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당신이 10대 후반과 20대에 걸쳐 오큘러스 VR을 시작하며 가졌던,
당신의 VR에 대한 종교적인 수준으로 강한 비전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아직도 VR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상 현실을 진짜로 구축하는 것이었고, 메인스트림 매체로 만드는 것이었으며, VR을 인류의 최종적 컴퓨팅 플랫폼으로서 마땅히 앉아야 할 왕좌에 올려 놓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오큘러스의 창립 순간부터 계속해서 얘기해왔던 비전입니다
VR은 단순히 지금의 컴퓨터의 다음 단계, 혹은 게이밍 경험의 다음 단계, 그저 더 큰 무언가로 가는 또 다른 디딤돌 수준이 아니라, 인류에게 있어 최종 컴퓨팅 플랫폼이고, 최종 테크 트리라고 본겁니다
일단 완벽한 VR을 완성하기만 하면 VR을 제외한 다른 많은 것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 나올 상상 가능한 모든 형태의 미디어를 완벽하게 모방하고, 보조하고, 대체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현실을 조작할 수 있게 되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똑같이 재현이 가능해집니다
앉아있든 서있든, 화면 크기가 어떻게 되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한한 자유가 생기기 때문에 기존 컴퓨팅 인터페이스들의 폼펙터들은 모두 도태됩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그리는 큰 그림을 떠나서, 많은 몽상가들이 장기적으로 VR이 마침내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꽤 멋진 꿈이었습니다
VR이 공상 과학 소설의 단골 소재였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죠
제가 해야했던 진짜 도전은 정말 정말 엄청나게 적은 예산만 갖고, 아주 짧은 타임라인 안에서 이것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그 회사가 망하지 않고 살아남게 하는 것이었죠
Q: 오큘러스에 대해 얘기해 보죠
최초의 순간으로 돌아갔을 때, 이 사업을 내가 꼭 해야만 하겠다, 그리고 진짜로 해낼 수 있겠다고 처음으로 생각이 든 때가 언제였을까요?
그 둘은 각각 다른 별개의 순간이었습니다
15살에 가상현실이 게임과 컴퓨팅의 미래라는 확신이 들어 VR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쯤에 이미 가상현실이 컴퓨팅의 마지막 단계라고 확신했습니다
당시 저는 PC 게이머였기 때문에 저만의 게임 장비를 만들었고, 게임 콘솔 개조도 했습니다
10대 때 '모드 레트로'라는 게임 콘솔 개조 포럼을 운영했는데
제가 주로 했던 일은 항상 제가 가진 게이밍 셋업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8개의 모니터로 구성된 PC 게이밍 셋업을 꾸렸는데
이 다음 단계에서는 이제 뭘 해야하나 고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단순히 더 많은 모니터, 더 높은 해상도를 떠나서, 진정한 다음 단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맞딱뜨리게 되었죠
이 여정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거지?
약간 더 좋아지기 위해 쳇바퀴 도는 경쟁을 하는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모든걸 다 부숴버릴 수 있는 최종장, 그곳으로 직행해야 한다
그때부터 VR 작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만들었던 초기작들은 정말 형편없었고, 비로소 제대로 된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수준까지 가는데는 3, 4년이 더 걸렸습니다
단순히 쿨한 취미가 아니라 게임의 미래에 대한 저만의 사고 실험이었죠
만약 2009년의 저에게 VR이라는게 3년 안에 실현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당시 제가 만들었던 초기 프로토타입들의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좀 회의적인 관점이 강했죠
이게 진짜로 해볼만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순간은 친구들에게 프로토타입을 보여주니, 내가 만든게 시간 낭비가 아니라 진짜로 쩐다고 말해줬을 때입니다
제품에 대한 당시 제 친구들의 반응이 모두 긍정적이었습니다
Q: 당장 존재하는 기술로 무언가를 개발한다면, 개발이 완료되고 시장에 출시하기 까지는 마치 공이 떨어질 지점으로 미리 달려가는 것과 같은 것이죠
당신은 이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오큘러스 DK1(개발자킷)을 만들어 여러 개발자에게 55,000개의 유닛을 불티나게 판매했었죠?
