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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피스 시안에 대하여(ㅅㅍㅈㅇ)

ㅇㅇ(115.143) 2022.01.23 23:48:17
조회 1217 추천 47 댓글 16

이전에 올라온 글 보면서 계속 생각해봤는데 '가짜와 진짜의 경계'에서 시안의 존재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생각 주절주절 써보려고.


데클란은 리비에게 극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캐릭터라면 시안은 극적인 부분을 더해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

데클란의 이야기가 진짜라고 가정했을 때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지는 않았을 것 같단 말야. 초고씬에서 리비가 데클란한테 단지 이름뿐이라고 말하잖아. 이름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나는 데클란이 데클란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왜냐면 데클란 이름이 '데클란'이 아니어야 리비는 조금이라도 짐을 덜 수 있지 않았을까? 리비는 데클란을 어떤 형태로든 사랑했고 초고씬 다음에 죄책감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극은 올려야 하고. 데클란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마우스피스'의 주인공이 데클란이 아니라고 애써 부정하는 것, 즉 데클란의 이름을 지워버리는 거야. 관객과의 대화에서 데클란이 자신을 '데클란'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의 인생을 훔쳐서 만들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웃은 것도 전혀 다른 것 같은 애가 말해서 그런 게 아닐까? 만약 리비의 <마우스피스> 주인공 이름이 데클란이었다면 자신을 데클란이라고 소개하는 애가 말했을 때 최소한 놀라서 웃지는 않지 않았을까? 


이런 맥락에서 시안은 극작 과정에서 바뀐 이름이라고 생각해(개리도). 데클란의 엄마와 아빠의 이름은 개리와 시안과 달리 나오지도 않는데 실존 이름의 이름은 쓰지 않고 '극'을 위해 만들어낸 인물에만 이름을 붙여준 거 아닐까?

극의 흐름에 따라서 그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아.


1. (솔즈베리 언덕씬) 시안의 부각

시안은 리비가 감명받은 그림-데클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인-에 등장해(지칭하진 않지만). 여기서부터 시안의 존재가 극적인 흐름에 중요하다는 게 드러나기 시작해. 심지어 두 번째 솔즈베리 언덕씬에서는 리비와 데클란이 서로의 존재성을 온전히 인지하지도 못했을 때 시안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데클란과 리비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전에 시안은 이미 극 안에서 그려지고 있는 거지. 왜냐면 시안이 데클란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 여기서 시안의 이름에 대한 서술은 굉장히 언어적이면서 극적이야. '샨'과 '시안'에 대한 뜻까지 말하면서 시안이 소중한 존재라는, 특히 데클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부각시켜. 


(시안에 대한 이야기 전까지 리비와 데클란의 이야기에 집중돼 있어)


2. 시안은 대체 누구 자식일까?

시안은 다섯 살이야.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 

(1) 데클란의 엄마 자식, 개리 자식 아님 - 도대체 무슨 사정으로? 04년생 아들이랑 1-4살 딸 가진 여자가 갑자기 재혼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2) 데클란의 엄마 자식 아니고 개리의 자식

(3) 데클란의 엄마와 개리의 자식

- 둘 다 이상해. 개리가 데클란을 싫어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근데 시안은 왜? 재혼까지 해서 낳은 자식인데 신경쓰지도 않고 심지어 데클란의 엄마를 떠날 때 데리고 가지도 않아? 그리고 데클란은 왜 개리가 시안한테 손 대는 걸 걱정하는 걸까? 관심도 없다는데... 

개리의 존재도 이상해. 개리는 뭐하는 사람일까? 전혀 서술이 없어. 개리도 데클란의 '불행 서사'를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 늦게 가면 개리한테 뒤지고, 데클란의 그림을 무시하고, 데클란의 존재를 무시하고, 엄마를 떠나서 데클란까지 울게 만들고... 개리의 존재가 없었다면? 극이 단조로워졌겠지. 


3. 시안과 데클란이 함께 있는 장면에 대한 서술

리비는 데클란의 목소리로 극을 쓰길 원해. 근데 데클란의 언어 치고 시안과 데클란이 함께 있는 장면은 너무 극적이지 않아? 용과 치즈로 만든 사람, 진짜 같은 가짜 피, 데클란이 그린 그림에 대한 시안의 이야기, 그리고 '안 자고 있는' 시안과 나눈 대화들. "나 버리고 떠나지 않을 거지, 그치?"라는 말이 데클란을 더 짠하게 만드는 것처럼. 어떠한 극적인 전환 시점에 항상 시안이 있는 것도 그렇고. '다섯 살짜리 여동생 침대'라는 시안에 대한 서술, 마지막 스케치북 그림에서도 시안이 그린 그림을 가장 마지막에 날리는 것도 그렇고 극에서 시안이 무척이나 자주, 그리고 중요하게 다뤄져. 시안이 <마우스피스>에 너무 필요한 인물이라서 그렇겠지.


4. 가장 극적이면서 이상한 장면 - 시안의 음성사서함 메시지

일단 시안의 음성사서함 메시지는 데클란을 더 외로운 인물로, 그리고 '안정감'이라는 키워드를 부상시키면서 리비에게로 찾아가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소재지. 

여기서 이상한 건, 음성사서함 메시지를 5-6살짜리 꼬마가 남겼다는 것, 또 번호도 남겨놓지 않았다는 것. 개리나 데클란 엄마가 데클란을 집을 들이게 하려고 시안을 이용해서 데클란에게 연락했을 리는 없잖아. 근데 5-6살짜리 꼬마가 전화가 안 되면 다음에 걸지 음성사서함 문자를 남긴다고? 그리고 시스템을 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음성사서함 남기면 번호가 당연히 남는 거 아니야? 어쩌면 극적인 순간을 위해 허술하게 쓰여진 부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떻게 보면 데클란은 그냥 좆같은 게 쌓이고 쌓이다 어떤 순간에 죽을, 그러니까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가 있지 않은 캐릭터였을 수도 있을 텐데 시안의 존재로 더 불행한 캐릭터로 남을 수 있는 거지. 개리도 그렇고. 극적인 재료라고 해야 할까? 나는 시안과 개리가 <마우스피스>를 위해 창작된 캐릭터일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려봤어. 

생각났을 때 우당탕 적은 거라서 정돈이 안 돼 있는데 같이 이야기해봐도 재밌을 것 같아서 내 생각을 적어본다.

이제 마피가 진짜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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