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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식 리뷰 (끝)

ㅇㅇ(59.5) 2017.11.30 09:30:35
조회 2084 추천 2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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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본방 봤고, 그날 밤과 다음 날 갤 글 읽었고, 보는 눈이야 대략 비슷하지 뭐. 조금씩의 차이뿐이지. 


그래서 추가로 할 말 같은 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호세희 둘이서 종영 소감 들려주던 메이킹, 그걸 보는데 문득 전에 본 메이킹이 떠올랐다. 찾아서 보다가 이걸 엮어서 마지막으로 적으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거 적고 간다. 혐생 시작 직전이라 시간이 많지 않아서 중간에 이상하게 읽혀도 넘어가주라.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식 리뷰의 끝은 지호세희 본체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영사에서 누군가 ‘서로를 사물에 빗대 보라’ 질문했어. 지호 본체는 세희(본체)를 책상이라고 말하더라. (세희는 지호(본체)를 그 뭐지, 애들 갖고 노는 (손 꼬물꾸물) 식으로 답했고) 그땐 그냥 이 둘은 정말 무슨 짓 무슨 말을 해도 케미가 돋는구나! 하고 웃음 짓고 넘겼지.  


그런데 그게 제법 적절한 비유였던 것 같아. 세희는 ‘책상’ 이란 거. 


서로가 처음 만나 계약 결혼에 동의하고 실행할 때까지 지호에게 세희는 그만의 공간 어느 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존재를 하되, 자기가 개입하여 동작과 변모를 할 가망이 없어 보이는 존재였던 것 같아. 재료도 구조도 방식도 이미 결정된 존재. 즉, 타인의 성격을 갖는 존재. 


그 사이 고양이 대신 자기를 데리러 30분을 뛰어 올라왔고, 입맞춤에서 키스로 남해의 현장학습 시전이 있었고, 함께 잠든 하루가 있었지. 이런 스텝들을 밟아가면서, 결정적으로 정민이 나타난 이후로부터 좋아하는 수준에서 사랑으로 도약할 단계에 이르면서 지호에게 세희는 어쩌면 갈망의 마음만큼 혼란이나 혼동이 컸을지도 모르겠어. 나는 키워가는데 너는 과연 어느 만큼 책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타인 같은 존재에서 벗어나 나와 같은, 나와 하나인, 그래서 나와 공동이요 공유인 존재인 것일까, 너는 얼마나 그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처음 지호에게 결혼은 안전하고 자연스럽고 그리고 편했을 텐데 시부모, 그리고 세희란 책상이 속한 집과 함께 이제는 부담스럽고 의심스럽고 불편한, 수비 대상만 더해주는 조건이 되었을 테고. 그래서 감행했겠지. 도망이든 탈출이든. 나를 보자. 살과 뼈조차 사라진 뒤에 내게 뭐가 남는지. 그리고 너는 과연 책상을 벗어나 네 집과 방을 벗어나 나에게 올 수 있을 것인지. 


지호의 별주머니는 의문이란 구름 한 점 없이 그리움, 보고픔으로 가득 차고 그래서 돌아왔는데 세상에나 책상이 움직이더니 화를 내네. 책상이 제 발로 걸어 나왔네. 그렇게 그의 방문이 열렸네. 그가, 내가 우리가 19호실 문을 열었네. 또다시 다치게 할까봐 또다시 죽지 않는 말을 줄까봐 봉인되었던 문, 세희와의 계약 결혼을 슬픈 변명으로 둘러대면서 작가가 되겠다고 한 꿈도 한 번으로 갈망한 사랑도, 변명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분명한 자기 선택의 우선순위도 이유도 없이 소극적이던 문을 열었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정서, 우리 사랑만을 우선하고 거기 충실하면서 살고자 하네. 이 결정이 나 혼자의 것이 아니니까, 이번 생은 처음이자 이번 한 번뿐이니까, 이번 생 내 사랑은 당신 하나이니까 하나뿐이라서 전부인 그것, 사랑에 따라 살고자 하네. 


뭐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15회와 마찬가지로 머리로 이해해야 넘어갈 수 있는 16회였는데 그래도 덕분에 16회에서 이런 지호 설정 아니었다면 보기 어려웠을 진풍경을 많이 봤다. 지호 새 모습을 본 건 사실 크게 기억나지 않고 (주로 나레이터였으니) 세희는 새롭게, 남다르게, 놀랍게 봤다. 몰라요, 내 꺼 하트 이런 건 정말이지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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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호 입을 통해서 자기가 한 말은 지킨 것 같아. 남해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키스는 해피엔딩인데 그건 그 이후의 진짜 이야기(현실)는 별 관심 없거나 판타지가 아니라 재미 없거나 그렇다는 거, 그런데 영화 졸업의 장면처럼 나는 그 이후의 이야기에 눈이 간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생각보다 그렇게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상 엎고 시어머니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울고 정도라면 견디고 버틸 수 있다. 새 판을 짜고 사랑에 해하는 일 없게 하면서 잘 살아라.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     


물론이지. 당연하고. 유감이었던 점들, 꽤 많아서 적으려면 다섯 장도 거뜬히 쓸 수 있는데 


(누구나 첫 사랑, 처음 사랑에는 헛발질 하지. 그런 점에서 지호에게 (액체괴물 같은?) 이해가 다 가지는 않지만 그에겐 그럴 수밖에 없었을 사랑의 성장통을 설득력 있게 쓰고 구성하지 못한 것, 후반부에는 지호를 거의 나레이터로 활용한 듯한 것, 사소하다고만은 결코 볼 수 없는 뻔한 오류들, 지호수지호랑, 세 친구들은 하나같이 결혼선언을 먼저 하여 흔한 통속적 여주인공들과 다르게 그렸을지 몰라도 후반으로 갈수록은 서로의 결혼과 사랑에 바쁘고 치였던 것인지 연락망 이상 나오지 않은 것, 수지상구는 비교적 시원하고 참신해서 괜찮지만 호랑이의 선택은 그 이전이 현실적이고 공감이 커서 지호의 결정만큼 중요했다고 보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골인하는 장면만 보여준 듯한 것 등등 등등등 기타 등등등) 


그래도  “웃기시네” “지랄하고 앉아 있네” 세희 장모님과 세희의 이 말로 갈음한다. 이보다 더 유머 섞인 통쾌한 욕이 어딨겠어. 그리고 스스로도 알고 있다고 하잖아. 세상은 우리를 또라이라고 부른다고. 자기들도 안다는데 더 뭘 말하겠냐고. 


세 커플 본체들 호흡이 참 좋았고 이런 케미 어디 또 있겠나 했을 만큼 어울림이 좋았다. 이건 어마어마한 것이었지. 연출의 톤도 난 좋았다. 무리수 없이, 허세 없이 특히 인물을 보여줄 때 군더더기 없이 인물 확 크게 잡아주는 씬들 덕분에 우리 커플 즐겼다. 엄마와 딸, 아버지와 세희 부자 용모도 정말 은근히 비슷해서 캐스팅 감독에게 고맙고 마지막회에서 거슬렸던 걸 고백하지만 그래도 초겨울 책과 시를 건네 받듯 접하고 음미한 것도 좋았다. 음악도 좋아서 혼자서도 흥얼거린다.  


종방연 서폿 글 고맙게 봤다. 집사들 대표들 정말 수고 많았고 중간에 보고 앞을 달리고 끝에 가서야 본방을 따라 잡아서 갤에서 집사로 즐긴 시간이 짧았던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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