맞아요
당시 출시와 함께 회사 입장에서 확실히 밝혔듯, 오큘러스 DK1은 소비자용 제품이 아니었어요
주문을 하려면 게임 개발 목적으로 이 제품을 사용하는 개발자라는 체크박스를 선택해야 했으며, 이 제품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콘텐츠, 설치, 소프트웨어 지원도 없을 거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는 대형 소비자 가전 회사마냥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없었죠
그리고 미래를 엿보고 싶어하는 많은 게임 개발자들과 슈퍼 얼리 어댑터들이 어떠한 실질적 지원도 없을 것이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꽤 구매를 했었습니다
Q: 그러던 어느 날 페이스북 CEO인 저커버그에게 전화를 받게 되며, 올 것이 왔죠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이 진행되었죠?
회사를 설립하고 몇 년 후였죠
그 당시 우리는 특히 R&D 측면에서 하드웨어를 훨씬 더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헤드셋에 포지션 추적 시스템, 저지연 디스플레이 기술,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죠
당시 우리팀은 컨트롤러 개발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제가 이를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햅틱 등에 있어서 가상현실 매체의 입력 장치가 출력 장치만큼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과의 첫 번째 컨택은 오큘러스의 시리즈 B 투자를 이끌어내 최근까지 이사회의 주요 멤버로 있던 투자자인 마크 안드레센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그렇게 페이스북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고, 이후 인수 제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Q: 일단 VR을 한번이라도 써보면 그 잠재력을 꿰뚫어 볼 수 있죠. 저커버그도 몇번 써보고 나니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고 말한거겠죠?
처음에 저커버그가 1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한걸 당신이 거절했는데, 그가 돌아와 20억 달러를 제안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나요?
사실 저커버그는 첫번째 인수 제안 거절 이후 몇 달 동안 우리와 아무 연락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애초에 회사를 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게 아쉽진 않았어요
우리는 차세대 메인스트림 플랫폼을 구축하는게 목표였고, 그 비전을 믿었습니다
단순히 다른 대기업들의 게이밍 장비 제작이나 포트폴리오 장식용 기술 자랑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휘말리는 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되고, 제2의 애플이 되는게 목표였습니다
저크버그가 돌아와서 우리를 설득할 수 있었던건, 단순히 몸값을 20억 달러로 2배로 불러줘서가 아니였습니다
우리가 이 인수 제안에 가장 흥분했던 것은 앞으로 우리의 이 비전을 위해 10년 동안 매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Q: 그리고 그들은 이를 충실하게 이행했습니다. 그들은 진짜로 그렇게 했잖아요
페이스북은 아예 회사의 모든 역량을 이 분야에 집중시켰죠?
맞아요, 그들은 사명을 메타로 바꿨고, VR을 현실화하는 데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고 있는데
사실 오큘러스가 인수된게 2014년이니 아직 10년도 안 됐죠
이 일을 하려면 투자로 모금할 수 있는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판매로 단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우리의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외부 요인으로 회사가 망하지 않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죠
Q: 이 분야에 헌신한 기업가로서, 당신은 정점에 도달했었습니다
추진력도 확보했고, 상당한 현금으로 출구 전략도 완성했습니다
자금 지원과 성장,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두둑한 물주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이 당신에게 제대로 된 자율성을 보장했던게 맞습니까?
내가 뭐 이 자리에서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공개석상에서 여러번 말했던 얘기들이죠
계약서에 명시되었던 거래는 오큘러스가 자율성을 가진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 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오큘러스와 페이스북이 가진 미래에 대한 비전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몇 년 동안은 그렇게 진행됐지만, 나중에 가서는 오큘러스뿐만 아니라 모든 인수된 자회사들에 대한 통제권이 중앙 집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큘러스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창립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세요
모두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큘러스를 대상으로만 계약이 변경된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 그들의 존재와 회사 운영 방식을 바꿨고, 그것이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Q: 기업가가 회사를 대규모 인수자에게 매각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출구 전략 및 달달한 현금 등등에 대한 조언이 있을까요?
