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몸이 이상해.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메스꺼워 토할 것만 같고, 근육통을 느끼고 있어.

무엇 때문일까. 식중독 같은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해. 큰 병도 아닐 거고. 바로 일주일 전에 있었던 레이스 후 종합 검사도 받았었고...

그리고... 처음으로 트레이너 씨와 몸을 겹쳤었지.

지금도 그때 트레이너 씨가 나의 몸에 남겼던 그 흔적이. 그 감각이 하복부에서 울리듯이 남아 근육통에 더해지고 있어. 비록 평소의 상냥했던 그의 모습과는 다르게 거칠고 과격한....그런 뾰이를 했었지.

처음에는 무서워 떨며 받아내었던 나였지만. 평소 보지 못했던 거친 모습에 이상하리만치 격한 사랑을 느꼈어. 그와 나의 마지막 순간에, 그 희고 흰 체액을 다른 곳에 흘리지 못하도록. 그가 칭찬하고 아껴주었던 나의 다리로 그를 옭아매어 내 안에 전부 받아내었고,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더더욱 하복부가 떠는 것만 같아...

아. 잠깐만. 설마?

설마. 나 그때의 일로 임신해버린 거야?

달력. 달력 어딨지?

으으.. 부끄러워서 숨겨 놨었는데..

...배란일이였구나..

나. 정말로. 그 한번만으로 임신? 나 트레이너 씨의 아기를 가져버린 거야?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나 그러면 트레이너 씨와..

결혼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맞아. 트레이너 씨.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준 트레이너 씨. 나를 거칠게 안아주면서 사랑을 속삭여준 트레이너 씨..결혼하면 되는 거야.

모두가 축하해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결혼을..언젠가 에어그루브 선배가 했었던 그런 결혼식을 올리는 거야.

...상상만 해도 정말로 아름다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져.

그럼 먼저 트레이너 씨를 만나러 가볼까.. 산부인과에 갈 때에는. '보호자'가 필요하잖아? 그럼 이제.. 어라?

트레이너 씨?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잠시 따라와 달라고? 응 마침 잘됬어. 나도 마침 트레이너 씨를 만나러 가는 중이었거든.

..여기에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트레이너 씨?

'두줄'? 어떻게 안거야?

검사해봤다고? 언제.. 혹시 내가 잘 때?

아니 내가 아니라고? 그럼 누구를?

트레이너 씨? 그게 무슨?

코로나라고? 검사 받아보니 걸려있었다고? 나도 검사 해보라고?

...잠깐만, 자가 검사 키트 남은 것 있어?

아...

두줄이네...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아니, 아니야. 우리 이제 어디로 가야해?

나 기숙사는 안될 것 같은데..

트레이너 씨의 집이면 괜찮겠지?

이제 와서 안된다고 하는 건 뭐야?

얼마 전처럼 과격하게 해도 되니까! 같이 지내게 해줘!

애초에 당신 때문에 걸린 거잖아! 책임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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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진짜로 임신도 했었던 거라니. 이것도 책임져줄거지?

...고마워.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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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져서 이걸로 써왔다.

어째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