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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히나와 나기

이제 '빅맥을 몰래 쌔벼서 준 알바생' 차례입니다. 사실 히나는 어른이 아니죠. 어른은 커녕 호다카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저도 영화 봤으니까 알지요. 하지만 전 굳이 어른들과 엮어서 히나를 언급했습니다. 왜? 왜냐면 히나는 호다카보다 어른이니까.

우리의 노답 호다카와는 다르게 히나는 할줄 아는게 많습니다. 애초에 나이를 속이면서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었고, 달걀도 제대로 못깨는 호다카와 달리 요리를 제법 할 줄 알며 재봉틀을 다룰 줄 알며 심지어는 채소값을 아끼려고 파를 집에서 키우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나보다 집안일 잘하는데? 아무튼 히나는 호다카보다 어른스럽습니다. 나이를 속여도 호다카가 한달동안 눈치채지 못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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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초등학생인 나기마저 호다카보다 어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뭐 정어리를 세일하는걸 보고 사오는 것도 비범하지만, 전문분야는 바로 연애죠. 여자아이 생일 선물을 야후에 물어보고 좋아하는지조차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는 호다카와는 달리 아주 프로입니다. 그래서 선배인거죠. 이 글을 읽는 사람의 대부분과 글쓴이와 호다카의 선배.

다시 기억하고 갑시다. 호다카는 노답입니다. 연하인 히나보다도 아이이며 초딩인 나기에게마저도 패배합니다. 이런놈이 주인공이라고? 아무튼 어째서 히나는 호다카보다 어른스러운 걸까요? 



잠깐만 딴얘기를 해봅시다. 아마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던 소설이었던것 같은데, 대충 이런 줄거리입니다. '시골의 세 소년이 놀면서 각자 말하길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난 계속 아이로 살고 싶어, 난 그냥 살래. 그리고 그 말대로 되었고 나중에 고향에서 만나서 서로 얘기를 하자 어느순간 저 얘기를 하던 때로 돌아왔더라'. 

이 소설에 대한 제 감상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습니다. 어른이 되고 싶단놈은 미친놈이란거죠. 어른이 되면 대체 뭐가 좋다고? 어?


히나 역시 어른이 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이해할 수 있죠. 어른이 되어야 하니까.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서 가장이 되어야하니까. 돈을 벌어야하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야하니까. 그래서 히나는 어른이 되고 싶은거고 호다카보다 어른스럽습니다. 자신은 부모가 없는데 집에 가기 싫다는 호다카의 징징거림을 그저 받아줄 수 있을 정도로.

그렇다고 히나가 정말 어른인 것은 아닙니다.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요. 돈이 급하더라도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즉각 구별하지 못하며, 날씨를 바꾸는 것이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 능력을 온전히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사용할 정도로 독하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원래대로면 학교에 다니고 자신의 삶의 가치관를 찾아야할 시기의 나이입니다. 그래서 이 어른이 되고 싶고 되어야 하는 아이는 영화속에서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겁니다.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인생조차 결정할 능력이 없으니.


하지만 호다카와 만나고 그 삶은 뭔가 풀리기 시작합니다. 날씨를 바꾸는 능력의 가치를 알았으며, 생활비를 벌 수 있게 되었죠. 사탕을 입에 넣으며 테루테루보즈(그 인형)이 달린 우산을 펼치고 힘차게 앞으로 가는 셋에게 날씨는 그들의 뜻대로 바뀌는 것이고, 세상은 그들에게 꽤 짭짤한 돈을 줍니다. 감사의 인사도 받고, 불꽃놀이는 도쿄 최고의 명당에서 보게 됩니다. 누가 이들을 막을 수 있을까요? 하늘과 어른들, 두 세계가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호다카의 진정한 힘이었던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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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세계의 붕괴

어림도 없지! 그들의 뜻대로 되어가는 것만 같던 하늘과 어른들은 그들의 세계을 정말 순식간에 붕괴시킵니다. 히나의 무적과도 같아 보이던 능력은 목숨이라는 값비싼 청구서로 돌아왔으며, 경찰은 호다카를 쫓아서 스가를 압박하여 호다카를 쫓아내게하고 히나에게는 아동보호소에서 사람이 올거란 통보를 합니다. 그리고 날씨는 히나와 이어져 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쳐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세상은 이토록 무서웠던 것을 히나와 호다카는 다시금 실감합니다. 이 거대한 세상에서 그들의 세계는 너무나도 약했으며, 낡아빠진 빌딩처럼 볼품없고 버려졌으며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붕괴를 막기 위해서 그 둘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미성년자끼리 사는 것을 문제삼는 여경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성립하지 않는 반박을 하는 어른이 되지 못한 히나와, 호기롭게 같이 도망치자고 해놓고 방조차 못잡는 애초에 노답인 호다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행운으로 번 돈으로 시간을 벌며, 무서운 세상에게 멈춰달라고 빌며 불가능한 약속을 하는 것 뿐입니다. 호다카가 처음 문제를 인식하고 햇볕 아래에서 체포되기까지 24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른들과 세상는 왜 그들에게 이렇게 냉혹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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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차와 어른

