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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 "네이처, 너랑 연애하는 거 너무 지겹다."

순애대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06 08:49:21
조회 5604 추천 98 댓글 21
														


[시리즈] 괴문서 모음집(22/12/06)
· [괴문서] 지금까지 쓴 괴문서 모음집



"네이처, 너랑 연애 하는 거 너무 지겹다."


트레이너의 그 말에, 나이스 네이처가 침묵한다. 한참 동안 이어진 그 침묵을, 그녀가 마침내 스스로 깨부순다.


"...그 말을 하려고 나온 거야?"


"응."


나이스 네이처의 트레센 졸업 이후, 네이처와 그녀의 전 트레이너는 네이처의 용기를 낸 고백에 결국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교제는 그로부터 2년간 이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 트레이너는 새로운 담당 우마무스메를 들여 그녀를 교육시키고 있고, 네이처는 대학서 상업을 배우게 되었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1주일에 한 두번 정도로, 둘 모두 그 정도 빈도의 만남에 만족하고 있었다. -최소한 네이처는 그렇게 생각했다.


네이처가 생각하기로, 교제는 지금껏 순탄하게 이어져 왔다. 함께 식사하고, 함께 카페에 가고, 함께 영화관에 가고, 함께 공원에 가고, 시장을 들리고, 술을 마시고... 그런 식으로 함께 추억을 쌓아왔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트레이너는 갑작스레 그녀에게 '연애 하는 거 지겹다.'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당장 저번 주만 해도 나에게 웃어줬잖아. 내 손을 잡아줬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 건데...?"


그러면서, 나이스 네이처는 전에 없던 표정을 지어 보인다. 평소의 가벼우면서도 잘 웃는 인상을 지우고, 미간을 좁힌 채 트레이너를 노려본다. 그런 그녀에게, 트레이너가 말한다.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건 아니야. 예전부터 너와의 연애가 지겹다고 생각했어."


"그럼... 지금까지 당신이 나에게 보여온 웃음은, 지금까지 당신이 나에게 내밀어준 손은... 뭐야..."


그 말에 대답치 않으면서, 트레이너가 계속해서 말했다.


"너랑 1주일에 한 두번씩 만나기 위해 집에서 나오는 거, 너무 지겨워. 아침에 만나서 저녁에 헤어지는 루틴도 지겨워. 명절연휴 같은 때에도 평소 데이트랑 같이 주변을 돌아다니고, 똑같은 식당에서 식사하고, 똑같은 영화관에 가고, 똑같은 카페에 가는 것도 지겨워."


그 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정말로, 지겨움이 느껴지는 목소리. 정말로 지겨움이 느껴지는 표정. 그런 말에, 네이처는 더 이상 그를 노려볼 수도 없었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하고, 고개를 떨구고, 자신이 손에 쥔 핸드폰을 바닥에 힘 없이 떨구었다.


떨어지는 네이처의 핸드폰을 트레이너가 잡아주며 그녀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네이처는 그 핸드폰을 받지 않는다.


"...내 핸드폰 비밀번호 알지. 당신 생일이야. 그 비밀번호 입력하고 내 전화번호부에 입력된 당신 번호. 직접 지워. 그걸로 끝내자."


"싫어. 아니. 못해."


"...그거마저 내가 직접 하라는 거야? 날 먼저 찰 거면 그 정도는 하라고!"


그러면서, 네이처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 때 그녀에게 보인 트레이너의 표정은-


"...웃어? 날 차놓고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고서?"


그 말대로, 트레이너는 웃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트레이너가 여전히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이쳐. 내 손바닥 좀 봐 볼래?"


"뭘 보라는-"


그녀는 그리 말하며 다시 시선을 아래로 했다. 그러면서 트레이너가 자신에게 내민 손을 보았다. 오른손에 쥐어진 것은 그가 잡아준 자신의 핸드폰. 그리고 왼손에 쥐어진 것은...


"...어...?"


반지 상자.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치 못한 네이처에게, 트레이너가 말한다.


"핸드폰 좀 받아줘.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하니까 반지 상자를 열지 못하잖아."


그 말에, 네이처는 아직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자신의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받는다. 그런 네이처를 향해, 트레이너는 무릎을 꿇고 자신이 쥐고 있던 반지 상자를 그녀에게 내민다. 그러면서 반대쪽 손으로 조심스레 상자를 연다.


