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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글 덧글에 누가 언급해준 마자르족, 페체네그족, 쿠만족, 훈족, 파르티아인과 같은 이유에서임.

이들은 유목민이거나 반농반목적이라는 특성, 그리고 부족적이거나 봉건적이라는 특성을 지니는데 이는 고구려 역시 마찬가지였음.

유목민, 혹은 반농반목민적 특성을 가진 민족들은 알다시피 비록 인구가 소수일지라도 성인남성 대다수를 전투병력으로 동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그리고 이런 민족들 대다수가 기마민족이기에 자연히 대규모 기병을 동원하기가 용의했음.

하지만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적은 인구에서 많은 병력을 뽑아낼 수 있었지만 반대로 큰 병력손실을 입으면 생산인구 상당수가 증발해버림.

이때문에 파죽지세로 흥하던 민족이 한두번의 대패로 어이없이 멸망해버리거나 그대로 국운이 기울어져 버리는 경우가 아주 비일비재했음.

초기 고구려 시절에 위나라에게 수도가 털린 사례는 아주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음.

이럴 경우 해당 민족이 부족적이거나 봉건적 특성이 강할수록 피해는 더 커짐.

예로 들자면 부족 전체가 다함께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페체네그족은 레부니온 전투와, 베로이아 전투에서 대패한 이후 민족 자체가 소멸되어 버렸고,

2백년동안 남부 러시아를 집요하게 공격하던 쿠만-킵차크 부족 연맹(폴로베츠라고도 불림)은 몽골인들에게 단 한차례의 전투에서 회복불가능한 타격을 입고 위 짤에 나오는 저 거대한 영토를 상실했으며,

거의 전 유럽대륙에서 약탈을 벌이며 맹위를 떨치던 마자르족 역시 레히펠트 전투에서 대패한 것을 기점으로 세가 크게 위축되고 결국 유목민 -> 반농반목 -> 정착민으로 변모하게됨.

다만 고구려는 여진족, 페르시아인, 고대 게르만족들처럼 반농반목에 속했음.

이들은 말 그대로 반은 유목을 하고 반은 농경을 하던 민족을 말하는 것으로 유목민들 보다는 위의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음.

부족연맹체계에 가까운 고대 게르만족을 제외하면 대부분 봉건적이라 핵심 귀족들 다수가 전사해버리면 세가 크게 위축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이들은 확실한 영토를 점유하고 실질적으로 통치했기 때문에 항상 재기의 기회가 있었음.

고구려 역시 부족연맹에서 시작해서 봉건국가로 발전한 반농반목 국가였고, 후에 어느정도의 중앙집권화와 농경화가 이루어졌다한들 이 정체성은 멸망할 때까지 그대로였음.

초기 고구려의 전투력이 들쭉날쭉했던 것, 후기에 훅 멸망해버린 사유는 위에 열거한 것들을 종합해 보면 답이 나옴.

적은 인구, 반농반목 경제, 부족연맹에서 발전한 봉건주의 체계, 소수 고구려인이 다수의 주변 민족을 지배하던 구조 등이 맞물려 강력한 전투력과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적 내구력을 가지게 된 거임.

고구려는 이 문제를 극복해보기 위해 한반도 남부를 향해 지속적인 팽창을 하는 등(복속이나 약탈이 목적이 아닌 확장전쟁이었음)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가장 성공적인 것 중 하나는 요동반도의 요새 방어라인이었음.

몇몇은 이 요동 방어라인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것이 고구려의 약점이었다 평하는데 한반도 남부를 손에 넣지 않는 이상 이는 고구려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었음.

이 요동의 방어라인 덕분에 고구려는 태생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것에 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