너무나도 많은데서 다뤄졌고 식상한 문제지만 그만큼 어려운 문제를 하나 봅시다. 기차(그림은 광차, trolley지만 상관은 없습니다)가 있으며 선로가 둘 있고 사람이 각각 1명, 5명 묶여있습니다. 선로를 바꿀 수 있는 레버는 당신의 손에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5명이 죽지만 선로를 바꾸면 1명만 죽습니다. 당신은 선로를 바꿀겁니까? 

많은 논의가 가능하고 구체적인 묘사에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실은 우리는 모두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으며, 이것을 정부와 사회의 마땅한 역할과 책임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난 그런적 없다고요? 그럼 정부가 100조원을 교통경찰 확충에 쓴다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00조원 때려박아서 모든 도로에 경찰을 배치해서 안전을 확보해서 교통사고로 죽을 사람을 한명이라도 더 살린다고 합니다. 아니면 모든 자동차를 10톤 트럭이 밟아도 안전하게 만들도록 보조금을 박는다던지, 아무튼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100조원, 1000조원을 쓴다고 해봅시다. 납득할 수 있습니까? 납득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 돈이면 더 많은 것을 해서 더 많은 사람을 살리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이런 선택을 해왔고, 해야하며 앞으로도 하게 될겁니다. 우리가 비열하고 악랄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으니까.


어른이 될 수록 이것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며 사실 최선에 가깝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익숙해지죠. 정부와 같은 거시적 단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가족을 위해, 동료를 위해,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며 그 선을 긋게됩니다. 자기 딸과 함께 살기 위해서 호다카를 포기하는 스가가 그렇고, 나기를 위해서 자신의 학업을 포기한, 세상을 위해서 자신을 포기한 히나가 그렇고, 인생을 걸면서까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형사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들이 화면 밖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고, 인정되기에 호다카와 히나에게 너무나도 차가운 세상이 만들어 진것이죠. 그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의 노답 남주와 영화는 미쳐 날뛰기 시작합니다.




https://youtu.be/EQ94zflNq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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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반항

호다카는 자신들의 세상이 무너지고 하늘과 사람들의 세상이 온전해졌다는 것을 압니다. 히나가 돌아오면 날씨가 개판이 될 것도 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다카는 히나를 구하려 합니다. 레버를 반대로 돌리려 하지요.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상황과 가치를 공동의 가치보다 우선시하며 무법자처럼 다닙니다.


이것이 '너의 이름은.'과, 어떤 관객들과의 생각과 이 영화가 결정적으로 어긋나기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너의 이름은.'에서 타키와 미츠하가 폭탄 테러 계획법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변전소는 어차피 운석으로 날아갈꺼고,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부정할 수 없는 거대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토모리 전체와 변전소 관련 법률따위는 100억 받기 vs 고자되기 정도로 생각할 가치조차 없으며, 그래서 그 둘은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망설임이 없으며 관객 역시 동의하며 방해하는 다른 사람들은 그저 상황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호다카는 어떻습니까? 모두가 진상을 알더라도, 혹은 꿈에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더라도 스가가 말했듯 망설여지는 결정을 온갖 민폐를 끼쳐가면서까지 실행하려 합니다. 그저 사랑이라는 이유 하나로, 호다카는 경찰서에서 탈출하며 상자들을 엎지르고 신호를 무시하며 자전거를 훔치려했으며 사람들을 무시하고 철도위를 달리며 은인인 스가에게까지 덤빕니다.

