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대의 문화가 있는 이 나라의 승마대회엔 당연하면서도 황당한 규정이 하나있다.

말을 타고 출전 할 것.

말을 타는게 당연한거 아님? 이 정상인의 반응이다.

하지만 이딴 규정이 있는 이유는 규정에 없다고 그냥 끌고와서 출전 시킨 해프닝이 다른 종목 그니까 경마에서 터졌기 때문이란다.

(작년 뭔 스웨덴 트로팅 더비인가 그거 우승마란다.)

스웨덴에 경마가 있냐는데...있단다.

하네스 경마. 

인기는 어느정돈진 모르겠고 아무튼 얘네도 경마가 열리긴 한다.

스웨덴의 첫 경마장인 예거로(Jägersro)가 개장한 1907년.

팔룬에서 열린 동계 스포츠 축제에서도 하네스 경마가 열렸다.

그런데 이 대회의 우승자가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길 바란다.)

그 지역축제?의 우승자는 스톨타(Stolta)

엘크 혹은 무스 그니까 말코손바닥사슴 암컷이다.

다시 말한다 말코손바닥사슴이다.

말이 아니다 말코손바닥사슴이다.

대충 이 스톨타가 사람손에 어쩌다 길러졌는진 모른다.

어미가 기차에 치여죽었다는 설과 익사해서 남겨졌다는 설 둘 다인데 아무튼 이 녀석은 근처의 관리인이 수습해 기른건 동일하다.

다 자란다음 대충 이렇게 기차역과 호텔을 왕복하는 택시일과 마차로 자재들을 옮기는 배달일을 하면서 지냈다가,

1907년 팔룬의 얼어붙은 호수를 달리는 하네스 경마에 나가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엔 딱히 말만을 타야한다는 규정이 없다 보니 가능했다고 한다.

사실 규정이 없다=해도된다 식으로 알아들어먹을줄은 그 누구도 예상못한거 같다만.

어찌되었든 우승하고나서 우승상품인 커피세트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무스를 타고 나온것도 나온건데 짐마차를 무스가 끌고다녔다?

이 어이털리는 사태를 들은 높으신 분들은 무스는 노동동물(혹은 사역동물)이 아니다! 라는 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마인데 말이 아니고 무스를 타고 나온것에 어이가 털린 양반 중 1명이 클라렌스 폰 로젠(Clarence von Rosen).

이 양반은 경마도 아니고 승마쪽에 더 연관이 깊은 양반이다.

승마를 올림픽 종목에 넣으려는 이 양반에게 스톨타의 사례가 승마에서도 터지면 매우 끔찍했으므로.... 

스웨덴의 승마대회엔 말을 타고 출전해야한다는 규칙을 굳이 만들었다.

그건 그거고 스톨타는 생활하던 장소가 수몰되면서 스톡홀름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여생을 보내다 1925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말딸세계에선 지들 경주하는데 갑자기 왠 동물이 튀어나와서 지들 이겨먹은 이 사태가 어떻게 남았을진 궁금하다만.

결론 : 규정에 없으니 해도 된다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