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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네 못사의 자셋 후기(불호 있음, 스포 있을걸?, 긴글주의)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1.09.28 23:16:36
조회 1125 추천 39 댓글 33

일리아드 끝나고 난 뒤로 취향에 맞는 극이 없어서
카포네가 빨리 개막했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었음
못사지만 일단 시놉에 나온 대로라면
내가 좋아하는 장르와 분위기였거든
애배들도 많이 나와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공대원이 됨
아래는 내가 보기 편하려고 에피마다 번호 매김


1. 로키

로키 끝나고 난 뒤에 든 생각은
올드맨은 왜 이렇게 바지를 벗어대?
보기 너무 불편했음
왼쪽 무대 화장실이나, 오른쪽 무대는
공간이 남으니 그냥 채운 느낌이고
스파를 거실에서 받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문밖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게 들린다고?
그리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납득한다고?
(이건 원래 좁은 방 설정이라는 걸 듣고 아.. 함,
근데 눈에 보이는 게 좁지 않은데
뭐 어떻게 우리가 상상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그렇게 상상하라는 말도 없었는데? 굳이???)
저 갑분 창틀은 뭐람??
저 뒤에 있는 창문 보여주려고 한 건가?
굳이? 왜???
근데 그래서 루시는 죽은 거야?
죽었다면 비소로 죽은 건 아니잖아
뭐로 죽은 거야, 자살이야? 타살이야 뭐야?
다른 에피도 방 나가면 다 죽나?
아니 근데 그래서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야?
3부작이니 마지막까지 봐야 알 수 있나?
근데 메인 캐 이름은 롤란데 왜 로키라는거지
로키 롤라는 뭐야?
등등등..

마치 물음표 살인마가 된 기분..
그 와중에 대사 씹는 건 좀 있었지만
배우들 연기나 춤은 좋아서 재밌게 본 부분도 있긴 함
근데 그걸로 저 물음표들을 덮을 순 없어서
진짜 간만에 이게 뭐지... 싶은 공연을 봤음


2. 루시퍼

그리고 20분 뒤 루시퍼를 보는데
저 방도 내 눈에는 그렇게 나빠 보이진 않는데
마이클은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보는 거지? 
부엌만 없을 뿐 창도 있고 나름 괜찮은 거 같은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음...
아 물론 조직 이인자였다면 간소화된 삶이긴 하지..
라면서 혼자 납득을 하기도 하고
중간에 둘만의 세계에 빠져 춤을 추는데
즐거워 보이지도 행복해보이지도 않고 그냥 고통스러웠다..

저 창을 엔딩 때 저렇게 사용하려고 따로 떼어내서 보여줬구나
와..... 구려...  라는 생각도 하고
10년이나 지났는데 창틀에 비소가 아직 있대
무슨 창문 옆 벽틈도 아니고 그냥 창틀..
이게 말이야, 방구야??
하면서 어이없어하기도 함
그래서 결국 보스 후임자는 닉이라고
지들끼리 설레발을 치는 것 같은데
부하 유리 말에도 휘둘리는 나약한 놈 같은데
저게 진짜 카포네 뒤를 이을 보스라고?
저렇게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는 사람이 마피아 보스??
저 땡깡쟁이가...? 라는 생각도 들었음
이전 시즌에도 이런 느낌이었나??
아 그리고 문 열라고 소리칠 때랑 전화벨 소리 계속 울릴 때마다
진짜 귀 틀어막고 싶었음..


아무튼, 여차저차해서 루시퍼도 끝나면서 첫공이 끝났고
박수는 치고 있는데 내가 극을 제대로 본 게 맞나,
이게 재미있는 극인가 의문이 좀 들더라고
후기 쓸 생각도 안 들었음
그래도 에피 하나는 안 봤으니까
잡은 건 다 봐야지, 하고 루시퍼와 빈디치를 봄


