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CA가 모티브를 얻은 인물은 다웟이랑 싸웠다가 슬링맞고 죽은 블레셋 장군 골리앗(Goliath). 파탈워 시기상 골리앗이 직접 등판한건 아니고, 블레셋 군사 지도자 이미지랑 이름을 차용했다고 볼 수 있음.

2005년, 이스라엘 고고학팀이 블레셋의 대도시 중 하나가 있었던 텔 에스 사피(성경에서 가스Gath라는 이름으로 나옴, 골리앗이 태어난 지역으로 알려짐)가 발굴되면서 철기 시대의 시작(기원전 1000년-기원전 925년) 때 만들어진 텔 에스 사피 비문이 출토되었음.

이 비문에서 나온 두 이름(ʾLWT and WLT)은 성경에 등장하는 골리앗(Goliath, גלית‎, GLYT)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비슷하게 고대 아나톨리아에서 사용되었다가 사멸한 카리안어에서 울리아트(Uliat)라는 이름이 확인되기도 함.

Roger D. Woodard 교수는 아나톨리아 남동부 의성어를 바탕으로 히브리어 골리앗과 리디아어 왈웨테스(Walwetes)의 조상 형태의 언어가 왈와타(Walwatta)라고 제안했고, 이 해석을 따른다면 골리앗의 이름 유래는 사자-인간으로, 인도유럽 지역의 짐승 전사 영역에 배치된다고 함. 아마 파탈워를 만드는데 이 해석을 썼을 가능성이 유력하지.

결론을 내리자면 왈웨테스라는 이름은 성경에서 블레셋 장군으로 등장하는 골리앗(정확히는 블레셋 군사 지도자 이미지를 차용) + 리디아어 이름을 붙여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임. 

헤라클레스, 이올라오스, 에로스의 모습을 묘사한 부조. 기원전 4세기 에트루리아 의식용기

기원전 7세기 청동으로 만들어진 누라게 문명인의 모습

다음으로 소개할 캐릭터는 셰르덴 팩션의 리더로 등장하는 이올라우스(Iolaus)임. 위의 왈웨테스가 골리앗의 이미지 + 리디아어 이름을 붙여서 창작한 캐릭터라면 아래의 인물은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의 종자로 나오는 이올라우스 + 샤르데냐(사르디니아) 섬의 이름 유래가 되었다는 사르두스 전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음.

그리스 신화에서 이올라오스는 이피클레스와 아우토메두사(그리스 도시 메가라 알카투스 왕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고대 그리스 도시인 코린토스 왕가의 시조가 되는 인물임. 신화상 헤라클레스의 전차장 겸 종자로 나오는 인물로, 유명한 행적으로는 헤라클레스가 히드라를 퇴치할 때 도와준 전적이 있고, 헤라클레스는 과거 세 자녀를 죽인 것이 떠오른다는 트라우마로 아내 메가라를 이올라오스에게 주어 결혼시켰다는 이야기가 있음.

이올라오스는 후대에 샤르데냐 섬과 엮이는데, 가장 처음 기원전 1세기 그리스의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켈루스는 이올라오스가 헤라클레스에 의해 샤르데냐 섬으로 보내졌고, 테스피우스의 50명의 딸들과 혼인에 9명의 아들들을 얻어 샤르데냐 섬을 개척해 이올레이 사람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기록했음.

이후 3세기 라틴어 문법학자 솔리누스는 이올레이(고대 샤르데냐 섬에 살았던 누라기 문화인)의 유래가 이올라오스에 의해 명명되었다고 기술했고, 6세기 킬리키아의 심플리키우스는 아리스토텔레스 8권 주석에다 헤라클레스가 테스피아인들로부터 얻은 이올라우스의 식민지와 함께 사르데냐에 온 아홉 영웅의 시체를 보관하고 보존한 장소가 유명한 신탁이 되었다"고 적기도 했음.

아무래도 이올레이인들의 이름 유래를 이올라오스랑 엮여서 생겨난 전설이 아닐까 추정됨.(비슷하게 그리스인들은 스키타이인 이름 유래가 에키드나랑 헤라클레스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들 중 하나에서 나왔다는 기록을 헤로도토스가 남긴 바 있음.)

다른 이유로는 바다 민족 중 하나인 셰르덴의 기원이 로마 침공 이전까지 샤르데냐 섬에서 고유문화를 꽃피운 누라게 문명인들(기원전 1700년경 - 기원전 3세기 사이)이라는 설이 있어서 마침 샤르데냐 섬과 연관전승이 있는 이올라오스를 차용한거 아닐까? 그거랑 파탈워 시기에 누라게 문명인들이 무슨 말을 썼는지를 알 수 없으니 이올라오스라는 이름을 쓴 것도 있을거임.

사르두스의 이름이 적힌 로마시대 동전

파탈워 이올라오스의 또다른 모티브가 된 인물로 추정되는 후보는 사르두스(Sardus)인데, 기원전 1세기 로마 시대 역사가 살루스트(Sallust)의 기록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임. 그는 헤라클레스의 아들인 사르두스가 리비아에서 샤르데나 섬으로 건너와 섬을 정복하고 자신의 이름을 섬에다 붙였는데, 이것이 샤르데냐(사르디니아) 섬의 유래라고 기록했음.

기원후 2세기 지리학자 파우사니아스는 살루스트의 이야기를 확인했는데, 그는 사르두스의 아버지가 마케리스(Makeris)로 샤르데냐 사람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원래 섬 이름을 이크누사에서 사르디니아로 바꾸었다고 저술했음. 여기서 마케리스에 대한 해석은 리비아인 이름 

Mecur, Macer를 변형한 것이라는 설과 페니키아의 힘과 영웅의 신 멜카르트의 다른 이름으로, 멜카르트가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에게 헤라클레스와 동일시되었고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와 구분하기 위해 티레인들의 헤라클레스로 불렸다는 것임. 

파탈워에서 이올라오스에 대한 정보가 더 풀리면 사르두스에 대한 내용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임.

바다 민족들의 시작 위치는?

엘웨테스는 현재 맵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공백지로 남아있는 소아시아 서부나 크레타 섬(인게임에서는 반이 잘려서 나옴) 스타팅이지 않을까 예상해봄. 펠레세트의 기원에 대해선 그리스 지역이 유력하긴 한데, 굳이 리디아어 이름을 붙여준걸 보면 소아시아 서부와도 연관되어서 나오지 않을까. 펠레세트 = 블레셋 가설을 차용한 만큼 캠페인 최종 목표는 가나안 남부지역을 점령하는게 있을 가능성이 높음.

이올라오스는 누라게 문명이 있던 샤르데냐 섬이 캠페인 맵에 짤린탓에 샤르데냐 섬 스타팅은 아닐 것으로 보여짐. 파탈워 맵확장하겠다고 CA가 약속하긴 했는데, 이것도 잘해봐야 현재 맵에서 미구현된 소아시아 서부, 에게 해 연안 정도가 한계일 가능성이 높아서 셰르덴은 리비아 지역이나 이집트 쪽에다 놔두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결론 요약

- 왈웨테스, 이올라오스는 원래 있던 인물은 아니고 사실상 이름만 가져온 CA 창작 캐릭터들. 원래 바다 민족 지도자들에 대한 기록이 없는 수준이다보니 만드는데 고생하긴 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