실제로 매각 제안을 받기 훨씬 전에 이 회사를 미래에 팔 것인지에 대해 미리 고민을 해보도록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왜 팔 것인지 또는 왜 안 팔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원칙을 세워둘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걸 그 상황에 닥쳐서야 풀어야 했던 입장이기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 했습니다
회사가 독립적으로 남는게 더 나은지, 아니면 더 많은 자원을 가진 더 큰 회사의 일부가 되는게 더 나은지 고민을 해야죠
대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더 큰 브랜드, 더 나은 마케팅, 더 많은 돈, 더 많은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자원들이 존재합니다
대기업의 일부가 되는게 더 나은 회사도 많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해 관계에 영향을받지 않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게 더 나은 회사도 있죠
하지만 저는 이것을 종교적인 수준으로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회사를 팔면 당신은 당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날 것이고, ㅈ될 것이고, 결국 시간의 모래 속에 파묻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진 않을거에요
그렇다고 무조건 팔아버리고 돈을 챙겨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하고있는게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Q: 몇 주 전에 마침내 애플의 VR기기인 비전 프로가 출시되었습니다
공개 행사 전에 미리 초대받아 제품을 사용해 보셨던데, 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가 애플이었다면 다르게 만들었을 것들이 몇개 있긴 하죠
그들이 잘한 부분을 보자면, 기본적으로 다 잘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들은 딱히 끔찍한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애플이 추구해야 할 정확한 시장을 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마다 노려야 하는 시장이 다른 법이죠
만약 애플이 저가형 시장을 공략하려 했다면 실수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제가 항상 애플이 취하기를 원했던 정확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사실 이건 오큘러스가 초기에 취해 왔던 접근 방식이기도 합니다
제가 2015년에 썼던 트윗이 있습니다
VR은 가격을 낮추기 이전에, 모든 사람이 열망하는 멋지고 매력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애플이 취하고 있는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가능한 최고 해상도, 가능한 최고 품질의 디스플레이, 가능한 최고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구입할 만한 가격은 안중에 두지도 않고 품질에 몰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실제로 지금 Apple이 취해야 할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접근 방식은 분명히 차차 바뀔 것이고, 그들은 미래에 더 저렴한 버전을 만들 것입니다
분석가, 전문가들이 나와서 이러한 고급화 전략이 실수라고 말할 때 저는 매우 답답합니다
대체 누가 3,500달러를 내는지 아세요?
얼리 어댑터들이죠
그게 진짜 비밀이에요
그들은 생각보다 많고 영향력이 있습니다
물론 그 4분의 1 가격에 살 사람들이 100배는 더 많기는 하죠
근데 지금의 3,500달러에 살 사람들에게는 이게 2,000달러였든 5,000달려였든 모두 무의미해요
얼리 어댑터와 기술 애호가 그룹에게 가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열망하게 만들고, 열병을 일으키게 만드는 겁니다
저는 오큘러스 CV R (소비자 버전 -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할 때
이게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기 전에 그들이 꼭 써보고 싶어하는 제품이 되길 꿈꿨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회사와 제품은 매우 가치가 있습니다
가격은 미래에 언젠가 낮출 수 있는 것이니깐요
Q: 애플 비전 프로에서 놀라웠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기능은 무엇인가요?
거만하게 들리고 싶지는 않지만, 전부 저의 예상 범위 안에 있던 그대로 나와서 놀라운 점은 없었습니다
제가 애플이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한건, 업계 사람들이 아주 오랫동안 입이 닳도록 말해왔던 '올바른 사항들'을 잘 따랐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그나마 놀란 점은 애플이 외장 연결 팩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점입니다
사실 이렇게 외장 팩을 연결하는 설계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VR기기의 올바른 방향성에 부합하거든요
저는 옛날부터 지속적으로 이러한 설계 방향성을 지지해왔습니다
