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케이프타운Capetown에 있는 라이온스헤드Lion's head에 갔었어

지금 보이는 저 산이 그 유명한 테이블마운틴Table Mountain이고

내가 있는 곳은 그 바로 옆의 작은 바위산임

사실 산이라고 부르기도 약간 민망한...그런 수준 ㅋㅋ

산 이름이 사자머리여서 이런 벤치가 있더라구

라이온스헤드에는 사실 특별한(?) 관광 코스가 있는데

바로 보름달이 뜨는 밤을 전후로 해서

석양이 지기 2시간 전부터 산행을 시작하고

정상에 올라서 보름달과 도시의 불빛을 함께 관광하는 코스지.

라이온스헤드 자체가 그렇게 큰 산이 아니다보니까

길을 따라 걸으면 빙글빙글 돌면서

한 번은 이렇게 테이블마운틴쪽을 보고

한 번은 이렇게 해가 저무는 바닷가를 보면서 트래킹을 하게 돼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석양 빛이 무척 아름답고

빛에 따라서 느낌이 확확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미있는 코스였어.

산책로도 완만한 편이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어.

노을 빛에 비친 풀이 아름다워서

넋놓고 보다가 올라가다가 그랬음

이쪽 풍경은

항공사 잡지의 남아공 코너같은 곳에 종종 실리는 뷰야

딱 빛을 이렇게 볼 수 있는 시간 즈음에 오고 싶었는데

잘 맞아떨어져서 좋았어.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면서 계속 올라간다.

사진이 좀 밝게 찍혔는데

여기서부턴 해가 떨어져서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함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안쪽으로 해서 이 지점까지 올 수 있어

슬슬 길이 가파라지고 험해져

옆을 보면 이런 기암 절벽이...

층층이 쌓인 바위

보름달이 뜨는 밤이야

나중에는 이렇게 계단 하나하나가 크고 높은 곳을 올라가야했어

그리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사다리 비스므레한 것을 타고 올라가야하는 곳도 있었음

그렇게 한참을 올라오면...

쨘!

아까 초입에서 봤던 테이블마운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음

여기는 종종 구름이 산 꼭대기를 덮는데

그걸 보는 게 또하나의 재미야.

여기도 비행기 타면 있는 항공사 잡지에서

남아공 코너 보면 자주 나오는 그 뷰임ㅋㅋㅋ 아까랑 반대쪽.

도시의 불빛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일찍 출발해서

정상에서 석양을 감상하곤 해

돗자리도 챙기고 과일이나 간식을 싸와서

피크닉을 하는 거지

우리는 헤드랜턴을 챙기지 않은 사람이 있어서

더이상 올라가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여기까지만 보고 돌아왔어

로고에도 보름달이 보임 ㅋㅋ

진짜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서 가끔 낙사하는 분들이 계셔

그만큼 위로 올라갈수록 산세가 무척 험해지고..

또 여기도 꼭대기에서 와인 마시는 사람들이 많거든;

우리나라도 막걸리 한잔 하잖아...약간 그런 건가봐

그래서 와인마시고 알딸딸하게 내려오다가 헛디뎌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나이드신 분들이 떨어지시는 경우도 있고 그래.

혹시라도 갈 일이 생긴다면 헤드랜턴을 꼭 지참하도록 해 ㅋㅋ

라이온스헤드에서 내려오면

롱스트리트Long Street이라는 유명한 거리가 있는데

분위기 좋은 바, 게스트하우스, 식당이 즐비한 곳이야.

우리는 평소에는 웬만하면 밤 늦게 돌아다니지 않는 편인데(치안 문제 때문에)

이렇게 현지인과 관광객이 모두 돌아다니는 밤에는

비교적 안전할거라고 생각하고 롱스트리트에 내려와서 저녁을 먹었었어

그러면서 저 벽화를 보게됐음.

죽기전에 하고 싶은 걸 적는 벽인데

죽기 전에 케이프타운으로 이주하고 싶다

죽기 전에 죽음에 초연해지고 싶다

등등 다양한 소망이 써있었음

프로젝트성 벽화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이태원에서 같은 걸 본 것 같아 ㅋㅋ

문 연 식당을 찾아서...

이날은 지금도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산행이었어

밤에 트래킹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풍경도 날씨도 너무 좋았었거든

식물 사진은 없지만 멋있는 풍경이라 올려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