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닛 스토리 048 세계수편 - 인비가레이트 세이지

흑백 · 2023.11.14 22: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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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다시 한 번 반복해 줘, 디그리엘."

인비가레이트 세이지는 감았던 눈을 뜨고 말했다.

마법진 중앙에 서 있는 그의 몸은 누군가에게 도전이라도 하는 듯한 반신. 현자의 지팡이를 잡는 손에 힘이 실리고 엘프 특유의 긴 귓바퀴가 팽팽해져 있다. 지금 그는 임전 태세다.

"오라클의 예정 지점에 밴디트가 나타난 건가? 그래. 이쪽의 피해 상황은?......알겠다. 응, 증원이 필요하겠군. 알았어, 전해 주지."

인비가레이트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움직임으로, 부유 스크린에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스와이프하며, 조금 떨어진 모니터석에 있는 S01 지상지원기지 근무 여사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와 마찬가지로 케테르 생츄어리의 수도 케테르 기어 출신의 휴먼 오퍼레이터가 무심코 가볍게 소리를 지르며 입을 가렸다.

가뜩이나 남의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단정한 외모의 엘프인데도, 높은 지성과 강한 의지가 눈동자에서 불꽃처럼 솟구치는, 임무 중인 그가 지금 너무나 아름답고 강인해 보였기 때문이다.

인비가레이트는 아군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케테르 생츄어리의 현자(세이지)다.

그가 되돌린 시선 끝, 하늘 저 멀리에는 외계와의 적을 막기 위한 수비의 핵심, 패러독스 콜로니가 있었다.

패러독스 콜로니.

허공에 떠 있는 소행성에 만들어진 돔 안에 있는 그곳은, 우주적인 척도로 말하면 행성 클레이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전선 기지로, 브랜트 게이트와 케테르 생츄어리 2개 국적의 대원이 근무하는 희귀한 직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브랜트 게이트, 특히 외계와의 전쟁에 해당하는 '카디널'이 지고 있던 세계 방위의 전선에, 케테르 생츄어리 국민이 참여한 것은, 숫자가 아직 적긴 하지만 행성 클레이의 국가 간 사건·역사로서 사실 큰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그리 멀지 않다고 밝혔지만, 이 기지는 행성 클레이가 속한 우주와 다른 차원 사이의 "협간"에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4차원적인 거리나 시간은 스케일로서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 "협간"에 있는 전선 기지 패러독스 콜로니의 전사와, 지상에 있는 인비가레이트 일행이 상대하고 있는 것은 행성 밖에서 다가오는 위협, 외계로부터의 적이며, 싸움은 "밤"이라고 칭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밤"이란 흔히 낮의 반대라는 뜻으로 쓰는 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허무의 첨병과의 싸움에서 일어나는 공간의 변이, 일종의 결계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S01 지상지원기지 구호대 사령실.

그런 이유로 배치 담당인 인비가레이트 세이지는, 사령관에게 보고와 확인을 한 뒤 전선에 있는 구명천사 디그리엘의 연락을 오퍼레이터에게 전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는 이계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디그리엘로부터 구호 증원 요청이 있습니다. 받은 최신 전황의 데이터는 지금 1번 모니터로 보냈습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몇 초간의 정적. 인비가레이트가 돌아서서 고개를 갸우뚱하자 멍하게 있던 사관이 황급히 콘솔로 향했다.

"......네, 네, 네. 인비가레이트. 곧 보내겠습니다, 지금 바로!"

인비가레이트는 또 저질러 버렸나라는 식으로 눈을 깜박거리더니, 가볍게 인사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자신은 전혀 의식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절묘한 거리감을 유지한다는 점도 그가 선호되는 요인이다.

"디그리엘. 들었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내."

이어서 모니터에 대고 말한 인비가레이트의 미근이 찌푸려졌다. 답장에 궁금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아니야, 디그리엘. 내 힘은 편도용 표니까. 하지만......"

이쪽의 일막이 통신 저 너머에도 전달된 것 같다.구호 드릴을 들고 분주하던 구명천사 디그리엘이 이상한 소리로 받아쳤을 것이다. 마지막 한 마디는 근처에 있던 오퍼레이터조차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 그렇지. 바로 거기로 달려가고 싶긴 해. 어떻게든 나도 패러독스 콜로니 근무로 돌려주면 안 되려나."

하고 인비가레이트가 말했다. 오퍼레이터 여성이 바로 움찔한 얼굴로 돌아섰기 때문에, 농담이라며 미소지었다.

그렇다 치더라도......

탄식.

자신의 열정이 상대를 압도해 버려 항상 결과가 과장되어 버리는 것은 자신의 나쁜 버릇이라고, 인비가레이트는 생각한다. 구호 지원에 중요한 것은 시급성과 정확성인데, 원래 자신은 "배치 담당 사관"이라는 직위가 아니였고, 증원 요청에 곧바로 전대가 반응해 버리는 건 분명히 큰 문제다. 다른 부원들을 늘리는 것도 생각해야 할까, 라고.

그렇다면 실제로 그의 주위는 누가 둘러싸고 있는가.

