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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념글 크리스 가설 추가 내용

ㅇㅇ(222.97) 2021.09.26 23:21:11
조회 10073 추천 10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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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브금으로 듣기 좋은 사이버 월드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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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 -> [클릭]


긴 글 번역하면서 마지막에 레딧 원본 게시글에 달린 읽어볼만한 댓글들이랑 사견을 갖다붙이는 걸 깜빡했음


수정할라니깐 이미 념글 가있어서 그냥 새 글로 써봄


위의 저 글이나 지금 글이나 챕터1~2 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개는 다 겪어본 후에 봐야 재밌을 거임


크리스 가설에 대한 내 의견은 가설이 진짜일 경우를 상정하고 하는 얘기니까 이전글 읽고 나서 보는 걸 권장함





일단 이전글의 핵심 가설만 추려보면,

1. 크리스는 영혼(들)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그릇(언더테일에 나오는 그 그릇<플라위>하고 같음)인데, 작중 시점에서는 영혼 하나를 갖고 있음.

2. 괴물 가족에게 입양되기 전의 역사는 모르지만, 입양된 후의 꼬마 크리스는 평범하고 밝은 아이였음.

2. 크리스에게는 SAVE 및 LOAD의 능력이 있었고, 그 힘을 이용해 수많은 인생을 살아봤음.

3. 어떻게 살아도 그 끝은 Roaring(포효; 델타룬 세계의 종말)의 도래였고, 돌파구를 찾지 못한 크리스는 점점 우울해져 현재의 무감각한 모습이 됨

4. 어느 날 플레이어가 나타나 크리스에게 들러붙어 가본 적 없는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어떤 변화가 찾아오고, 델타룬의 이야기 또한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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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설에 따르면 크리스가 조사 대상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를 보고 크리스가 그걸 이전에 경험한 적이 있는 지, 없는 지 판단할 수 있음. 스팸톤 NEO와의 전투 이후에 수지가 크리스를 보고 걱정하는 장면과 크리스가 침착함을 잃는 묘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해당 전투는 플레이어의 개입 전에는 마주한 적 없는 이벤트일 것이라고 예상 가능함. 비슷한 맥락으로 크리스는 스노우그레이브 루트(히든 루트)를 굉장히 꺼리는 것 같은데, 어쩌면 크리스 본인은 그 루트를 직접 실행한 경험이 있지만 그 끝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름. 일단 세계의 종말에 맞서기 위해 동료를 강하게 만든다는 선택지 자체는 합리적인 발상이니까. 노엘도, 플레이어도 모르는 마법인 '스노우그레이브'를 사용하는 선택지가 제시되는 이유 역시 크리스가 해당 루트를 진행한 경험, 또는 노엘을 강하게 만들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즉 '크리스가 아는 마법이기 때문' 일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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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댓글에서 이어지는 대댓글) 사실 평화로운 루트는 반드시 세상을 구하지 못하는 엔딩으로 끝나고, 몰살 루트를 진행해야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라면? 다만 그러기 위해서 크리스는 자기 친구들 모두를 무정한 살인자로 타락시켜야만 하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가 진정으로 친구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몰살 루트를 따를 수 있는 거고. 만약 '굿 엔딩'이 오직 우리, 플레이어들만 행할 수 있는 개입이 요구되는 것이라면, 그게 바로 크리스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루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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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두 문단까지는 재밌게 잘 읽었다는 내용임) 병원에 있는 구슬 장난감, 그거야말로 크리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대변하는 장치인듯. 얼마든지 구슬을 원하는 만큼 움직일 수 있지만, 구슬이 갈 수 있는 길은 정해져 있고, 도착지는 항상 똑같으니 말임. 이 구슬 장난감은 챕터1부터 쭉 있어왔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토비 20세기


가설에 덧붙이고 싶은 내용 - 보통 크리스는 게임 내내 어떤 큰 사건이 벌어져도 아주 차분함. 가설에 따르면 그것도 이미 수없이 마주했을테니까. 이 점을 생각해볼 때, 크리스에게 감정적 동요를 유발하는 사건들은 플레이어의 개입으로 인해 변형됐거나, 아예 크리스가 본 적이 없는 종류일 것임.


사건이 변형된 사례로는 스팸톤 NEO를 들 수 있음. 스팸톤 NEO와의 전투 자체는 그를 무찌른 이후에 병원의 장난감을 확인해봐도 구슬들이 챕터1때와 똑같이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몇 번이고 일어났던, 크리스에게도 익숙한 사건이라고 예상할 수 있음. 하지만 이번에는 플레이어의 조종 하에 그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스팸톤이 내뱉는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발언과 자유를 향한 절박한 외침이 어느 때보다 와 닿은 거지. 그래서 스팸톤 NEO에게 달린 마지막 줄을 끊어낸 이후에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여준 거고.