불행히도 오큘러스에서 저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을때, 이러한 방향성을 결정하는 전투에서 저는 패배했죠
헤드셋의 앞쪽에 모든 배터리와 처리장치들을 다 때려박아 넣으면, 앞으로 무게가 쏠리고 목을 움직이기에도 뻐근해집니다
하지만 오큘러스는 이러한 방향으로 가버렸습니다
외장 연결 팩을 다는건 디자인적으로 멋지지 않다는 이유로 애플이 이를 선택하지 않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갔습니다
사실 머리에서 무게를 덜어내고 모든걸 바깥으로 빼내는 것은 특히 미래지향적으로 매우 중요한 선택입니다
애플은 충분히 배터리를 헤드셋의 뒷통수쪽에 달거나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죠
애플은 사실상 이를 통해 "외장팩을 연결하고 다녀도 괜찮다"라는 기본적인 기대치를 지금 설정해준 것입니다
이 결정 덕분에 애플은 미래에 더 큰 배터리, 더 강력한 처리장치는 계속해서 외장 연결 팩으로 빼버리면서, 헤드셋 본체는 항상 얇고 가볍게 디자인할 수 있게 된거죠
Q: VR 헤드셋이 얇은 선글라스 수준으로 작아질 수 있을까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극단적으로 작게 만들수록 성능적인 타협점도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많이 두꺼운 선글라스 수준이 가장 대중적인 제품이 될 것이고
너무 얇은 제품들은 그 크기 하나만을 위해 사용 경험이 너무 나빠져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 할겁니다
진짜 핵심은 사회적 기대치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애플이 VR 헤드셋을 공공장소에서 쓰고다닐 수 있는 멋진 기기로 만드는 방법은 기계 공학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을겁니다
이것은 사회 공학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마케팅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유명인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이것을 쓰기 시작한다면
꼴불견이었던 것이 순식간에 힙한 것으로 바뀝니다
굳이 더 얇거나 가볍게 만들 필요가 없는겁니다
미래에는 아예 우리가 이러한 고민과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를 우습게 여길거에요
아무도 밖에서 커다란 VR 헤드셋을 안 쓸 거라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게 믿어지냐고 말하겠죠
Q: 시애틀에 있는 휴먼 인터페이스 연구소에서 망막에 직접적으로 레이저를 쏴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게 실제로 가능한가요?
충분히 가능하고, 이러한 기기들이 미래에 가게될 방향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저는 미래에 그런 콘택트 렌즈 형태 기기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에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틀릴수도 있지만, 저는 미래가 기존의 VR 헤드셋 형태에서 차력쇼 처럼 해상도만 더 높아지는 방식으로 갈거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VR의 이미지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넓은 각도로 이미지를 투사하여 시야각을 넓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초소형 렌즈로도 인간의 광활한 시야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미래라면 몰라도, 기본적으로 이건 그냥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우리가 두뇌의 피질로 직접 이미지 정보를 주입시킬 수 있는 기술이 나오기 전까지는 커다란 렌즈가 달린 장비를 써야할겁니다
솔직히 나는 두뇌에 직접 이미지 정보를 넣어주는 기술에 대해서도 냉소적이에요
기술적으로 너무나도 먼 미래의 얘기 같아요
물론 저는 두뇌에서 생각을 읽어내는 방식의 BCI(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생각만을 이용해서 검색을 하고, 사물을 조작하고, 마음의 방향성을 알아내고 그러한 것들은 대세가 될겁니다
하지만 시각 정보는 너무 복잡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두뇌에 주입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송 대역폭이 크게 부족합니다
그래서 미래에는 완벽한 BCI를 통해 모든 조작은 오직 두뇌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되
시각 정보 입력은 여전히 안경과 같은 형태의 VR 기기를 통해 봐야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Q: VR을 컨트롤러 없이 손 제스쳐만 이용해서 조작하면 촉각 피드백이 전혀 없습니다
VR에서 촉각 피드백을 주는 햅틱 장비들의 미래는 어떨까요?
저는 다양한 VR 입력 장치들의 열렬한 팬입니다
제가 만약 애플이었다면 다르게 했을 선택들이 몇개 있다고 아까 말했는데, 이게 그것 중 하나입니다
아직 그들은 단순한 손가락 꼬집기와 시선 입력체계만 갖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단순히 눈과 손가락으로만 조작하는 것보다 더 넓은 비전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꼬집기나 터치의 바이너리 방식 입력장치를 뛰어넘어서
손가락의 위치와 모양에 따른 훨씬 더 정밀한 조작을 할 수 있는 기기가 있어야 합니다
Q: 여기서 VR 입력장치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까요?
