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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ger than bigger] 1화앱에서 작성

deepk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8 17: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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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뒤를 보아도 새까만 풍경 뿐.
양옆을 보아도 새까만 풍경 뿐.
그제서야 난, 하늘만이 정답인 걸 깨달았다.

*







고요한 밤.
달빛마저 몸을 숨겨, 오로지 고요한 어둠만이 도사리고 있다.

"이걸로.. 3수도 끝났네.. 하하."
주변이 온통 고시원뿐인 고시촌 골목의 작은 편의점 앞,
희미하게 깜빡이는 가로등의 빛을 종이잔에 담아 한 잔.

오밤중에 홀로 외로운 곡소리를 삼키는 그녀는
올해로 3번째 국가임인고시에서 떨어진 고시생 조 문주였다.

"나.. 진짜 재능이 없는걸까아...?"

문주는 속에서 올라오는 눈물을 겨우 삼키며 빈 잔을 투명한 이슬로 채웠다.

"나...나아...
진짜 열심히 했는데에..."

괴로웠던 지난 1년..
아니, 3년간을 회상하며 스쳐 지나가듯 떠오르는 지난날의 아픔을 담아 한 잔.

"맨날 새벽가치 인나고... 히끅..!
남들 다아아 잘때도.. 히끅..!
난 잠도 안자고... 히끅.. 했는데에..."

말을 하면 할수록 문주는 터져나오는 설움을 참을 수 없었다.

"나 진짜 지인짜로오... 히끅..!
주글만큼 열시미 했는데에... 히끅..!
왜... 왜 안되는거야아.... 히끅..! 흑..! 흑.."

결국 문주는 뺨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흘러내리는걸 막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억지로 쌓여만갔던 응어리들이 갈 길을 잃은채 터져 나온 것이다.

문주는 빠르게 타들어가는 속을 적시기 위해 한 잔..
아니, 한 병을 들었다.

"이젠 나도 몰라아아!!"

술은 막힘없이 문주의 목을 타고 들어갔다.
위장이 차가워지는걸 느끼기도 전에, 문주는 눈 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는걸 깨달았다.

녹색 소주병을 깔끔하게 비운 후에야 그녀는 병을 내려놓았다.
동시에, 한껏 무거워진 머리를 책상에 박으면서.

"엄마.. 아빠... 흑..
나.. 이제 그만 할래요..."

"잠깐,
진짜 이대로 포기할거야?"

문주가 서서히 꿈속으로 빠져가던 그 때, 언제부터인지 문주의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검은 정장의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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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흑.. 아저씬 누구세요..?"
"한 때 꿈을 쫓았던 사람이지. 너처럼."
"꿈...?"
"그래, 꿈.
너 말이야, 마검사가 되는게 꿈인거지?
그 꿈, 내가 이룰 수 있게 도와줄게."

마검사.
국가이상재해관리국에서 공무를 집행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그들에겐 실제 이상재해를 관리할 수 있을만큼의 신체 능력이 요구된다.
마력을 매개로 사용하는 마법또한 당연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문주는 그럴 수 없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난한 형편때문에 학원은 다니지 못했지만, 그녀는 최선을 다했다.

중고로 산 교재를 몇번이나 읽어보고, 유튜브에 무료로 풀린 강의 영상은 물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몸을 단련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꼬박 3년.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마력을 끌어내지 못했다.

어째서일까,
정말 그녀의 선천적인 신체능력이 문제였던걸까?

"그치마안.. 난 못해요... 흑..
나... 3년이나 노력했는데..
또 떨어졌단말이야아아..."
"그래서 어쨌다는거냐?"
"흑흑.. 응...?"
"고작 3번 실패했다고 해서, 니 꿈을 접을 생각이냐고."
"그치만.. 그치만..."

문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남자의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에 대한 반론이 생각나지 않은것도 있지만,
아까전에 무리하며 비웠던 소주 한 병이 점점 그녀의 의식을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술에 약했던 그녀가 빈속에 술을 들이부었으니, 어쩌면 여태까지 버틴게 용한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치마안... 난.... 음냐.."
"후우..
꿈이라는건 그리 쉽게 접을 수 있는게 아니다."

남자는 정장 주머니 속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 테이블 위에 쓰러진 문주의 손에 쥐어주었다.

"꿈에서 깨면 그 주소로 찾아와라.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줄테니."

남자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어두운 골목의 작은 편의점 앞에서,
문주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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