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는 이 글과 앞으로 쓸 레그니차 전투, 모히 전투 글 주요 출처는 Ars Bellica, DFT Tarih, Kings and General(youtube)임. 시청각 자료로 아틸라 1212 커스텀 배틀영상(

※ 팍스 몽골리카 - 제국이 된 몽골

칭기스칸의 셋째 아들이자 몽골제국의 적극적인 해외팽창을 주도한 오게데이 칸(Ögedei Khan). 어떻게 읽는지 언어마다, 국가마다 다름. 칭기스칸의 첫째아들이 일찍 죽은 후 칭기스칸은 셋째인 오고데이에게 제국을 물려줌.

몽골제국은 이제 더이상 유목민족이 아니었음. 칭기스칸의 아들 오게데이 칸은 공물 기반에서 세금 기반 경제체제로 변경하고 화폐를 발행, 수도를 건설하고 법을 제정했으며 지난번에 얘기했던 역을 제국 곳곳에 설치해 빠른 정보전달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음. 또한 역시 지난번에 얘기했듯이 몽골은 다른 유목민족은 복속시켜 몽골군에 복무하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책을 폈음. 애초에 당시 몽골 사상은 자신들은 늑대이고 세상은 양이니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겼고, 감히 종교를 핑계로 대들지만 않으면 양들이 뭘 믿던 관심이 없었음.

그리고 팍스 몽골리카는 몽골이 주도하는 질서, 이게 옳다 그르다 떠나서 제국체제가 확립되었다는 것을 뜻하는거니까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 몽골군 지휘체계

국가를 형성하기 전 부족단위 군대는 장비, 전술, 편제, 보급도 다 다르지만 결속력이 강함. 하지만 이런 부족들이 모였을 때 해당 부대를 지휘할수 있는건 그 부족 출신 지휘관 밖에 없음. 이유는 간단함. 모르니까. 한국군 장교가 프랑스부대로 배치받아 중대장으로 임무수행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다 다시 배워야 되고 부대원들도 이 장교의 지휘능력에 의심을 가질수 있음.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군대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특수부대처럼 여겨질수도 있지만 반면에 보급, 손실 시 충원, 운용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음. 토탈워로 비교하면 유닛이 같은 경 궁기병인데 같은 스펙, 능력을 가진 놈이 하나도 없어서 하나 하나 스펙을 일일이 확인하며 지휘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편할 것. 게다가 어떤 유닛은 무슨 이상한 처음보는 스킬 갖고 있고 어떤 유닛은 남들 다 하는 불화살도 못 날림. 그런데 거기다 병력 손실이 발생해서 충원하려면 징집한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

이에 반해 타 정주민족의 군대는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지면 동일한 장비, 훈련, 편제, 전술, 보급을 실시하기 때문에 지휘관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지방에서 온 부대라 하더라도 국가 표준 장비와 전력을 가지고 있고 표준적인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 토탈워로 치면 부산에서 징집한 보병소대나 서울에서 징집한 보병소대나 같은 장비 갖고 있고 같은 스킬 갖고 있고 같은 이동속도와 같은 공/방어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됨. 게다가 이렇게 일체화 되어 있기 때문에 충원도 아무데서나 데려와서 충원해도 됨.

전에 유목민족의 한계 편에서 얘기한 점이 바로 이거임. 하지만 칭기스칸은 제국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대를 타 정주민족의 군대처럼 획일화하지 않음. 몽골군 편제를 보면 알겠지만 몽골군 부대는 한 부족, 같은 이웃들끼리 한 부대를 이루어 활동함. 한명이 탈영하면 나머지를 처형하는 식으로 통제를 위한 행위이기도 했지만 효율을 극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기도 함. 몽골군 십인대, 백인대, 천인대는 부족단위 군대임. 부족끼리 장비, 전술, 사용하는 장비가 다 다르다보니 이들을 지휘하는 지휘관은 그 해당 부족 출신 지휘관이 되어야함.

