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비

Green Rain

(우르자그 vs 임릭)

'그린스킨이라. 하! 짐승 같은 놈들.'

칼레도르의 대공은 충실한 미나이스니르의 불타는 숨결을 피해 도망치는 반라의 오크 무리를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원시적인 전쟁 기계가 던지는 돌멩이는 드래곤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습니다. 드래곤들은 돌 하나하나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대체 저 야만인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드래곤 프린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임릭은 그린스킨의 우두머리를 발견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쓴 오크는 싸울 생각도 하지 않고, 속세에 신경 쓰지도 않는 듯 언덕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제 재미있을 정도였습니다. 저것을 살려서 광대 노릇을 하게 하면 어떨까요? 임릭은 잠시 그 생각을 즐겼지만,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저런 불결한 존재는 그의 궁정을 더럽힐 수 없었습니다.

오, 그는 우르자그의 의도를 하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새비지 오크 샤먼은 고크와 모크의 힘이 몸과 정신에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면 아래에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칼레도르의 대공은 곧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구름에서는 비 대신 초록색 불덩어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임릭은 자기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는 소중한 드래곤들이 고통스럽게 포효하며 하늘에서 추락했고, 녹색 화염구에 닿은 충성스러운 병사들은 벽난로에 던져진 장난감 병사처럼 녹아내렸습니다. 그린스킨은 화염에 면역이었습니다. 오히려 활력을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고크와 모크의 예언자는 녹색 기운에 둘러싸인 채, 빙의된 듯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임릭은 그가 이 사악한 폭풍의 근원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원시적인 짐승은 드래곤 프린스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미나이스니르는 샤먼을 향해 날아가, 그를 잿더미로 만들 준비를 했습니다. 그때 우르자그가 그들을 발견했습니다. 이전에 그는 가면을 쓰고 미소 짓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고크에게 짧은 기도를 외치며 활짝 웃었습니다.

하늘에서 거대한 영체 손이 나타나 드래곤을 붙잡았습니다. 손이 힘을 꽉 주자 고통스러운 포효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미나이스니르는 온몸의 뼈가 마른 나뭇가지처럼 부러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손이 풀리자, 강대한 생명체는 땅바닥에 추락했습니다. 엘프들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고, 대열을 깨고 도망치다가 보어 보이즈에게 쫓겨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임릭은 온몸이 아팠습니다. 두 다리가 부러진 게 거의 확실했습니다.

"미나이스니르...." 대공은 겨우 말을 꺼냈지만, 그린스킨의 지도자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임릭은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스타 랜스가 근처에 있었습니다. 저걸 주울 수만 있다면...

"하지 마, 뾰족귀." 우르자그가 드래곤 프린스의 목을 움켜쥐며 경고했습니다.

"손 떼라, 이 더러운..."

우르자그가 몸 안에 있던 와아아아아! 에너지를 적에게 뿜어내자, 임릭은 울부짖었습니다. 이는 망가진 엘프가 감당할 수 없는 힘이었고, 그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우르자그는 그 재로 가면에 난해한 무늬를 그리며, 행복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오늘은 좋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