아예 크리스가 본 적 없는 사례로는 스노우그레이브 루트를 들 수 있음. 버들리와의 대면 이후 랄세이와 수지에게 다시 합류했을 때 둘이 크리스의 모습을 보고는 진심으로 안위를 걱정할 뿐만 아니라, 현실로 돌아와서 병원 장난감을 확인해보면 구슬이 뜯어진 채 망가져 있다고 묘사됨. 이 루트가 전에 마주한 적 없는 운명이라는 의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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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고 괜찮은 이론이라고 생각함. 단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내가 느끼기에 우리, 플레이어를 암시하는 '영혼'이 크리스보다 더 큰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음. 왜, 크리스는 얼마든지 자기 뜻대로 영혼을 떼냈다 붙였다 할 수 있잖아. 챕터1과 2의 두 엔딩 모두에서 그냥 크리스가 우리가 방심하는(잠든) 틈을 노려 영혼을 빼낸 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챕터2 엔딩 직전 화장실에서는 멀쩡하게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우리의 조작을 완전히 무시하고 영혼을 뽑아냈음.


아마 크리스는 플레이어가 자기 육신을 제어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거에 가깝지 않을까. 네 가설에서 크리스가 우리에게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처럼 말임. 버들리를 스노우그레이브로 묻어버렸을 때 엄청 불편해보였던 경우처럼, 크리스는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용인하는 거라고 봄. 그 이유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두 엔딩을 종합해봤을 때, 크리스는 분명히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어떤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음.






난 개인적으로 이전글의 가설이나 위의 댓글들이나 그냥 다 납득할만한 범위 안에서 즐길만한 '아님말고'라 본다


그래서 나도 이것들을 읽다가 떠오른 아님말고 가 있는데, 가설에 따르면 크리스의 신체 제어권을 가진 사람은 총 3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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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크리스의 몸

운전석: 그릇인 크리스 본인(영혼은 없음)

조수석: 크리스 가슴 속 누군가의 영혼

뒷좌석: 영혼에 들러붙은 무임승차 훈수충(우리, 플레이어)


그릇이랑 영혼 듀오는 플레이어가 끼어들기 전부터 SAVE LOAD를 반복하며 온갖 세월의 풍파를 다 겪어본 상태고 우리가 즐기는 델타룬은 저 뒷좌석에 앉은 훈수충 입장에서 앞좌석 듀오한테 야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하는 이야기인 것


앞서 제어권을 가졌다고 했지만 실제로 핸들을 쥐고 악셀을 밟을 권한은 크리스 본인에게만 있고, 그저 영혼이나 우리가 부탁(또는 명령)하면 크리스가 들어줄지 말지 판단하고 선택지를 제시한 다음 적당한 액션을 취해서 델타룬 게임 내의 이벤트로 표현되는 거라고 생각함. 크리스가 우리 말을 듣는 이유야 반복되는 인생에 지친 순간에 웬 이상한 놈이 나타나서 가본 적 없는 길로 가라고 이끄니까 에라 모르겠다 하고 가는 거 아니겠냐


그리고 그릇 크리스와 영혼이 별개의 인격을 가진 존재라고 가정하면 또 재밌는 가설을 세울 수 있는데, 바로 랄세이가 저 영혼의 아바타일 수도 있다는 거임


언더테일에서 그릇인 플라위가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성격이 틀어진 1차적인 원인이 영혼이 없었기 때문인데, 그럼 반대로 영혼이 그릇에게 양심과 이타심을 부여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도 있음. 그리고 플라위가 여섯인간의 영혼을 삼키고 오메가 플라위가 됐을 때 딱히 영혼의 자아가 플라위와 융합되거나 하지 않고, 플라위는 플라위 대로 존재하고 여섯인간들은 플라위 몸 속에서 각자의 의지로 플라위를 내부에서부터 찢어발길 수 있었는데, 이런 영혼의 특성이 델타룬에서도 똑같이 유지된다면 그릇 크리스와 크리스 안의 영혼이 따로 놀 수 있는 것도 설명이 될 거임.


그러니까 뭐 랄세이가 존나게 친절하고 사랑스럽게 구는 이유는 그런 감정을 관장하는 요소인 '영혼' 그 자체의 현신이기 때문에? 일반 루트 스팸톤 NEO와의 싸움 이후에 수지가 '방금 저... 이상한거랑 싸운 거에 대해서 아무 얘기도 안 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랄세이는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네.. 뭐 그렇게 됐네요 이만 가죠' 하는 투로 얘기하는 것도 사실 랄세이가 이 모든 걸 함께 경험한 적 있는 크리스 속의 영혼이기 때문에 보이는 반응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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