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니음악회 진짜 너무 뽕차서 계속 너튭에서 찾아 듣고 있는데 역시 라이브가 최고다 ㅜㅜ

첫곡은 멘델스존 현악4중주 2번 3악장 인터메쪼였는데 일단 비올라가 정말 돋보이는 곡이었고, 평소 공연음향과 달리 마치 클래식 공연장처럼 스트링 소리가 울리는데 마치 큰 홀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

동아퍼바가 멜로디 하는 동안 들리는 현악기들의 피치카토는 마치 하프 같았고, 첼로와 비올라로 비중이 옮겨가니 동아퍼바가 대선율을 연주하고 연태세컨이 메인멜로디를 연주하는데 밸런스나 네 사람의 합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완벽하고 아름다워서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비올라가 너무 잘 들려서 달박사님을 위한 곡인가라는 생각도 잠시했는데 빙달이 피치카토 배우고 싶대서 제발이라는 생각을 ㅋㅋㅋㅋ 빙달은 이미 너무 잘한다고

랑피 솔로곡이었던 파드되
오케연주로만 듣다가 피아노 솔로를 라이브로 듣는건 처음이었는데 랑피 진심 미친줄 ㅜㅜ
피아노로 어떻게 오케스트라 소리가 들리게 연주할 수 있는거지?
빙달이랑 인터뷰하다 고장나서 뚝딱대던 사람은 사라지고 라흐에 빙의된 연주자만 있었어
차이콥스키 선생님의 곡을 연주하던 어린 라흐가 저런 모습이었을까 싶어서 더 특별했던 순간이었다

마지막 곡인 에뚜와는 할 말 너무 많아...
일단 곡 정보가 없으니 그냥 無의 상태로 들었는데 아니... 곡이 아름다워! 반짝여! 트윙클해!
그런데 동아퍼바 연주하다 말고 갑자기 분주하게 악기를 휙! 뒤집개처럼 뒤집곤 있는지도 몰랐던 악기걸이에 악기를 걸길래 뭐 하나 했더니 갑자기 주섬주섬 아코디언을 맸어!
그러더니 아코디언을 연주해!!

아니...? 세상 천지 어떤 퍼바가 공연중에 갑자기 아코를 해?
게다가 잘해!!

와... 진짜... 가본 적도 없는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동아퍼바는 항상 화려했지만 연태세컨 평소에 얌전하더니 연주회 날이라고 숨겨왔던 나의 모습이라도 보여주려는건지 화려한 무브먼트와 풍성한 소리까지... 볼 건 너무 많은데 눈이 두 개 밖에 없는게 이렇게 아쉬울 수가!
요한첼로는 끝불판 덧글처럼 첼로랑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도 좋았고, 첼로 소리 자체가 뭔가 깊고 동굴 같아서 독주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네
승구비올라는 그 큰 비올라를 마치 바이올린처럼 날렵하게 다루는 게 진짜 은둔고수 느낌이라 늘 감탄하는데 어제는 비올라 소리가 돋보이는 구간이 많아서 여러 모로 좋았던 날이었다

쓰다보니 뭔가 장황하고 길어졌는데...
무나네!
나 1층 맨뒤에 있던 카메라 봤다!
보관용 그런 소리 하지 말고 꼭 팔아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