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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스모크 후기 조금

ㅇㅇ(175.192) 2021.01.24 02:11:54
조회 386 추천 24 댓글 2


재밌게 회전 돌고 있는데

어떤 날은 극불호 뜨고 나와서 대체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다가 적는 글+극에 대한 짧생각

후기라고 하면 되나... 개인적인 의견인데 언젠가 생각이 바뀌면 글 지울지도;

문제시 ㅂㅂㅈㅇ



스모크라는 극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 라고 생각해.

사람들이 보통 죽고 싶다 얘기하는 건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가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따위의 후회나 이루지 못한 소망 때문인데

그렇다는 건 지금의 상황과 달랐더라면 나는 죽고 싶지 않았을 거란 말임. 계속 살아있어도 괜찮았겠지.

극 중 인물(해경)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 실패했다 받아들여지는 삶, 거부당하는 삶이 힘들었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를 초/해/홍으로 쪼개고 현실에서 도망쳤어.

초가 계속해서 죽어버리자고 얘기하는 것도 이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잖아.

초도 사는 거 자체가 싫었던 건 아니야. 다만 살면서 따라오는 고통이 견디기 힘들었을 뿐.

고아 같은 인생, 피로 얼룩진 폐병쟁이, 아무도 알아봐주지 못할 시나 쓰는 미친 글쟁이.

이 세 가지가 해경의 주요한 고통들인데 해는 그 괴로움의 근원을 '날 바라보는 눈동자'라고 하고 있어.

저것 자체로 괴로운 것도 있겠지만

홍이 해의 차가운 시선을 무서워하고 초가 자기 시를 읽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무서워하듯

해도 해경이란 인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이 무서웠던 거야.

그러니까 셋의 괴로움은 사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스스로의 두려움이지.

그렇다는 건 내가 그 시선을 두려워하지만 않으면 이 문제는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봄.

그동안 해경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어른들의 시선이 무서워서 그만뒀고,

글을 쓰다가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서 이젠 글을 쓰는 것마저 포기하려 했어.

근데 글은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지. 해경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니까.

그렇게까지 시를 쓰는 걸 좋아하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던 거면, 꼭 죽는 것만이 해답은 아닌 거 아닐까.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면 남들이 어떻게 쳐다보든 무슨 상관이야 나는 내 글을 쓰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며 쓰다가 혹시 누군가 내 글을 알아주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말고.'

그 사실들을 홍이 일깨워주고, 용기를 북돋아줌으로써

해가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뒀던 그래도 살고자 하는 마음이 밖으로 나오게 될 때

그 때 비로소 해가 거울을 깨고 현실로 돌아오는 거라고 봤어.


그래서 갑분날개로 느껴지지 않기 위해선

'괴로워서 죽고 싶어'-'아니야 너의 괴로움은 덜어낼 수 있어. 사실 너도 죽고 싶었던 건 아니잖아. 그래도 우리 같이 살아보자.'

이게 이해되게 차근차근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해.

모든 걸 잊었을 때에도 순수하게 바다를 꿈꾸던 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초.

홍이 아직 완전히 삶을 포기한 건 아닌 이 둘을 설득하고 둘이 홍의 뜻을 받아들이는 그 모습이 보여져야 날개가 이해되는 거지.


그동안 스모크 보면서 단순히 연기가 뚝딱거린다든가 노래가 이상하다든가 하는 정도는 그래도 참고 볼 수 있었는데

언제 극불호가 떴나 생각해봤더니 인물의 변화가 손바닥 뒤집듯 갑자기 맥락없이 휙 일어나는 경우였더라고.

변하는 흐름이 점진적으로 보여져야 캐릭터가 이해가 되고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것, 극이 말하고자 하는 게 와닿는데

죽겠다 죽겠다 하던 애가 갑자기 살겠대, 근데 또 자기가 선택해서 살아놓고 죽을 듯이 괴로워하네, 근데 또 살아보겠다면서 웃네?

맥락 없이 혼자 오락가락 하는 걸 보는 입장에선 '쟤 왜 저래' 하고 내내 물음표만 띄우다 나오게 되더라.

이러면 자둘 이상이면 알아서 끊긴 부분 만들어내기라도 할 텐데 자첫러가 봤을 때는 쟤 혼자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만 보고 나올 거 같음.

다른 극도 다 그렇겠지만 근데 스모크는 특히 이게 심한 거 같아서...

인물의 심리 변화가 이해가 돼야 극이 이해가 되고 거기서 위로받고 힐링하고 가는데

그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니까 이도저도 아닌 날개만 남는 극이 되어버림.

((근데 이런 날은 마지막에 날개를 들어도 별로임. 오히려 날개 듣고 있으면 화나 쟤네 왜 날자고 하는지 혼자 모르겠어서..))

그래서 대본만 따라간 거 같은 날이나 감정이 얕아보이는 날, 중간이 없이 표현하는 날에는 스모크가 별로였어.

초 해 홍 모두 중요한 캐릭터라 어느 한 명이라도 중심 잡고 가면 거기에 이입해서 보니까 그나마 괜찮은데

셋 다 무너지는 날에는 내 억장도 무너졌다 ㅠ 누구 하나도 붙잡고 볼 게 없으니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해도 괴로워... 이런게 초의 기분이었을까



(+홍이 말하는 게 무작정 '네가 괴로웠던 건 잘못 생각하고 있던 네 탓이다' 이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

세상 살면서 어떻게 남의 눈 신경 안 쓰고 살아갈 수 있겠어

근데 그래도 거기에 내가 죽고 사는 것까지 걸 필요는 없다는 거지.

그리고 아달린은 너에게 아스피린이었다고 말하듯 가끔 너무 고통스러우면 잠깐 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 거임.

하지만 빨간약을 발라주며 해에게 말했듯, 고통에서 영영 도망쳐선 안 됨. 견뎌내야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거고.

(고통의 무게에 바스라졌지만 그 고통에 기대어 글을 쓰기도 했지)

그래서 홍은 네가 이번에도 힘들 거 같다면 이번엔 우리 셋이 함께 견디자, 그동안 너 혼자 외롭게 해서 미안했다, 그렇게 해와 초를 위로했다고 봐.

'괴롭다고 죽으려 하지 말고 생각을 조금만 바꿔서 해보자. 어때, 죽을 정돈 아니지 않아?

그래도 괴롭지 않은 건 아니겠지. 그렇지만 참고 견뎌보자. 나도 함께 할게.

그렇게 살다보면 살아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드는 날도 올 거야.'

이런 거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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