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샌즈의 정신이 산산조각나는 걸 보고 싶다

태지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3.16 02:38:57
조회 564 추천 12 댓글 4

일상생활조차 못 할 정도로 최악의 환경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하면서 미묘하게 신경 쓰일 정도로, 견딜 수는 있지만 체력을 소모하는 성가신 느낌을 주고 싶다.

지상으로 올라와서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아주 가끔 다른 시간선에서 겪은 것 같은 위화감 주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를테면 훅 하고 바람에 날아다니는 먼지라든가 아니면 아무도 없는 날 홀로 노을을 맞는다든가

이게 머릿속의 망상인지 데자뷰인지 분간도 가지 않는 사고 속에서 

최악의 상황에서 벌어질 일이라고 펼쳐질 수 있는 사건과 흡사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정신이 마모되는 걸 보고 싶다.

파피루스가 우연히, 정말 단순한 사고로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최악의 상황이 가정되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내심 잠도 못 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면서

육체에 피로가 더해지면서 정신 역시 흐트러지고 붕 뜨는 감각 속에서 사고가 제멋대로 확장되는 걸 보고 싶다.

웃음은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혼자 있을 때도 잘 웃었다면 이제는 혼자 있는 순간에는

거짓말처럼 웃음이 사라지고 공허한 어둠 속에서 눈만 사백안으로 뜬 채 실 끊어진 인형처럼 가만히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는 육체와 반대로 머릿속은 멈추지 않는 생각 때문에 시끄럽고 요동치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현실의 육체와 사고하는 머리가 매칭이 안 되서 그저 닳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람이란 건 살기 위해서 밥을 먹어야하니 굶어죽을 거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요리도 해야하는데

칼집에서 식칼을 꺼내면서 쇠 부딪치는 소리라든가 칼날이 형광등 아래에서 빛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면서 숨 한 번 흐트러지면서 아무도 모르게 아주 잠깐, 몇 초 정도 방황하는 모습 보고 싶다.

그래도 그 정도 가지고 일상을 못하는 건 아니니까 그냥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모습 보고 싶다.

그런데도 걷다가, 책 읽다가, 친구들이랑 밥 먹다가, 가만히 침대에 눕는 등 아주 사소한 일상을 하는데도

예상도 못 하게 부지불식간에 비집고 들어오는 불안과 망상 때문에 점점 안색이 나빠지는 걸 보고 싶다.

처음엔 사소한 피로 정도로 다가왔지만 그것이 누적되고 쉬는 걸로도 안정을 취하는 걸로도 한계에 다다르고

가볍게 넘어가던 친구들도 이젠 정말 가벼운 증상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 때는 이미 늦어버려서

겉으로는 그냥 무덤덤한 채 멍한 얼굴이지만 머릿속에서는 끝없이 잡음이 들리고 있는 것 같은 상태가 되버렸고

누군가 불러도 건드려도 외부 자극에 더 이상 반응조차 제대로 안 할 만큼 텅 빈 상태가 된 걸 보고 싶다.


그렇게 산산조각난 샌즈 곁에서 인간이 지키고 있는 걸 보고 싶다. 겉으로는 딱히 문제도 없고 

옆에서 친구들이 봐도 상냥하게 가여운 친구를 보살펴주는 존재로 보이지만

왜인지 샌즈는 아주 약간, 미묘한 반응을 보이지만 너무 작은 반응이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걸 보고 싶다.

단둘이 어둠 속에서, 비가 오는 고요함 속에서, 누군가 말을 하지도 않고 숨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고

시계 초침 소리와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묵묵히 붙어있는 두 존재를 보고 싶다.

샌즈의 커다랗게 뜬 눈이 아주 가끔 인간을 향해 움직이지만 어디까지나 반사적인 행동에 불과할 뿐 

인식이라는 고차원적 사고에 다다르지 못한 채 시계에 달린 인형처럼 까딱거리고

인간은 뜬 것인지 감은 것인지 분간도 안 가며 시선의 방향도 알 수 없는 눈으로 그저 샌즈 곁을 지키는 것을 보고 싶다.

도망치려는 것인지 붙들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샌즈의 약간의 반응, 손가락의 까딱거림이나 눈동자의 흔들림이나

이따금 들썩이는 등 너머 뭔가 보고 있다고 아주 거대한 눈동자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커다란 홍채가 거대한 어둠 같은 기분마저 들지만 저항할 수도 없고 자신의 몸뚱아리가 한낱 먼지로 전락한 것 같은

그 압도되는 기분에 짓눌리듯 숨도 제대로 못 쉬지만 인간은 그저 묵묵히 곁에 있는 것을 보고 싶다.

그렇게 압박감에 그나마 남아있던 약간의 두려움이나 인간을 향한 어떤 부스러기 같은 감정조차 닳아버려서

혹은 떠올리지조차 못하게 되버린 샌즈의 손을 말없이 잡아주는 인간이 보고 싶다.


