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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어느 자작룰 상시플의 기묘한 이야기 - 기인열전(2)

음유시인지망생(165.132) 2018.03.19 15:27:51
조회 1486 추천 15 댓글 8
														

*이 이야기는 어설픈 기억들을 짜맟춰가며 재구성한 썰입니다.




상시플이 욕을 먹는 이유에는 수십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고인물이다.

물론 모든 고인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그들은 상시플을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할 이야기는 이 자작룰 상시플을 받쳐오던 한 공산주의자 마스터, '기둥남'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시공의 폭풍




그의 세션에 대해서 가장 특이했던 점들을 꼽아보자면, 어디선가 본 듯한 요소들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석가면의 흡혈귀를 뒤쫓는 신사.

뭔가 지진을 일으킬 것만 같은 동방출신의 푸른머리 백작부인.

최강무적의 검 KATANA.

그리고, 아이를 가질 수 없을법한 심연의 상인까지.


어디선가 많이 보던 요소들의 향연이었다.

하지만 역시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이었던 것을 고르자면, SF적인 일면이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2의 골수 팬이었다.

어느 정도 팬이였나 하면, 자신의 세션 내의 한 던전에서 '토르'를 등장시킬 정도의 팬이였다.


다만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이 상시플의 배경은 검과 마법의 판타지였다는 것이었다.

다들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검과 마법의 세계에 날뛰는 멋진 거대기계병기를!

누구나 한번쯤 망상해밨을 판타지와 SF의 대전을 그는 이뤄냈다.

이런 파이널 판타지.

이 자리를 빌어 나에게 어느 정도 남아있던 근미래 VS 판타지라 뽕을 완전히 박살내버려 미련을 버리게 해준 그에게 감사를 표한다.




경제학의 비극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과도한 애정을 품거나 특정 성향이 너무 강한 등, 이런저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가 열정있고 사람 좋은 마스터였음은 부정할 수는 없다.

적어도 한 성깔 하기로 유명한 많은 멤버를 품고 있는 그 상시플에서도 정면으로 그에게 욕을 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어쩌면 모두가 그의 멘탈이 두부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배려를 한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들 조금씩 신경을 써줬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의 멘탈이 완전히 나가버리는 사건이 하나 발생하고 만다.

바로 '신화폐 사건'.

기둥남은 하나의 영지를 세팅해두고, 그 안에서 오픈월드 식으로 진행을 하는 마스터였는데, 어느 날 그가 좀 세계에 변화를 주고싶다고 생각한 것인지-혹은 늑대와 향신료를 너무 감명깊게 읽었거나-그는 자신의 세션에 존재하는 한 상단이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는 것으로써 변화를 주려고 했다.

플레이어들은 기존의 화폐 체계를 고수하는 세력과 신화폐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서로 알력다툼을 벌였다.

썰들이 다 그렇듯, 중반까지 세션은 차근차근 잘 진행되는듯 했다.

기둥남은 자신이 이 세션을 위해 경제학 도서까지 읽으면서 준비했다며 큰 소리를 뻥뻥 쳤고, 플레이어들의 기대는 점점 더 높아졌다.

그러던 중,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나도 궁금했던걸까. 한 참가자가 그 상시플에 있던 경제학 전공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누가 이길 것 같아요?"


아뿔사. 하칠 그때 그 전공자는 조별과제에 대한 분노와 알코올에 쩔어있었다.

사실 그가 분노와 알코올에 쩔어있지 않은 경우를 본 적이 더 적긴하지만, 어찌됬건 그는 아무런 필터없이 한 마디를 내뱉어버렸다.


"삼성이 삼성코인이란걸 만들고 이제부터 자기들 물건은 이 화폐로 살 수 있다하면 그게 원화를 대체할 수 있을것 같아요?"


그 한마디에 몇개월 빠른 비트코인 사태가 발생했다.

신화폐를 지지하던 세력들은 허겁지겁 자신들의 재산을 처분했고, 개중에는 구제를 요구하며 자기자신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PC도 있었다.

바야흐로 혼돈의 극치였다.

그리고, 기둥남의 두부멘탈은 완전히 비지꼴이 나버렸다.

그렇게 그 플레이는 롤백된 채, 터져버렸다.













오늘 썰은 좀 일부러 약한걸로 준비해왔음.

몇개 존나 큰게 있긴 한데 이거 썼다간 나한테 쌍욕 내뱉으실 분이 한분 있어서...

일단 다음편은 꿀잼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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