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에 아이가 범인으로 아버지를 지목했을 때 정말 아버지가 자식을 죽이려고 했을까요? 라고 묻자 최형사가 그러잖아. 자세한 대사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동학대의 90%가 친부모라고. 보통의 부모는 자기가 하는 짓이 아동학대 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학대하는 경우가 커. 그냥 훈육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 그게 심해지면 결국 뉴스에 나오는 거고.

이 드라마에서 현수는 도민석 이라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가 아버지 이고, 지원은 슈퍼를 운영하시는 어머니가 계시지.

현수와 지원은 둘 다 편부, 편모 가정이고 그나마 양친이 다 계신 건 백희성 뿐임

양친이 다 계시다고 해서 그 부모가 괜찮으냐? 라고 한다면 의문스러운 게 사실임. 평판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수학 영재였던 백희성을 어떻게 키워냈을까

부모가 다 자식을 사랑으로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뉴스에 나오는 부모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학대하는 줄도 모르고 키우는 사람들도 있잖아. 그 사람들은 그게 학대 라고 생각하지 않아. 훈육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평판과 강박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 자식이 여기서 벗어나면 폭력도 가능해짐. 대사로는 스쳐갔지만 이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봄

그리고 현수와 지원은 서로가 부모이기도 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현수는 제대로 된 부모가 없었어. 보통 멜로는 결혼 안 한 미혼의 남녀이거나 결혼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부부인데다가 5살 먹은 아이의 부모로 시작하는 걸 보면 그것도 의미가 있을 듯

현수가 편안하게 느끼는 것도 지원과 장모님쪽이고

은하가 아버지인 현수를 너무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현수 판박이인 걸 보면 의도적으로 넣은 거 아닐까 싶음

연쇄살인마로 밝혀지기 전까지 아버지를 너무 좋아했을 현수. 그리고 아버지가 연쇄살인마로 밝혀진 이후 아버지 라는 절대적인 보호막이 사라진 아이에게 가해진 정서적인 학대 속에서 마음을 닫은 현수. 그럼에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못했을 텐데(아버지 환영을 본 거 보면). 물론 은하는 그런 학대 따윈 없을 거야. 현수와 달리 은하 곁엔 지원이와 장모님이 있으니까. 은하가 마음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도울 테니까

다른 환경이지만 살짝 비슷한 현수와 은하의 관계도 개인적으로는 주목할만한 점이야

그리고 그게 현수의 진정한 치유일듯. 현수가 가짜로 위태롭게 유지해오던 행복이 깨져야 진짜 행복이 찾아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