그렇게 정신이 산산조각난 샌즈 보고 싶다.

XX XX XX XX 하고 소리치고 싶은 새벽 중에 뜬금없이 싸지르는 글.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7

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AD [원신] 신규 5성 아를레키노 등장 운영자 24/04/26 - -
공지 언더테일 갤러리 이용 안내 [476/1] 운영자 16.01.27 160608 252
1231258 [아스리엘] 손그림 아스리엘 [1] 감자만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9 28 1
1231257 언갤테일 옐로우 보고싶다 [1] 언갤러(110.35) 20:34 59 0
1231256 옐로우) 언옐에서 가장 정신나간놈 1위 [7] ㅇㅇ(58.123) 19:02 132 7
1231255 언텔을 어려워 할수가 있냐 [5] 언갤러(211.54) 17:46 122 1
1231254 언더테일은 이제 할인 안하나 ㅇㅇ(42.82) 17:29 43 0
1231253 아니 아스고어 이새끼미친거아님 [3] 언갤러(119.64) 13:52 136 0
1231252 동지들 신선한 뉴비 스트리머라우!!!!!! 돌격!!! [1] 무린이(180.70) 13:51 80 2
1231250 근데 생각해보니까 챕터3 나와도 [2] ㅇㅇ(49.170) 11:32 93 0
1231249 파르페인가 걔 살아있음? [2] ㅇㅇ(114.206) 08:11 160 3
1231248 토비폭스 부활기원 1299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54 54 2
1231247 언더테일 안한 뇌 체험하는 법 [3] 언갤러(119.69) 03:54 161 0
1231246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76일차 [3]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7 73 0
1231245 몇 장 antares03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73 2
1231244 수지 그리고싶은데 [1] 언갤러(1.233) 04.26 146 5
1231243 이겜 아직도 3챕 멀었냐 [2] ㅇㅇ(223.38) 04.26 116 0
1231242 랄세이가 귀엽다 . [1] d0n9kyu(106.101) 04.26 125 5
1231241 아니시발 나만 언더테일존나어렵냐 [4] 언갤러(119.64) 04.26 151 2
1231240 토비폭스 부활기원 1298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74 4
1231239 AU) What comes after - 87 [6]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55 17
1231238 [아스리엘] 낙서들 [4] itsjust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79 16
1231237 델타룬 관련 이상한 꿈을 꿨음 [2] ㅇㅇ(211.196) 04.26 127 6
1231236 undertale prunsel이 뭐임? [3] 언갤러(211.36) 04.26 134 0
1231235 오 근대 크리스 침대랑 아스리엘 침대랑 완전히 대칭적이네? [2] 언갤러(121.144) 04.26 167 0
1231233 * 누텔라 스파게티 먹어봤니, 동생아? [1]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307 5
1231232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75일차 [3]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16 1
1231231 챕터 3 언제 나오노? [1] ㅇㅇ(1.238) 04.25 170 3
1231230 헬퍼만났다. [4] 007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24 2
1231229 [아스리엘] 커여운 [5] 크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303 17
1231228 샌즈아시나요 [3] 언갤러(121.133) 04.25 141 0
1231227 시험 보는 델타룬 칭구들 그림 [6] 아메바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356 20
1231226 토비폭스 부활기원 1297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69 2
1231225 외강내유 차라가 보고싶다 ㅇㅇ(39.7) 04.25 133 0
1231224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73+74일차 [7]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5 138 2
1231223 뉴비) 불살루트 완료 후 질문! [19] 언갤러(58.239) 04.24 204 2
1231222 플라위 그림 [2] ㅇㅇ(59.19) 04.24 203 8
1231221 AU) What comes after - 86 [11]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363 14
1231220 옛날 언붕이들 살아있나 [6] minus062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270 3
1231219 토비폭스 부활기원 1296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90 4
1231218 저가트레이싱한낙서봐주실분 [2] Sl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4 270 12
1231217 크리스 슥삭 [1] 언갤러(1.233) 04.24 225 11
1231216 더스트테일 번역 [1] 만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64 10
1231215 토비폭스가 난 제일 싫어 [2] ㅇㅇ(114.206) 04.23 287 4
1231214 차라그림. [7] ㅇㅇ(211.235) 04.23 406 20
1231213 챕터 3 언제 나올까...군대에서 델타룬 입문했는데 [1] 언갤러(175.212) 04.23 205 1
1231212 고백한다. [8] 110.1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53 3
1231210 토비폭스 시발 개좆같은 병신새끼 [9] ㅇㅇ(211.38) 04.23 617 23
1231209 클로버 낙서 fndjr(115.138) 04.23 244 14
1231208 한번 버튼 만들어봄 [3] 와우우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394 22
1231207 1회차 노말 끝내고 질문있음 [6] 언갤러(223.39) 04.23 13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