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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은하수 여행-단양)

5월 5일.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속초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공휴일(어린이날)이라 그런지 평상시에 3시간 걸리는 길을 5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처음 계획은 12시에 인천에서 출발, 3시에 속초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델피노에서 하차 후 도보로 화암사까지 걸어간 후 등산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늦어져서 그냥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옆 김밥천국에서 간단히 배를 채웠다.

속초에 혼자 갈때면 매번 들리다시피하는 곳이다.

이 날은 터미널 앞에서 택시잡기도 꽤 힘들었다.

택시줄이 꽤 길게 있어서 해지기 전에 화암사 근처에 도착할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다행히도 해지기 직전에 화암사 주차장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

북설악 성인대에 몇 차례 오면서 매번 화암사를 거쳐가는 노란색 길(산림치유길)을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화암사 진입 전 수바위로 바로 올라가는 빨간색 길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화암사를 통해서 올라가면 살짝 돌아서 가는 대신 힘이 덜 드는 길이고

수바위 코스로 바로 올라가면 살짝 지름길인 대신 조금 더 숨찬 경사로가 많은 느낌이다.

수바위 길 초입에서 본 화암사의 풍경.

5월 초인데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꽤 땀이났다.

손수건을 가져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등산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40분쯤...

결국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야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혼자가 아니었다는거...

대학생 한 팀이 미리 도착해있었고 저 멀리 캠핑하는 사람의 불빛도 보였다.

이 날은 바람도 평소보다 훨씬 적게 불어서 움직이기 용이했다.

5월이라곤하지만 좌측에서 올라오는 속초시내의 광해때문인지 아직 은하수는 보이지 않았다.

광해가 없었다면 좌측에서부터 희미하게 찍혔을지도...

카메라 한 대는 울산바위 위주로 인터벌을 걸어두고 다른 카메라를 꺼내어 위치를 이동해가며 찍기로 했다.

북설악 성인대의 최대 장점이다.

근처에 배경삼을만한 바위들이 많다는 것.

이 물웅덩이에 비치는 은하수의 반영을 찍고 싶었는데

오랜기간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물웅덩이가 꽤나 말라있었다.

웅덩이 반영은 다음번에 기회가 닿는다면, 그때 해보기로...

그래도 성인대의 날카로운 바위와 웅장한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찍은 은하수는

간만에 풍경사진에서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줬다.

새벽이 될수록 바람이 점차 거세지기도 했거니와 성인대의 바위들을 달랑 카메라만 들고 오르내리자니

카메라에 기스라도 날까 걱정되어 그냥 자리를 옮길 때 마다 가방에 카메라를 수납하고 가방을 매고 이동했다.

이마저도 새벽 3시 전후로 성인이 서서 이동하기에 살짝 무리가 있는 정도의 바람이 불어 큰 바위 뒤에 피신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막간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찍어본 은하수.

속초 시내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광해 덕분에

배경 바위들의 암부가 잘 살아난다.

배경까지 고려한다면 광해가 전혀 없는 것 보단 은은하게나마 있는게 좋기는 하다.

북설악 성인대에서 밤을 새고 맞이한 일출.

일출무렵쯤 되자 적당한 구름이 껴서 역동적인 일출경이 찍혔다.

몸을 가누기가 살짝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으나 밤새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가득 건져서

마음은 몹시도 평화로웠다.

다시 수바위 코스로 내려와서 이번엔 델피노까지 걸어갔다.

델피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로 속초터미널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밤샘촬영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잠깐 조는 사이에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택시를 불러서 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버스를 기다리며 터미널 옆 김밥천국에서 먹은 불고기 냉면.

생각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