아주 많습니다. 미래에는 전문화된 표준 장비들이 많아질겁니다
키보드를 예시로 보세요
키보드는 단순히 자판을 터치하는 휴먼 인터페이스를 뛰어넘습니다
슈퍼 휴먼 인터페이스입니다
음성 인식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눈을 가린 상태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마우스도 어느 정도는 슈퍼 휴먼 인터페이스입니다
물론 이것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긴 하죠
키보드는 자연스럽지 않고,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VR에서도 이런 것과 비슷한 성격의 입력 장치들이 나올겁니다
훈련해야 하는 천장이 높지만, 입력 및 출력 수준에서 인간을 초월할 수 있는 전문화된 디바이스 말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항상 사용할 만한 입력 장치는 아니겠지만
게임, 생산성, 군사 목적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햅틱 장치들의 미래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손가락을 꼬집고 터치하는게 이 여정의 최종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Q: 애플 비전 프로가 VR 유저 인터페이스 설계에 있어서 엄청난 순간입니까, 아니면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수준입니까?
VR의 접근성, 사용성의 발전에 있어서 확실히 중요한 이정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지 여부는 전적으로 애플보다 개발자들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사실 제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애플은 정말 강력한 UI를 내놓았지만, 솔직히 미래는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자신 만의 여러 방식들을 개발하고 있는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베팅하겠습니다
저는 UI를 연구하는 개발자들이 만든 수많은 창의적인 솔루션들을 보았고
그중 일부는 실제로 애플의 방식보다 더 좋은 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애플이 기본적인 UI 설계는 잘 했지만, 이를 뛰어넘는 방식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질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애플은 자신들의 방식보다 우월한 조작 방법을 기꺼이 베끼려고 들겁니다
애플의 앱 스토어가 좋은 예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앱 스토어에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앱 스토어는 초기 아이폰의 비전의 일부가 아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개발자들이 아이폰의 하드웨어에 접근 권한을 얻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네이티브 앱이 아닌 웹 앱에만 집중했죠
이 당시 잡스의 면전에서 그를 비판한 사람이 오큘러스의 CTO이자 <둠>을 창조한 '존 카맥'입니다
그는 아이폰에서 네이티브 앱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애플은 이후 실수를 깨닫고 앱 스토어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앱 스토어는 애플이 최초가 아니었고, 이미 남들이 모두 하고있는 기능이었습니다
애플은 훌륭한 기능들을 '잘' 카피하는 회사입니다
VR에서 더 우월한 UI 조작 방식이 등장하는 순간, 애플이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진 않을겁니다
Q: 페이스북이 일찍부터 VR을 밀어붙였던건 시기상조였을까요?
당신이 계속해서 오큘러스에 남았다면 다른 방향성으로 개발을 추진했을까요?
할 말이 많습니다
확실한건 저라면 지금처럼 보급형 시장을 노리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갔을 겁니다
페이스북은 모든 사람이 VR을 사용하는 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저렴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다소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몇 년 전에 "공짜로 줘도 안 쓰는 VR"이라는 블로그 게시물을 썼습니다
VR의 발목을 잡는 것은 가격이라는 잘못된 통념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VR 헤드셋을 충분히 저렴하게 만들면 모든 사람이 살거라고 착각합니다
물론 10억 명의 사람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게 하려면 저렴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일정 수준의 품질에 도달해야 합니다
최소한의 기준치를 충족하는 하드웨어가 있어야 합니다
편안하고, 인체공학적이고, 해상도가 높아야 합니다
특히 일반인이 VR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폭넓은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중요합니다
지금의 VR 기기들을 무료로 뿌린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몇 주 안에 사용을 중단할 겁니다
하드코어 테크노 마니아, 슈퍼 괴짜, 하드코어 게이머, 저 같은 사람들만 남을 거라고요
페이스북은 VR 지지 기반이 충분히 성장하기도 전에 너무 빨리 메인스트림에 진입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단지 붐을 일으키기 위해 VR 시장의 성장 단계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들이 하이엔드, 하드코어 시장을 너무 일찍 버린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라고 만든 호라이즌 앱을 보면 알겠지만
이 앱은 솔직히 대중에게 VR을 사용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먼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이걸 미리 구축하기 시작해야 한다는건 개소리입니다
