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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괴문서] 트레센에서 해서는 안되는 언행 47번

ㅇㅇ(116.33) 2022.07.15 23:55:37
조회 6981 추천 120 댓글 34
														

「실례구만. 이래봬도 스포츠 학부 출신이라구?


100m 달리기도 11초대로 끊을 정도란 말이야.」


담당 말딸인 보드카와 라스트 스퍼트 자세 이야기를 할 때였다.


지금처럼 멋에 신경 써서 팔 다리를 쭉쭉 뻗으며 달리는 것보다


보폭을 조금 더 좁히는 것이 체형에 어울릴 것 같다는 어드바이스를 하는 중에


의견 차이가 생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보드카와 입씨름을 하던 와중 꺼낸 말이였다.


실제로는 트레이닝 이론 쪽 전공에 가깝고 말딸의 달리기와


보통 사람의 달리기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별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어쨌든 내가 은근히 자랑스러워 하는 기록이였다.


「뭐...? 트레이너 방금... 뭐라고...?」


나도 달리기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다는 말을 하려던 것뿐인데


보드카는 내 말에 꽤 당황한듯 한참을 말 없이 있다가 되물었다.


아니, 당황한 것을 넘어서 어째 좀 상태가 이상한걸?


숨소리도 갑자기 크고 거칠어졌고 얼굴도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내가 무슨 이상한 말이라도 한 것처럼...


「그냥 나도 어느정도는 뜀박질에 자신 있다는 소리야.


100m 달리기 최고 기록이 11초대라고, 말딸에 비하면 영 심심한 랩 타임이겠지만...」


「읏...! 트레이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보드카는 내 말을 끊고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감싸안고 외쳤다.


「나, 나 아직 성인이 아니란 말이야... 그런 말을 들어도...」


보드카의 대답을 들을 나는 지금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에 빠졌다.


아아, 혹시 100m 달리기 기록이라는게 요즘 애들 사이에서 쓰는 뭔 은어 같은건가?


「보드카, 뭔가 오해하는거 같은데... 무슨 숨은 뜻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글자 그대로 내 100m 달리기 기록이 11초 대라는 소리...」


「그만! 그만! 그, 금지야! 그 이야기는 이제 금지, 절대 금지!


특히 나 말고 다른 말딸한테는 그런 말 하면 안돼!


절대로, 절~대로 트레이너의 다, 달리기 기록이 어쩌고 그런 소리하면 안돼!」


양 손을 휘젓는 요상한 바디 랭귀지까지 섞어가며 보드카가 필사적으로 어필한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내가 꼭 트레이너가 달렸던 이야기... 들어줄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뭔가 의미심장하게 들뜬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라커룸 쪽으로 사라지는 보드카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스퍼트 자세 바꾸라는 이야기나 좀 들어줘. 보드카...


나는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지는 한계 따위를 생각하며 교문을 나섰다.


「어머. 트레이너 씨? 지금 마치셨나 보네요.」


교문 앞에서 불현듯 말은 걸어온 것은


말딸들의 레이스에 큰 관심을 가진 이사장 비서, 타즈나 씨였다.


「네. 타즈나 씨도?」


「네에.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오늘도 같이 영화 보러 가시지 않을래요?」


「아, 저는...」


집에 가서 교육 자료를 조금 손볼 생각이였던 나는 거절할까 했지만


문득 오늘 보인 보드카의 이상한 언행에 생각이 닿았다. 트레센에서 오래 생활한


그녀라면 내가 100m 달리기 기록을 이야기한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않을까?


「안그래도 새로 개봉한 영화 중에 관심 가는게 있었거든요.


같이 보러 갈 사람이 없어 곤란한 참이였습니다.」


유연하게 말을 바꾸자 타즈나 씨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상영작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한편을 보고나서 식사를 하러 간 라멘집, 음식을 기다리며


나는 조심스럽게 오늘 보드카와 있었던 일을 말했다.


「어머어머어머, 대담하셔라...」


내 말을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듣던 타즈나 씨는 입을 가리고 살짝 상기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후훗. 사춘기의 말딸에게는 다소 자극적인 이야기였겠네요.」


「...예?」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설명드려야 할까...


아무래도 보통 사람은 말딸에 비하면 신체적인 능력이 좋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아무래도 조롱의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 트레이너 씨가


'끼를 부린다.' 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예?」


「그것도 그렇고 동시에 본능적으로... 빠르게 달리는 수컷의... 그... 유전자를 어필하는거잖아요?


말딸 입장에서는 공작이 화려한 꼬리를 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요?」


「...」


「아시다시피 말딸들은 보통 사람보다 아주 약간 더 동물적인 부분이 도드라진다고들 하니까


그런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네요.」


돈코츠 두 그릇 나왔습니다, 점원이 내놓은 라멘 그릇을 두고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선배들이 전혀 안 그럴거 같은 행동들이 말딸에게 구애의 행위로 받아들여진다고 하던 얘기가 생각났다.


별 시덥잖은 농담을 진지하게 한다고 해서 한귀로 듣고 흘렸었는데... 진짜였다고?


보드카를 보게 되면 대체 무슨 말을 해야하지?


「신입 트레이너 분들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같이 지내시면서 익숙해지셔야 할 일이죠. 그나저나 100m에 11초면 정말 빠르시네요.」


「아하하... 네, 그런데 괜히 제 담당한테 못할 말을 한거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네요.」


「너무 걱정 마시고, 기분 푸세요. 오늘은 제가 살테니까 사케 한잔 하시겠어요?」


「아, 아뇨... 저 술은 잘 못해서...」


「괜찮아요. 괜찮아요♪ 오늘은 금요일이고, 제가 모셔다 드릴테니까...」


평소와는 조금 다른, 거절하기 힘든 프레셔를 풍기며 타즈나 씨는 사케를 주문했다.


그뒤에도 영화며 레이스, 트레센의 이야기를 하며 타즈나 씨와 잔을 나눴고


나도 모르게 주량보다 오버해서 마시게 되었다.


「트레이너 씨...? 훗훗후... 눈이 풀렸네요?」


「아, 이거... 면목 없습니다... 조금 어지러워서...」


「아아, 이럼 어쩔 수 없네요. 저희 그럼 나가서 잠시... 쉬다가 갈까요?」


너무 마셨나, 어쩐지 타즈나 씨의 모자가 움찔움찔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뭐, 별 일 없겠지. 저번에 모텔까지 갔을 때도 좀 걱정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타즈나 씨는 믿을 수 있는 분이니까...


그렇게 나는 타즈나 씨의 어깨에 기대 가게 문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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