3. 빈디치

빈디치를 보니까 각 극이 연결고리가 그나마 이해가 되더라고
왜 이게 트릴로지라는지는 알겠는데
여기서도 여전히 물음표 살인마는 존재함
로키 때 롤라는 쪽지를 언제 썼지?
루시퍼 때 닉이 쪽지를 만진 적이 있나?
두스는 왜 악취를 못 맡지?
6개월이나 지난 사체에서 어떻게 피부의 감촉과 입술을 느낄 수가 있지?
그 창틀 끝에 어떤 장치도 없이 놓.여.만. 있는 비소가
20년이 지나도록 그 자리에 꿋꿋하게 있다고? ㅋ..
텍사스 사람 복장은 또 왜 저래?
웃포 노린 것처럼 문 열고 나올 때 쓰는 정적도 너무 싫음
머글도 안 웃어 거긴..
그레이스는 왜 거기서 자살을 했지?
빈이랑 거기서 살았나??
살이 빠졌다고 해도 고작 6개월 전까지 상사였고
20년을 함께 했는데 목소리 하나 안 바꾼 빈디치를
못 알아보는 설정도 이상하고,
두스가 그레이스 쪽으로 다가갈 때
그 무대에 있는 사각형 파란 불빛 조명 때문에
8열에 앉았던 나도 어떤 사람인지 구분이 되는데
나보다 가까이 있었으면서 딸을 못 알아보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귀를 잘랐는데 여전히 안대를 잘 끼고 있는 것도 이상함..
제일 이상한 건 마지막에 루시..
총을 그렇게 쉽게 준다고?
아무리 마음이 좀 있는 남자의 말이라고 해도
그걸 두, 세번만에 믿는다고?
단 하나 남은 정직한 경찰이라 거짓말 안 할 거라 생각했니?
뭐든... 감정선이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어차피 큰 구도는 같은 거 아냐?
이걸 전작에선 어떻게 납득시켰는지 궁금하네

아 그리고 처음엔 나레이션이 녹음 소린 줄 알고 봤는데
배우가 직접 하는거더라고?
리벌브 넣어서 나레랑 대사 구별이 되긴 하는데
두 소리가 연달아 나올 때는 뚜렷이 구분이 안 돼서
차라리 그냥 녹음으로 풀었으면 어땠나 싶음
정반대를 연기해야 할 때도 있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걸 보고 있자니
이게 무슨 변검술도 아니고 내가 제대로 집중이 안 되더라..


아무튼 그렇게 빈디치를 다 보고 나오는데
역시나 별 생각이 안 드는 거야
좋아하는 공연 끝나고 나올 때 느껴지는 희열감이 1도 느껴지지 않음
극에서 좋았던 부분 곱씹어보곤 했는데 그런 게 생기질 않는 거지..
딱 들어맞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물음표가 저렇게 많으니 생각할 거리가 있겠냐고..
그래도 연작으로는 안 봤으니까 3부작으로 연달아서 한 번은 봐야지 싶었다 <- 끈질김


추석 연휴라 볼 시간이 없어서 못 봤다가
지난 주말에 3부작을 처음으로 봤는데
여전히 저 물음표들은 이해가 안 가지만
그래도 전체 내용을 알고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지긴 하더라
로키의 광대들은 롤라의 죄책감이 만들어낸 환상 같은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한데
다른 건 아직 깊게 생각을 안 해봄..


그런데 그 와중에 배우들 연기는 잘해서 짜증 나더라
빈디치나 로키는 없는 서사 배우들이 디테일로 채울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루시퍼는 글쎄... 일단 그 땡깡쟁이 캐를 못 버릴 가능성이 커서 잘 모르겠다
스케줄 표 보는데 로키랑 빈디치 묶여있는 것도 별로 없네
이 두 개만 보고 싶은데... 인질극이 이런 느낌이구나
그래도 나중에 어떻게 만들어서 가지고 올까 궁금해서 몇 번 더 볼 거 같긴 함


극이 재미있고 없고는 잔여석이 말해주는 거겠지
알앤디 누구랑 손절해, 라고는 내가 말할 바는 아닌 거 같고
작, 연출이 누구든 이렇게 허술하게 만들면
덕들도 등 돌린다는 것 이걸 보고 좀 깨달았으면 좋겠네
연극은 넘버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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