감독은 관객을 시험합니다. 처음 도쿄에 왔을때 그렇게 무능력했고 구석으로 숨고 엎질러진 쓰레기통을 자기가 치우던 호다카가, 이렇게 작고 개인적인 이유만으로 이토모리를 구하려던 미츠하와 타키만큼 당당하게 무법자처럼 질주하며 황당하게 성공하는걸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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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총과 히나

드디어 총이 나왔습니다. 호다카는 총을 스가에게 겨누고 위협을 하며 비키라고 하죠. 하지만 경찰도 오고 총은 쓸데가 없으며 결국 주의 분산으로만 쓰이고 버려집니다. 도대체 이 필요도 쓸모도 없던 총은 왜 나와서 작품을 요상하게 만들고 깽판을 치고 갈까요?


전 이 영화에서 이 총이 정말로 맘에 듭니다. 그니까 주구장창 지겹게 설명할겁니다. 우선 이 총이 왜 호다카 손에 들어왔습니까? 전광판의 뉴스와 형사들의 대화로 미루어보면 밀수된 총을 다 회수하지 못하고 새어나간거겠죠. 그게 쓰레기통이라는 황당한 경로로 호다카가 주웠고 여러가지 문제가 일어납니다. 양아치와 시비가 붙었을때는 잘못하면 사람을 죽일 뻔해서 영화가 끝날 뻔했고, 경찰들은 이 총때문에 호다카를 더 열심히 쫓고 가장 중요한 장면과 상황에서조차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이 총은 호다카같은 아이의 손에 들어가서는 안되는 물건이었고 호다카에게 물리적인 힘을 다소 주긴 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말썽만 일으킵니다. 뭔가 했다면 호다카에게 히나를 구할 용기를 준 것과 경찰들 앞에서 자기의 헛소리를 할 시간을 벌어준 것 뿐이군요.


잠깐 히나와 그 능력을 생각해 볼까요? 히나는 날씨를 바꾸는 능력을 옥상위 신사에서 얻었습니다. 미쳐가는 날씨를 맑게해주는 이 힘은 히나를 특별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 힘이 정말로 히나에게 도움이 되었습니까? 이 힘은 병실에 있던 히나의 어머니를 일으키게 해주지 못했으며 자신이 나기를 부양해야하는 현실을 바꾸지도 못하였으며 여경이 아동보호소를 부르는 것 역시 막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 힘으로 트럭이 터져서 사람이 죽을 뻔했으며 세상의 무게에 자신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이 힘은 빅맥과 볶음밥 말고도 호다카를 기쁘게하는 또다른 방법일 뿐이며 맥도날드 알바보단 짭짤한 수입원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거나 악화만 시킬뿐이죠.



그래서 호다카는 경찰차에서, 빌딩에서 경찰들과 스가에게 소리치는 겁니다. 이런 드럽게 도움도 안되면서 책임만 강요하는 힘을, 우리 같은 어린아이에게까지 오게한 니들이 뭐가 잘났냐고. 니들 잘못이 아닌건 알고 도움을 주려했던 것도 알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여자아이에게 날씨가 맑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한 자신에게, 우리들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지도 않고 해결할 수도 없는 선량한 어른들에게 잘못을 묻습니다. 그저 히나를 보고 싶은데 전차의 레버를 돌려야 하는 상황을 만든 바보같은 놈들이라고 화를 냅니다. 


이 어린애 같은 분노를 모두가 이해할 수 있거나 납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쩌면 그래서는 안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노는 실재하며, 느끼는 사람이 있으며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있습니다. 나츠미가 그러했고, 스가가 그러했기에 이들은 전철에 묶인 도쿄와 법을 무시하고 호다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 분노를 이해하는 순간 그들은 그럴 수 밖에 없던 겁니다.

나기 역시 호다카에게 분노합니다. 울먹이며 모두 니탓이니 누나를 데려오라고 외치지요. 호다카 덕분에 짭짤한 수입이 생겼고 어제는 밥을 얻어먹었으며 히나의 삶의 이유를 찾아주었으며 호다카의 잘못과 책임이 아님에도 호다카에게 분노합니다. 그리고 호다카는 그 분노를 이해하고 느끼고 있기에 반박없이 옥상으로 뛰어올라갑니다.

전 이것이 이 영화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기가 호다카에게, 호다카가 어른들에게 외치는 분노. 자신들의 행동의 정당성 이전에 미쳐버린 세상을 만들어버린 어른들에 대한 분노. 우리는 이 분노에 어떻게 행동해야할까요? 나기처럼 함께 외쳐야 할까요? 나츠미처럼 곧바로 도와야 할까요? 스가처럼 완전히 공감할 때에야 도와야 할까요? 경찰들처럼 우리들의 역할에 충실해야할까요? 결론을 내기 전에, 사건의 끝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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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이가 되어

호다카는 그렇게 하늘로 올라가지만, 그래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요? 기억하시죠? 우리들의 주인공은 노답이라고. 연하들보다 아이같고 할 줄 아는게 없다고. 우리의 노답 주인공은 하늘 위에서 세상에 던져지듯 홀로 떨어집니다. 여기서 무엇을 해야 히나를 구할 수 있을까요?

