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찰, 연거푸 술을 들이킨 탓에 목구멍이 쓰라렸다.

ㅇㅇ · 2019.07.14 22: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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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속도 타들어갔으나 속상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저가 그런만큼 찰스도 괴롭히리라. 에릭은 잔에 새로 술을 채우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딸깍. 찰스는 정신없이 스탠드를 껐다 키며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대략 아흔여덟 번의 손장난을 행했을 무렵,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요란스럽게도 들려왔다. 얼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의 근원지로 향한 찰스는 주황빛 전등 아래로 복잡한 얼굴을 한 에릭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독하게 풍겨오는 술냄새에 절로 인상이 써졌다. 찰스의 손이 다급하게 에릭의 팔을 더듬었다.

에릭...혹시, 밖에서 무슨짓이라도 하고 들어온건 아니지?

밤늦게 들어오는 사람한테 한다는 말이 고작 그거야? 멀쩡한 정신이었으면 길길이 날뛰며 찰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을터였으나 술이 들어간 탓에 냉정해진 에릭은 찰스의 손을 잡아채며 낮게 속삭였다.

나는 걱정 안 됐어?

안 해. 다른사람이 더 걱정되지. 네 능력이 어떤 줄 알고?

찰스는 붙잡힌 손을 빼내려 살짝 힘을 주지만 에릭의 악력을 이길 리 만무했다. 쫑알거리던 입술이 긴장감에 꼭 다물렸다. 진홍색의 예쁜 입술. 에릭은 꼼지락거리는 손을 조금 힘주어 당기며 한껏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네가 걱정돼서 미쳐버릴것만 같아.

갑자기 왜...

갑자기라고?

짚이는 구석이 있는 게 분명했다. 찰스가 에릭의 눈을 피하며 대답 않겠다는 듯 침묵을 지켰으니까.

혹시라도 다른새끼한테 가버릴까봐, 내가...

에릭은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찰스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드리워진 그림자에 반사적으로 찰스가 고개를 들었다. 물기 어린 에릭의 두눈이 애틋했다. 어째 점점 더 다가오나 싶더니 물컹한 것이 입술에 닿았다. 에릭은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집요하게 찰스를 바라보며 키스하기 시작했다. 잡아먹힌다. 찰스의 머릿속에 경보음이 울렸다. 그러나 피할 틈도 없이 허리가 강하게 붙들려 휘어졌다.

흐응, 에릭...잠...

깐만... 끈적하고 질척하게 혀가 얽히는 소리가 낯간지러웠다. 언제 뒤로 밀려났는지 등에 닿는 벽이 차가워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숨이 막힌지 히끅대는 찰스에 에릭이 천천히 입술을 떼어냈다. 가쁜 호흡이 두사람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그르릉. 에릭이 짐승처럼 목을 울리며 찰스의 옷자락을 들춰올렸다. 얇은 니트는 급하게 오르내리는 가슴팍을 여실히 드러냈다. 트레이닝 팬츠는 한손으로 벗겨내리기 쉬울 정도로 헐렁했다. 에릭의 손, 타오를듯한 열기를 지닌 손. 느리지만 확실하게 자신을 보듬는 에릭의 손길에 절로 몸이 떨려왔다. 허벅지가 벌려지고, 꼭 다물린 여성기로 손가락이 침범해왔다.

아...윽...

