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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오르골에서 들려오는 낡은 음악소리는 나를 자극하며 어루어만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나를 매료시켰다
석상에서 나오는 오르골 소리는 잔잔하면서도 컸는데 아무래도 석상 자체가 석상 모양의 오르골인 것 같았다

그렇게 오르골 소리를 계속 듣고 있던 와중 또다시 파란색분홍색이 반복되는 옷입은 괴물을 다시 만났다

그 괴물은 나에게 메아리꽃을 몇 송이를 가져가도 되느냐며 물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스노우딘에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지하세계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몇일 뒤
아스고어 대왕님이 돌아가셨다 많이 알려진 건 없지만 아스고어 대왕님과 함께 여섯 영혼도 사라졌다 발표됬다

괴물들은 각자 아스고어 대왕님을 기리기 위한 물건들을 가져와서 불태우는 것으로 대왕님을 기리기로 했다

나는 무엇을 가져갈까 생각하면서 그날도 워터풀을 청소하고 석상을 닦았다
그날따라 석상은 쓸쓸해보였던 아스고어 대왕님을 상기시켰고 오르골소리는 그런석상을 맴돌고 있었다

나는 오르골소리를 메아리꽃에 담아서 장례식에 가져가기로 했다
대왕님의 장례식날 우리들은 대왕님을 기리는 물건들을 넣고 불태웠다
조용히 타는 불길속에서 메아리꽃은 재가될때까지 오르골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