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2는 전역하고 봤으니 한 4, 5년 됐고.. 시즌3는 나온지 모르고 있다가 작년에서야 챙겨봤는데 그 다음 90년대 나온 영화판은 영 손이 안 갔음.

시리즈가 다 그렇긴한데 유독 시즌3 자체가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상징 투성이기도 하고 그런지 당시에 이런 영화를 보고 곱씹어가며 해석할 여유도 없고 개인적으로 독특한 세계를 이해할만큼 텍스트 읽는 능력도 없어가지구.. 근데, 오늘 뭐에 씌였는지 영화판 fire walk with me 후루룩 챙겨봤는데 참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시즌1,2 는 우스꽝스럽게 과장된 캐릭터 코미디 극과 미술적 표현이 메인이고.. 시리즈 팬들로 하여금 해석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장치로서만 떡밥들이 던져져 있었음. 물론 이런 사전 이야기가 있기에 데이비드 린치 맘대로 시즌3에서 좀 애매한 떡밥들을 상세히 설명할 기회가 생긴거겠지... 오늘 돌이켜보니 시즌3랑 영화판은 진짜 무서우리만치 요즘 사회를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드네.

어느 시대나 다 살기 힘든 시대였겠지만 (고대, 중세, 근대 가릴 것 없이) 요즘 사회가 난 진짜 병들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어느때보다 혼돈의 시대이기 때문이라구 생각함. 트윈 픽스에서도 그런 은유가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개인의 순수성을 '악귀' 의 대리인 (로라 팔머의 아버지)이 야만적으로 파괴하는 시대라 더 그런거 같음. 사회를 살펴보면 자기가 악마의 대리인이 된건지도 모르고 알더라도 이를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비유컨대 정말 원시사회에선 아버지가 딸을 겁탈하는 것이 죄악은 아니였을거야 그 당시 사람들은 말그대로 짐승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호모 사피엔스어쩌구가 뭘 알았을까? 그냥 본능적으로 약자를 착취하고 정복하는 사회였다면 요즘 사회는 자신의 딸을 겁탈하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악에 굴복하고 욕심에 눈이 멀어 악행을 마구잡이로 저지르는 사회라는 것, 그런 점에서 데이비드 린치라는 감독은 이런 순수성이 사라져가는 사회에 대한 아쉬움 경고를 담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