간만이었다. 빠듯하게 들어차는 손가락에 찰스가 억눌린 신음을 흘렸다. 에릭은 팽팽해진 제 앞섶을 애써 무시하며 다정하게 손가락을 놀렸다. 늘 밀어내기만 하는 찰스와는 달리 속살은 참 귀엽게도 저를 물어당겼다. 찰스의 스팟은 그리 깊은 곳에 있지 않았다. 중지가 어느지점을 쿡 찌르자 가만 몸을 맡긴 채 허덕이던 찰스가 가느다란 교성을 내질렀다. 에릭은 감을 잃지 않은 자신을 칭찬하며 답답하게 부푼 바지춤을 풀어헤쳤다. 의도치않게 그 손길을 따라 시선을 내린 찰스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저렇게 컸었나? 찰스의 걱정을 알아채렸는지 에릭은 안심시키듯 내벽을 휘젓던 손가락을 세개로 늘리며 쉬, 쉬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뒤돌아.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야릇한 명령에 찰스는 얌전히 몸을 돌려 벽을 짚어섰다. 듬직한 팔이 아랫배를 둘러오자 작은 심장이 터질듯 요동쳤다. 곧 엉덩이가 뒤로 쭉 빠지고, 애액으로 미끌거리는 질구에 귀두가 맞춰지는 것이 느껴졌다.

넣을게. 아파도 참을거지?

금방 기분 좋아질테니까. 장담하듯 속삭이는 감언과 함께 두터운 기둥이 밀려들어왔다. 단박에 속이 갑갑해지는 부피는 평생이 가도 적응하지 못할 것이였다. 너른 가슴팍이 찰스의 등을 감싸듯 덮쳐왔다. 까슬한 음모가 여린 살에 닿자 찰스의 얼굴이 삽시간에 불타올랐다.

그렇게 좋아?

푸스스 웃는 에릭이 짓궂어 찰스가 조붓하게 아래를 조였다. 고작 복수한다는 게 귀엽게 조르는 일이라니. 에릭은 보채는 내벽을 따라 허리를 움직였다. 찔걱이는 소리가 접합부에서 아주 느릿하게 흘러나왔다. 질을 유린하듯 뭉근하게 움직이는 에릭에 찰스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허리짓에 점차 속도가 붙자 콩, 콩 하고 찰스의 이마가 벽에 부딪혔다. 정작 찰스 본인은 쓰라린 아래를 감당해내느라 모르는 듯 했지만. 에릭은 허리를 붙들지 않은 손을 들어 찰스의 둥근 이마를 감쌌다. 머리통이 조그만 탓에 눈가까지 가려지자 찰스가 놀라 발을 굴렀다. 그러나 그 저항은 곧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안, 잠깐, 에릭! 나 약, 약효 떨어지고 있, 흐윽-

괜찮아 찰스. 괜찮으니까... 나한테 기대.

점차 하반신의 감각이 무뎌져갔다. 찰스의 눈을 덮은 에릭의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왜 울어?

찰스는 에릭의 팔을 할퀴며 서럽게 울어댔다. 싫어. 싫단 말이야.

느끼지도 못하는데...가버리는거, 싫단 말이야...

아, 알량한 자존심마저 사랑스러워라. 잔뜩 코 막힌 목소리로 훌쩍이는 찰스는 가학심이 들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에릭은 그간 침대에서 자신이 이끄는대로 속절없이 흔들리며, 몇번이고 절정을 맞이하던 찰스를 떠올렸다. 더 커질것도 없는 줄 알았던 성기가 찰스의 내벽을 밀어내며 한계까지 크기를 키웠다. 찰스는 우느라 진이 빠져 에릭을 붙들고만 있었다. 그래, 착하지. 얌전한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넌 모를거야 찰스. 곧게 뻗은 목덜미는 흐트러진 머리칼로 엉망이었다. 첫만남때보다 훨씬 자라 어깨에 닿을 정도의 길이. 에릭은 땀에 젖어 더 짙은 색을 띠는 머리칼에 입 맞추며 추삽질에 박차를 가했다. 표류될것 같아. 겁에 질린 찰스가 애타게 제 이름을 부르짖자 에릭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희게 질린 등에 입술을 묻었다. 찰스의 발은 실이 끊긴 마리오네트처럼 허공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끊긴 실을 쥐고있는 건 에릭이었다. 내 품에서 늘 이렇게 사랑스럽기를 바라, 찰스.

ㅎ에 올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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