※ 임무형 전술

그리고 그 부족부대의 능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이 부족 출신 지휘관임. 사령부, 고위 지휘관 입장에서 A,B,C 방식으로 접근해서 D,E,F를 먼저 G,H,I 전술로 공격해서 J,K,H 순서로 점령하라. 라고 명령을 내리면 안됨. 왜냐하면 상부지휘관은 이 부대의 능력에 관한걸 모르거든. 그래서 몽골군은 큰 그림만 그려주고 나머지 세부사항은 하위제대 지휘관들에게 맡기는 방식을 선택함. 명령서에는 "며칠까지 여기 점령해라", "계속 카이팅 하면서 활 쏘다가 각 잡히면 돌격해라" 딱 한줄씩만 써 있음. 작전을 실제로 계획하고 실행하는건 전부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에게 맡겨버림.

징집군에서 군생활하면서 병신들을 많이 본 갤럼이라면 "뭐요? 하위 제대 지휘관 재량?" 하면서 의문을 표하겠지만 몽골군은 유목군대임. 병신이거나 약했으면 이미 죽고 없음. 지휘관 재량 자체는 자기 부족 부대원들이 지휘관으로 뽑은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상황임. 숙련된 지휘관들은 자기 부대 능력과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전술을 수정해가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싸웠음.

보통 군의 전력이 약하거나 자질이 떨어지는 군대가 모든 행동을 사령부급 상부지휘관의 지시에 따르도록 하고(소련군) 지휘관 자질이 뛰어나다고 믿는 군대가 이런 식의 임무형 전술을 채택함(프로이센군도 이랬다고 함). 토탈워 아틸라 하는데 궁기병 하나 하나를 개별 AI가 지휘하게 해서 적이 접근하거나 적이 사격을 가하면 도망쳤다가 적이 다른 아군을 공격하려 방향을 돌리면 다시 돌아와 화살을 쏘다가 적이 등을 보이면 차징을 넣는다고 생각해 보면 편할 듯. 이게 몽골군 전투 방식이었음.

※ 바투의 출정 - 레그니차 전투 전까지.

칭기스칸의 첫째아들 주치의 아들, 바투. 즉 징기스칸의 장손인데 첫째가 가장 멀리 있는 땅을 물려받는 몽골의 관습에 따라 러시아쪽 땅을 물려받게 됨. 덩치가 크고 토론시에는 자기의 인성으로 상대를 끌어들일수 있는 대인배였다고 함. 그래서 저항했던 도시를 점령하면 두발 달린 짐승은 싸그리 잡아죽였음. 물론 이 두발 달린 짐승들은 늑대가 아니라 양이니까 상관없음.

1229년, 바투는 13만 몽골군을 이끌고 유럽으로 향함. 자기들끼리도 분쟁중이라 통합도 안되었고 겨울에는 몽골군이 움직이기 힘들것이라 생각했던 볼가강 일대(스탈린그라드 생기는 그 강) 불가리아 세력은 순식간에 몽골에 점령되었고 크림반도 와 그 일대의 킵자크족들은 헝가리로 망명함. 1237년 여름쯤이 되면 돈 강 동쪽 전체가 바투의 점령지가 됨.

몽골군은 돈강을 넘어 당시 러시아 일대에 있던 여러 공국 진격하기 시작해서야 그래도 저항다운 저항을 만나게 되는데, 바투는 자기 사절을 죽이고 결사항전 의사를 표한 블라디미르 공국을 먼저 점령했고, 연합군이 모이기도 전에 순식간에 블라디미르 공국이 전멸하는 것을 본 많은 주변 유럽 도시들이 항복해버림. 이제야 저항다운 저항을 만난 바투는 키예프를 앞에 두고 우선 돈강 너머로 다시 군대를 돌리는데, 남부에 코카서스 지역에서 진격중이던 아군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변 일대의 유목민족에서 징집을 실시함.

다음 편에는 신호체계와 레그니차 전투를 쓸...수도 있을것 같음.

넬슨 일대기, 넬슨의 그녀들 5(完) : https://gall.dcinside.com/m/ttwar/560832

무기, 갑옷 제작 - 철 제련법 1 : https://gall.dcinside.com/m/ttwar/579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