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선입마를 키워내는 것으로 이름 높은 팀 카나볼릭

그 팀의 에이스들이라고 하면 그라스 원더, 에이신 플래시, 사토노 다이아몬드다

팀의 주축인 만큼 트레이너도 그 셋에게 신경을 많이 썼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이들의 머리 속에도 다른 생각이 싹텄다.

이미 입증된 우마무스메 육성 능력, 혈통을 따져보면 트레이너 자신도 명 우마무스메가 많은 가문이다.

우마무스메는 본인이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대에 강한 우마무스메를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트레이너로도 훌륭하지만 배우자감으로도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그 트레이너가 어느날 2인용 온천여행 티켓을 가져왔다.

팀 카나볼릭은 실력우선주의.

이런게 생기면 당연히 상위권의 우마무스메들에게 주어진다.

트레이너는 세 우마무스메를 불러보았다.

" 온천여행 가고 싶은 사람 있어? 너희는 다 열심히 했고 결과도 좋았으니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

온천여행, 그것도 2인용이라고 하면 트레이너와 단 둘이라는 뜻이다.

풀어지기 좋은 분위기, 자신을 어필하기에도 좋다.

세 우마무스메에게 어떤 레이스보다 중요한 경쟁의 장이 열렸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해서 대뜸 자기가 가겠다고 하는 것도 트레이너에게 안 좋게 보일 수 있다.

스퍼트에 들어가는 순간이 중요한 선입마들답게 서로 치고나갈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먼저 튀어나온 것은 사토노 다이아몬드였다.

" 잘은 모르겠지만 최근 챔피언스 미팅 성적일까요? "

그렇다면 답은 사토노 다이아몬드다.

폭발적인 스퍼트로 영원한 우승후보 오구리 캡을 제키고 간발의 차로 캔서배를 따냈으니까

캔서배가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우승했다는 걸 잊어버렸다는 듯이 딴청을 피우는 다이아에게 그라스가 태클을 걸었다.

" 그렇지만 캔서배에서 저는 다른 팀 말들을 견제하는 역할로 뛰었는걸요? 제가 예전에 우승했을 때도 그만한 포상을 받은 적은 없고요. "

팀에 대한 공헌도, 그 전의 공로까지 공정성을 따지는 깔끔한 반격. 에이신 플래시도 거들었다.

" 저도 그런 역할로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다이아 양은 그쪽으로는 잘 못하니까요. "

"그렇지만 결국 경주에서 이기는건 에이스의 역할이고.. "

확실히 우위를 잡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풀악셀을 밟는다.

그리고 다이아의 공격은 나머지 두 우마무스메를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발언이네요. 전 지금이라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빠르게 끝나는 마일로 할까요? "

" 빠르다고 좋은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2400m 코스가.. "

" 3000m 코스 어때요? 강함을 가리려고 하면 장거리가 맞잖아요. "

은근슬쩍 자기가 유리한 코스를 잡으려는 세 말딸을 트레이너가 중재했다.

다들 훌륭한 우마무스메고 각기 다른 강점이 있으니까 레이스로 가리는 것보다는 다른 쪽으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 이유로 서로의 창의력을 가리는 2라운드가 열렸다.

" 곤란하네요. 연공서열로 할 수도 없고 말이죠 "

" 그건 나이 기준인가요 연차 기준인가요? 팀에 들어온 것은 제가 빠릅니다만 "

셋 중에 데뷔를 제일 먼저 한 것은 그라스 원더, 나이가 제일 많은 건 에이신 플래시다.

" 요즘 시대에 그런게 어딨어요! "

그리고 파릇파릇한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어느 쪽이라도 반대할 터였다.

" 이렇게 된거 추첨은 어때요? 사토노 가문의 최신 기계로.. "

" 다이아 양이 만질 수 있는 기계라는 뜻이네요. "

" 트레센 학원에 도박 기계를 들여온다라, 사토노 가문의 평판에도 안 좋지 않을까요? "

다음오로도 여러가지 방법이 나왔지만 역시 답이 나올 수 있을리 없었다.

