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라리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케인의 선택받은 자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오직 허리에 천을 걸치고 있었다. 한 쌍의 날씬하고, 병약해 보이는 노예들이 그와 함께 있었다. 그들은 상처투성이 팔들이 피로 젖은 스펀지로 툴라리스를 문지르고 있었다. 3 번째 노예는 바닥에 넓게 널부러져 있었다. 그녀의 수많은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사르콜 나르자(툴라리스의 부관)이 피흘리는 노예 위에 서 있었고, 이상하게 생긴 도구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도구는 마치 낙인을 찍는 도구처럼 생겼지만, 끝부분은 날붙이에 가까웠다. 각각의 날들은 케인의 상징을 완벽히 나타내고 있었다. 말루스가 바라보자 사르콜은 날카로운 도구를 노예의 옆구리에 찔러 넣었다.

'이게 네가 주인을 맞이하는 방식인가?(말루스는 해그 그래프만이 아니라 툴라리스의 전사들의 지훠권을 가짐)' 말루스가 툴라리스와 그의 수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툴라리스는 드라카우의 응시와 맞먹는 뜨거운 응시를 보냈다.

'난 오직 한 주인을 섬긴다, 다크블레이드. 그리고 넌 그 분이 아니다'

다른 엘프, 심지어 드레드로드 정도 되는 이들도 툴라리스의 목소리에 담긴 차가운 열정에 겁을 집어 먹었으리라. 그의 눈에는 광신으로 빛나고 있었다. 말루스는 너무 많은 것을 봐왔고, 많이도 생존해 왔고, 많이도 고통받아 왔기에, 별다른 느낌일 받지 못했다.

'궁금하군, 툴라리스. 케인께서 정말로 너를 통해 계시를 내시리는 걸까, 아니면 네가 그냥 미친 놈인 걸까?'

그의 시야 구석에서 말루스는 사르콜이 허리띠에서 단검으로 손을 뻗는 것을 눈치챘다. 말루스는 돌타익이 검을 뽑는 소리와 함께 처형자를 막기 위해 움직이려는 소리를 들었다. 노예들은 그들의 주인에게서 물러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예들은 몇 피트 너머에 무장한 드라카우보다 비무장한 처형자를 훨씬 두려워 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널 죽여야 했다, 다크블레이드' 툴라리스가 말했다. 그의 말 모든 구석에서 증오와 비통함이 담겨 있었다.

'참칭자. 흉내꾼. 신성모독자. 넌 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허락된 칭호를 이용했다. 네 목적을 위해 넌 케인의 이름을 모독했다'

사르콜은 돌타익과 상대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만약 싸움이 벌어진다면, 말루스는 과연 그의 기사에게 승산이 있을 지 확신할 수 없었다. 돌타익의 검의 길이가 훨씬 길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거리에선 전문적인 병사보다 미치광이가 더 위험한 법이었다.

툴라리스는 그의 부관에게 고개를 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르콜은 마지못해 진정하고 그의 단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툴라리스는 말루스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실려 있었다.

'원래라면 널 죽였어야 했다, 다크블레이드. 하지만 난 케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난 꿈에서 보았다. 네가 운명의 열쇠라는 것을. 너는 나를 승천으로 이끔으로써 스스로의 신성모독을 속죄할 기회를 부여 받았다. 우린 함께 케인의 옥좌로 걸어갈 것이다. 너와 나. 신앙에 대한 마술사 왕의 거짓은 무너질 것이며 케인의 진정한 영광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처형자가 말을 이어갈 때마다 말루스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다른 누구보다도, 말루스는 머릿속에 다른 이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두 가지 가능성 중 무엇이 더 마음에 안드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툴라리스는 미쳤거나, 아니면 정말로 어떤 존재가 그에게 말을 걸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

'마술사 왕이 너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기 전부터, 난 우리들의 죽음이 하나가 되었음을 알았다' 툴라리스가 말을 이어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몸에는 노예들이 바른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넓은 가슴에는 상처로 가득했고, 각각의 상처는 케인의 상징을 나타냈다.

말루스도 당혹스러워 할 정도로 완전 개미친 싸이코 새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