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의 퀴즈를 보기 위해 몇 주 전부터 벼르고 있다가 봤습니다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스토리도 없었습니다.

좀 유치하더라도, 당위성과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대탈출>의 경우엔 처음에는 '탈출해야 한다'의 스토리였다가

중반부터는 '누군가를 구출'하거나, '스토리를 해결'함으로써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지요.

시즌1 악령감옥 편에서는 탈출러들만 살아나왔지만 대신 억울하게 갇힌 일가족 3명의 영혼을 구원했고, 시즌1 폐병원 좀비편에서도 탈출러들만 살아나왔지만 시즌2 희망연구소에서는 희망이(최희망, 9세)를 구해내는데 보람과 감동이 있었죠.

씬의 퀴즈에서도 스토리와 당위성을 주세요. 예를 들면, <인공지능 씬>의 스토리라든가, 왜 멤버들이 그곳에 모여서 퀴즈를 풀어야 한다는가 하는 식으로요.

퀴즈 내용이 허접(...)한 거는 초반이니까 그랬다 치고 난이도야 점점 높여갈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이 퀴즈 푸는 이유가 그저 "골드 바 쿠폰"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지니어스>에서는 가넷 개수와 탈락자, 우승자 등의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과 흥미도를 유발시켰고, <대탈출>에서는 시즌 2부터 탈출 실패 요소를 두었고 실제로 2연속으로 말아먹은 전적이 있습니다.(...) <- 부암동 저택에서는 피오+김종민 팀은 실질적으로 탈출 실패, 무간 교도소에서는 6명 모두 탈출 실패.

그렇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탈출 실패'를 염려하며 조마조마하는 거지요.

그런데 <씬의 퀴즈>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멤버들이 실패하든 말든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심지어 리트라이 기회가 전체 중에서 3번도 아니고 각 문제당 3번씩이나 있지요.

만약, <씬의 퀴즈>가 리트라이 기회를 제한하거나(문제당 3번이 아니라 전체 중에서 서 3번이나 몇 번의 기회만 주고 나눠서 쓴다든가), 아예 가차없이 리트라이 1번이나 리트라이 없음으로 했다면 좀 더 긴장감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골드 바 쿠폰의 경우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준다"는 컨셉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협동 플레이 컨셉 퀴즈 게임이라고 하지만, 개개인의 활약도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점수제 도입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지금 시스템으론 "못 푼 사람만 욕먹는" 하향평준화인데, "대체 이걸 어떻게 풀었을까?"라는 감탄이 들 수 있도록 "상향평준화"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