이번에도 중재하는 것은 트레이너였다.

" 어렵네, 그러면 이렇게 하자. 다음 달에 낚시 갈건데 거기 풍경이 괜찮다고 하니까 이번에 안 가는 한명은 나랑 같이 휴가가는거야. 휴가 때도 트레이너를 보는 건 좀 그렇겠지만.. "

" 네? "

세 우마무스메가 동시에 대답했다.

온천여행에 트레이너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내가 이번달에는 일이 많아서 좀 힘들고, 너희도 간만에 가는 휴간데 나랑 있는 것보다는 비슷한 나이끼리 있는게 좋잖아. 셋이 평소에 경조사도 챙겨줄만큼 친하고, 어.. 이렇게 말하니까 낚시가 메리트가 너무 떨어져보이네 "

세 우마무스메는 평소에 서로에게 무슨 있는 일이 있는지 너무 잘 알았다.

그 핑계로 보내버린다음에 트레이너를 독점하려는 속셈이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트레이너와 한명의 우마무스메만 남는 일은 없었다.

어쨌든 트레이너는 그걸 보고 셋의 우애가 깊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트레이너의 중재로 레이스의 형태가 변한다.

트레이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먼 곳에서 단 둘이.

그깟 온천여행은 집어치우고 못 갈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

" 생각해보니 독일에서 부모님이 오는 걸 잊고 있었군요.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

" 어머나, 플래시 양이 일정을 헷갈리는 건 처음 보네요. 다음 달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

부모님 찬스는 소멸됐다. 그리고 부모님은 이쪽에도 있다.

"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요. 본가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

" 뉴스를 보니까 사토노 가문 회장님이 해외 출장을 간다고 하더군요. 온천여행 숙박권에 적힌 날짜와 겹치지 않나요? "

독일에 사는 부모님은 일정이 딱딱 맞으니 아웃, 재벌 회장님은 일정이 다 알려지니 아웃이다.

그렇다면 유리한 것은 그라스 원더일까.

하지만 그라스 원더는 남들이 사용한 방법을 그대로 따를 생각이 없었다.

" 둘 다 낚시는 싫어하니까 트레이너랑 제가 가는건 어떨까요. 세이운 양이랑 몇 번 해본 적이 있으니까요 "

" 다이아도 낚시는 좋아해요! 집에 낚시도구가 좋은 게 있으니까 그거 가져올게요. "

" 저도 독일에서 아버지와 같이 해본 적이 있습니다. "

" 플래시 양은 유학생이니까 이번 기회에 일본의 온천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 그라스 선배도 일본 문화는 좋아하시잖아요. 두 분이서 가면 될 것 같아요. 다이아는 괜찮으니까.. "

일정배틀부터 낚시와 온천 문화에 대한 토론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트레이너가 결단을 내렸다.

" 방금 내 돈으로 한명 더 예약했으니까 셋이 갔다오면 되겠다. 그것보다 너희가 낚시 좋아할지는 몰랐네 "

돈은 조금 아까웠지만 고생한 우마무스메들에게 공평하게 휴가를 주고 싶은 트레이너의 마음이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 그것보다 트레이너님 낚시는요? "

" 확실하게 정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트레이너씨 "

" 명안입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결단이 필요하죠 "

갑작스럽게 몰아붙이는 세 우마무스메의 공격에 트레이너도 많이 당황하고 있었다.

" 너희 갑자기 왜그래? 온천은 셋이 갔다오고 나는 그냥 다른 트레이너랑.. 야 야 너희 왜그래! "

그날 트레센의 밤은 그 어느때보다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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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클 싫어서 아예 뒷각질 올인했는데 아무나 어떻게 따왔으면 좋겠다.

실제 조합은 에이신 자리에 토숀데 토쇼는 좀 범죄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