호다카가 한 것은 똑같습니다. 계속 아이처럼 구는 것. 히나를 찾으며 아무런 확증없이 구름에서 뛰어내려 손을 잡으라고 하고, 손을 절대로 안놓겠다고 해놓고 곧바로 손을 놓칩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손을 잡으려하자 히나는 세상은 어떻게 하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호다카는 대답합니다. 그런건 상관없다고. 그런건 아래있는 바보들의 책임이니, 날씨가 다시 미치든 말든 내 손을 잡으라고요.


호다카는 히나가 사라지기 전에도 히나보다 먼저 울었으며 오히려 히나가 호다카를 위로하며 울지 말라고 합니다. 처음 만남때에도 히나가 호다카를 위로하는 식이었으며 히나는 항상 호다카보다 어른스럽게 행동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히나에게 호다카는 아이가 되자고 외칩니다. 민폐를 끼치며 살고, 다른 사람들의 웃음따위 신경쓰지말고 돌아가자합니다. 그러자 이 어른이 되어야 했던 아이는, 이 영화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다카보다 먼저 눈물을 흘리며, 호다카보다 아이가 되어 자신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자신들의 사랑이, 목소리가 외치는 대로 말이죠. 이게 바로 히나가 필요하고 원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무거운 책임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


호다카는 억지를 부리며 날씨를 바꾸는 힘의 대가를 부정했고, 히나 역시 아이처럼 책임을 회피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의 결과를 확인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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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세계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다 - 같은 호다카의 나레이션이 나오고, 3년이 지납니다. 비는 아직 오고 있으며, 도쿄의 저지대는 물에 잠깁니다. 호다카와 히나는 이것을 각오하고 결정을 내렸고, 자신들이 선택한 세상에서 살아가야합니다.

그런데 에필로그가 진행되자 이상합니다. 도쿄는 여전히 대도시이며 건물을 짓고 있으며 호다카는 도쿄로 대학교를 다니고, 학계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얘기하며 수상버스에는 사람이 가득합니다. 물에 잠긴 도쿄는 아름다우며 매일 비가 오는데도 일기예보는 계속되며 꽃놀이를 하기 좋다고 얘기합니다. 할머니는 사실 에도시대까지 도쿄는 바다였다고 얘기하고, 스가는 세상은 원래 미쳐있었으니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죠 이게?


감독은 영화 내내 주인공들에게 세상의 무게를 짊어지게 했고 그것을 거부하면 세상은 무너질 듯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도쿄는 바뀌었을지언정 무너지지 않았고, 그 변화조차도 원래 미쳐버린 세상이었기에 신경쓸 것이 아니라고, 혹은 사람과 날씨가 다시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그토록 위태로워 보이던 세상은 두 아이의 결단에 따라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두 아이만의 것이 아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것이니까요.

작품속의 어른들을 생각해봅시다. 모두들 날씨가 미쳐가는 것을 알지만 왜 그러는지 알 수 없고 해결할 수 없습니다. 마치 도쿄에 처음온 호다카처럼, 알바조차 짤린 히나처럼 이 작품들의 어른들도 사실 더 큰 문제에는 무력합니다. 바뀌는 날씨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히나의 힘을 빌려야하죠. 하지만 비오는 도쿄에 적응할 만큼은 유능하며, 새로운 세상을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현실도 마찬가지로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산더미처럼 있습니다. 특정 국가의 잘못일 때도 있고, 모두가 통제하지 못한 재난일 수도 있고, 하여간 미쳐 돌아가는 일들은 넘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거시적으로 발전해왔고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감독은 이 세상을 위태롭고 냉혹하게 그리면서도 그 견고함과 문제의 극복에 대한 신뢰, 믿음, 혹은 희망 사항을 그리고 있습니다. 도쿄가 물에 잠길지라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세상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도 다른 식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이야기합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겨우 붙어있는게 사람이지만 우린 계속 살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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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말

드디어 결말입니다. 호다카는 청년이 되었고 멀쩡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도쿄에 방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서 3년동안 생각을 해왔고 두 어른에게서 그 결과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며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란 것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한달가량의 가출은 결국 있으나 마나한 것이었을까요?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일을 괜히 시간만 끌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게 전부였나요? 어차피 그들의 선택에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호다카 앞에 명쾌한 해답이 나타납니다. 물에 잠긴 도쿄를 위해 기도하는 히나죠. 