구호대를 지휘하는 인비가레이트의 아름다운 자태를 바라보고 싶은 듯, 구호담당 오퍼레이터는 이 기지에서 가장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드는 고배율 임무다. 현장의 엔젤 페더 부대도, 그 엘프 소년(인비가레이트)이 간다면 그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천사 눈나들뿐.

결국 유능하고 근면하며,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주위의 사기가 폭발적으로 오르는 인재를 기지 상층부가 놓아줄 리도 없었던 것이다.

삐이익!!

그 경보는 인비가레이트에게 들렸고, 이어 모니터와 사령실 모두 동시에 울렸다.

"！"

"상황 보고."

이어 모니터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사령부의 명령이었다. 인비가레이트는 다시 지휘자처럼 손가락을 번뜩이며, 부유 스크린에 전황을 차례차례 비춰 나간다.

""협간"에 미확인기 다수. 제2의 파동으로 보입니다."

인비가레이트는 갑자기 두 손으로 커튼을 열듯 스크린을 지워 버렸다. 마방진 속에서 재빠르게 손가락을 찍는다.

장벽초래!

지금 이곳에 서 있는 S01 지상지원기지의 지원병 인비가레이트가 잘하는 것은 3가지. 하나는 생명활성(치료)의 힘. 다른 하나는 천사와 마찬가지로 "협간"속에서도 행동할 수 있는 절대장벽을 발생시키는 신성마법의 사용자라는 것.

"좌표 확인. 인비가레이트. 출동합니다!!"

"잠깐 기다릴 순 없나." 통신 건너편에서 사령관의 목소리에는 다소 체념감이 감돌고 있었다.

"허가는 이미 받았습니다. 통신 종료."

눈부신 빛과 함께, 사령실에서 구체의 장벽으로 몸을 감싼 인비가레이트의 모습이 사라졌다.

인비가레이트 세이지의 마지막 능력.

바로 공간 전이.

"협간" 어디서나 순식간에 나타나 아군의 생명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4차원 공간이라 위상이 나타낼 수 없는 "협간" 속에서, 이 힘은 어디까지나 편도용 표일 뿐이며, 지상으로의 귀환에는 천사들의 힘이 필요하다. 인비가레이트는 곤란할 때의 '히든카드'이다. 그리고 이것이 천사의 신뢰를 얻고, 상부가 계급을 넘어 그를 중용하는 이유였다.

그, 인비가레이트가 먼저 구명천사 디그리엘에게 한 말은 이렇다.

"내게 깃든 활성의 숨결은 말이야, 역경이야말로 활활 타오르는 거야."

《이번 한 모금 용어 메모》

협간과 패러독스 콜로니

"협간"이란 행성 클레이의 우주와 다른 차원 사이. 타계의 적과의 전투 무대가 되고 있는 공간을 말한다.

그 "협간"에 있는 전선기지 "패러독스 콜로니"는 무신기부터 근년까지 링크 조커를 비롯한 메사이어의 비문에 찬동한 브랜트 게이트의 전사들(주로 허무의 첨병과의 싸움에 특화된 "카디널")이 주둔하는 장소로서, 국내에서조차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변색이었다.

패라독스 콜로니에, 본래 국외와의 관계에는 폐쇄적으로 대하는 케테르 생츄어리 국민들 뒤섞이게 된 계기는 국경을 불문하고 부상자 구호활동을 계속해 온 엔젤 페더의 엔젤들이다.

(또한 지금도 작전 참여 권한이 없는 천사들은, 케테르 생츄어리의 S01 지상 지원 기지 등에 소속되어 허무와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

남 몰래 타계의 적과 싸우는 카디널과 이를 지탱하는 천사들의 활동이 알려지자, 특히 천륜성룡 니르바나의 완전각성과 《세계의 선택》 이후 케테르 생츄어리의 쇄국적인 국가 방침에 반발하는 소수의 유지들이, 나라의 울타리를 넘어 차례차례 이 기지를 찾아 전투에 몸담게 되었다. 지금도 이처럼 두 나라가 협동하는 기지는 행성 클레이에선 드문 예다.

패러독스 콜로니에서는 현재 (문자 그대로) 거주지로서의 확대를 꾀하고 있어, 병사들을 사람·물건·정신적으로 지탱하는 구조와 협조가 천륜성1기에 이르러서야 충실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라클 싱크탱크

케테르 생츄어리의 거대 컨설턴트 기업.

3000년 전 옛 유나이티드 생츄어리 때와 비교하면 해외 규모는 축소됐지만, 케테르 생츄어리에서는 입법을 담당하고, 여기에 케테르 기어의 동력원이며, 원래는 고대의 예언용 기계로 만들어진 케테르 엔진의 관리보수도 맡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천재적인 과학자와 마법사들로 구성된 노블로 불리는 상층부는 예로부터 변함없이 세계 규모의 예지와 예언을 추구하며, 에이전트로 여마술사, 디바인시스터(배틀시스터)들이 실무를 맡고 있다. 덧붙여 이전의 호칭으로는 여자마사=메이거스, 디바인시스터=배틀시스터였다.

※주. 본문 중에서 인비가레이트는 오라클 싱크탱크에서 제기한 위협분석 보고서를, 약칭 '오라클'이라고 부르고 있다.

세계수편이 48화에서 74화까지?

금방 끝나겠는데?

그래서 매우 빠르게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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