이런게 아니라 현재의 주된 VR 이용자들이 사용할 만한 것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 성장의 단계별로 노려야 할 타겟층이 다릅니다
뜬구름을 잡기보다는 모든 단계에서 매출을 극대화해야합니다
메타의 최신 제품인 퀘스트 프로는 실제로 올바른 방향성을 추구한 제품입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나왔고, 엉성하게 실행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퀘스트 프로에는 애플 비전 프로에 들어간 대부분의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과는 다르게 발표에서 이 기능들을 명확하게 시연해주지 못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퀘스트 프로에 시선추적 기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미친겁니다
제가 오큘러스에 있었을 땐, 우리들을 새로운 기능들이 들어간 공개적 프로토타입들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이 기능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활동을 했죠
개발자들은 제품의 출시 전에 미리 이러한 기능들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능들은 막판에 닥쳐서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안 됩니다
미리 개발자와 대중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도록 해야하는 겁니다
퀘스트 프로의 출시 당시, 기기에 탑재된 시선추적, 표정추적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은 전무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직접 만든 호라이즌 메타버스 앱에서만 이를 사용할 수 있었죠
대중들을 대상으로 시연할 수 있는 마법같은 사용사례도 없었습니다
활용법을 알려주는 어떠한 UI 예제나 게임 예제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도, 이후 이를 지원하는 어떠한 게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내가 있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매우 큰 실수입니다
애플의 소개한 UI 조작 방식은 완전히 새로운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것들이었습니다
메타의 퀘스트 프로는 그보다 앞서 대중들에게 마법같은 경험을 보여줄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당당하게 "이것은 우리의 것!" 이라고 홍보하고 있죠
제가 있었다면 어떠한 제대로 된 데모나 킬러앱 없이 이러한 기능을 선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힘들게 퀘스트 프로를 개발한 우리 동료들에게는 너무 미안한 쓴소리이긴 합니다
저도 그 회사 안에서 제대로 된 의견을 피력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압니다
사내정치가 얼마나 어려운지 압니다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아마 제 나름대로의 또다른 종류의 실수를 했겠죠
저만의 방식으로 멍청한 짓을 했을겁니다...
-끝-
+이 아래부터는 사견 및 사족
팔머 럭키 주도로 개발한 '오큘러스 리프트'는 VR용 컨트롤러 미포함 가격 600달러로 출시되었는데,
시장 반응은 600달러도 너무 비싸다며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반응도 미적지근 했음
팔머 럭키는 '들어간 기술에 비하면 싼거다!'라고 약팔이 했지만...
실제로 VR 기술 부흥기가 오고, VR용 게임 및 소프트웨어 팔이로 개발자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건 가성비가 좋은 퀘스트 시리즈 출시 이후였음
페이스북이 하이엔드 시장을 버린건 맞지만,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었고, 완전히 잘못된 선택은 아니였던 셈
오히려 이런 기기가 많이 풀리자 게임이나 앱들도 더 늘어나기 시작함
VR 기술 자체의 덕후인 팔머 입장에서는 더 비싸고 최신 기술을 때려박은 제품을 냈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지금의 메타(오큘러스)는 보유한 설계 기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로우엔드 스펙의 기기만 만들고 있긴 함
얘네 입장에서는 그 가격에 그 정도 성능 내는 기기 만드는게 진짜 기술력이고 혁신이지만
<둠>의 창시자이자 오큘러스 창립 멤버인 '존 카맥'은 팔머와 반대로 극단적으로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주의
VR기기의 수준은 지금의 퀘스트2로도 충분히 쓸만한 기준선에 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음
게임이나 앱 정도나 더 많이 만들면 충분하다고
다만 이 인간은 사실상 '로봇'이라고 불릴 만큼 철저하게 감성적인 면이 결여되어 있음
당연히 팔머와 다르게 하이엔드 기기인 퀘스트 프로는 부정적으로 바라봄
그렇다고 팔머와 그렇게 사이가 나쁘거나 하지는 않음
의외로 팔머와 결을 같이 하는 쪽은 스팀으로 유명한 밸브의 '게이브 뉴웰'
게이브 같은 경우, 자신들의 최소 품질 기준선에 도달하지 못 했다는 이유로 초기 VR 시장에는 부정적이었음
그래서 자신들의 최소 기준선을 제시하며 설계한 VR 기기가 바로 '밸브 인덱스'
'밸브 인덱스'는 999달러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VR 애호가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음
웃긴건 얘네는 이미 이때 (2019년) 애플 비전 프로에 버금가는 수준의 스펙의 기기(코드명 '베이더')를 이미 설계 완료했음
근데 견적을 따져보니 3000달러가 넘는 가격표가 튀어나왔고,
이건 선 넘는다고 판단해서 너프해서 나온게 '밸브 인덱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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