호다카는 그 방황동안 세상의 무서움을 알았으며 동시에 그 세상에서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도 알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빅맥을 먹었으며 요리를 할 줄 알게되었고 처음으로 여자의 집에 들어가봤고 고백을 했으며 하늘을 날았습니다. 히나는 학교에 가게 되었으며 자신을 위해 기도할 수 있게 되었고 날씨를 바꿀할 힘이 없어도 이를 아이처럼 소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위의 기억을 공유하는 상대가 있습니다. 호다카와 히나의 세계에서 이것보다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이 어디있을까요? 그들은 분명히 자신들의 세계의 근본을 바꾸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닐지라도, 자신들의 선택의 결과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역시 히나보다 먼저 눈물을 흘리는 호다카는 아이처럼 얘기합니다. 우린 괜찮을 거라고. 흔들리는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손을 보탤 수 있는 히나가 있고, 너무 무거운 세상을 짊어질 필요따윈 없다고 말하는 호다카가 있고, 둘은 자신들의 세상을 바꾼적이 있으니까. 이 세상이 온갖 일을 겪어도 계속되듯, 자신들도 그럴 것이라고 뻔뻔하게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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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무래도 좋을 것들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아무래도 좋을 잡다한 감상들을 써볼까요. 

역시 명불허전 신카이답게 작화는 엄청납니다. 폭력적이라고 해도 될만큼 화려하고 눈부신 배경,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불꽃놀이를 제외하면 모든게 현실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건물들과 디테일. 뭐 불꽃놀이는 디즈니가 와도 가까이서 보는 실물이 나으니까요. RADWIMPS의 ost들도 멋집니다. 엔딩크레딧의 아트들은 정말로 맘에 드네요. 구름? 신카이가 뭘 아는게, 비오고 나서 해 비칠때의 구름이 진짜 짱이거든요. 아주 그냥 어? 구름만봐도 영화야.


한편으로 아쉬운 점들도 많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분명히 훌륭했지만 '너의 이름은.'의 하이라이트 이상이냐면 아닐겁니다. 또 중간중간 1초씩만 늘렸어도 좀더 감정이 나타났을 장면들, 좀더 재밌고 매끄럽게 할 수 있던 탈출, 그리고 '그 눈물'... 아 이건 진짜 용서가 안되네. 진짜 그게 최선이었습니까? 여고생도 아니고 애까지 있는 아조씨가? 만약 신카이가 다음 작품을 제작할 때 먼저 작품을 볼 수 있고 딱 한장면을 바꿀 수 있다면, 이걸 또 써먹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그걸 바꿀겁니다. 왜 그러는진 알겠는데 그걸 그렇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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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결론

이 영화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더 깊어졌을 장면들, '그 눈물', 한국 영화관의 문제지만 가사의 자막 의존, 조오오금 지나쳤다고 생각하는 의역, 뭐 꼽을건 많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제와 그 전달 방식이 보편적이지 못합니다. 주인공이 정말로 지만알고 미쳐 날뛰고요 멀쩡한 어른들도 갑자기 헤까닥 돌아버립니다. 애초에 주제와 주인공의 행동동기를 설득할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듯 합니다. 이번에 처음 신카이의 작품을 본 사람뿐만 아니라, '너의 이름은.'을 본 사람들 중에도 이 영화에 돈을 낸것에 배신감을 느낀 사람이 있을겁니다. 저도 뭐 이딴 영화를 만들생각을 했나란 생각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전 그래도 이 영화가 맘에 듭니다. 사실 그래서 더욱 더 맘에 듭니다. 이 영화는 지맘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억지를 써가면서 얘기하고, 주인공들은 책임을 회피하며 세상에 대해 분노합니다. 전 그 이야기와 분노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고 주인공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말이 안된다거나 불쾌하거나 기대 이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쩌겠습니다. 영화는 엔터테이먼트고, 그 이야기가 다른 것들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제 맘에 들었고 사랑스러운 것을. 결코 사회적이나 보편적 의미로의 명작이라고 말할 수 없을진 몰라도, 저에게는 상상 이상의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그럼 3년후에 또 다른 작품으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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