"너랑 이런 식으로 1주일에 한 두번씩 만나는 거. 너무 지겨워. 나랑 함께 살아줬으면 좋겠어. 아침에 네가 나를 깨워줬으면 좋겠어. 아침에 네가 우리 두 사람을 위한 아침식사를 준비해 줬으면 좋겠어. 내가 출근할 때에 내 넥타이를 가다듬어 줬으면 좋겠어. 출근할 때에 나를 안아줬으면, 배웅의 키스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출근한 내가 트레센에서 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에, 네가 나를 맞이해 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함께 저녁을 먹고, 씻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정겹게 나누고,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들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한 뒤, 트레이너는 마지막에 이렇게도 말했다.


"명절에도 말이지. 주변을 돌아다니기만 할 게 아니라 네 본가나 내 본가를 너와 함께 방문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서 양가 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선물도 드리고, 우리 둘의 근황도 들려 드리고 말이야."


거기서, 네이처가 참아온 눈물을 흘린다.


"...트레이너씨. 바보야...? 그런 일상이 더 지겨울 건 당연하잖아... 평생 동안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평생 동안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아. 아니, 오히려 무척이나 행복할 거야."


그리 말하면서, 트레이너가 반지 상자를 네이처를 향해 좀 더 내밀었다.


"나랑 결혼해줘. 이런 일주일에 한 두번씩 만나는 연애는 끝내고, 부부로서 계속해서 함께 살아가자. "


그 말에, 네이처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쥐며 한 동안 울음을 삼켰다. 그런 뒤, 마침내 자신의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을 때에 손을 내리며 자신의 전 트레이너이자, 자신의 남자친구이자, 이제는 자신에게 청혼을 한 남자에게 짐짓 성을 낸다.


"아, 진짜! 이런 식으로 청혼하는 법이 어딨어! 진짜 실망했는데요! 이대로 돌아가버려도 저는 무죄 아닌가요!"


그렇게 말하며, 네이처는 마치 집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그런 그녀의 손을 잡으며, 트레이너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정말로 안받아 줄 거야?"


"...안 받을리가 없잖아. 진짜!"


그 말에, 트레이너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잡은 그녀의 손을 놔준다. 그런 뒤 그녀의 약지에 자신의 반지를 끼워준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와 계속해서 함께해 줘. 나의 영원한 주연. 나의 영원한 1착."


그 말에, 네이처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드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 상태의 그녀가 부끄러움이 잔뜩 담긴 웅얼거리는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제야 당신에게 1착이네. 트레이너."


명품조연. 아리마 기념 연속 3회 3등. 나이스 네이처는, 그렇게 트레이너의 마음에 1착으로 뛰어들어 그의 인생의 완벽한 주연 히로인으로 거듭났다. 물론, 그녀에게 청혼을 한 트레이너 역시도 네이처의 인생에 있어서 완벽한 남자 주인공이 되었음은 당연지사였다.



--- ---


그로부터 3달 뒤, 트레이너와 나이스 네이처의 신혼집. 지난 밤의 '밤일'의 여파로 인해 늦잠을 잔 탓에 급하게 출근을 하게 된 트레이너에게, 네이처가 트레이닝 메뉴며 노트북이 든 가방을 챙겨준다. 트레이너는 고맙다고 말하며 자신의 구두를 빠르게 신고, 네이처는 그런 그에게 "잘 다녀와요!" 라며 인사를 건넨다.


"아. 잠깐. 네이처. 이걸로 끝은 아니지, 솔직히."


"엥?"


"배웅 키스!"


"아니 지각한 날에도 그런 걸 바래?!"


"그거 없으면 안 가."


그렇게 되도 않는 땡깡을 부리는 트레이너에게, 네이처는 팔짱을 낀 채 웃음을 짓는다. 


"...어쩔 수 없네, 진짜..."


그러면서, 자신의 트레이너에게 사랑과 무탈의 기원이 담긴 입맞춤을 건넨다. 그 입맞춤은 배웅 키스 답지 않게 몇 초나 이어졌다.


"그럼, 진짜 다녀올게!"


그렇게 말하면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트레이너에게, 네이처는 반지를 낀 손을 흔든다. 


문이 닫힌 뒤, 네이처는 자신의 허리를 쭉 편다.


"읏차차. 그럼 나도 집안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그렇게 말하며, 네이처는 집 안 쪽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가볍게, 자신이 현역이던 시절 트레이너가 만들어서 선물해 준 종이 트로피들을 진열해 둔 선반의 정리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


어제 하루 종일 중마장 매운맛 괴문서가 올라와서 고통받으셨죠. 아침부터 캬라멜 마끼아또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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