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일하는 본진 보러 갔는데 아직까지 벙벙하다

글 못쓰는 편이라 주저리주저리 주의


초중반은 그냥 무난한 느낌이었어 흥미로운 정도?
근데 베드씬에서 격하게 튕김
아무래도 캐릭터 나이가 대놓고 나오니까.

근데 그 일 있고 리비랑 데클란이 틀어지는 순간부터는 숨도 못쉬고 봤어
지금도 올라오고 있는 많은 불행포르노 작품들, 자극적인 작품들이 떠올랐고 그런거 좋아하는 나도 반성하게 되더라

불행 포르노 속 인물들의 삶엔 감동 받으면서 정작 아픈 사람들의 진짜 목소리엔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

정말 많이 찔렸고 곱씹을수록 생각이 많아지네

심지어 데클란은 자기의 삶을 전시한 연극인데도 돈이 없어서 못볼 뻔 하잖아... 아차싶었어
박물관 갈 때 나같은 사람도 가도 되는 곳이냐고, 이런 나도 들여보내주냐고 하는거 정말 짠했고.
마우스피스 티켓박스에서 난 공짜인줄 알았다고, 누가 이런 곳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고, 난 가진게 7파운드밖에 없다고 하는 장면도

쩌니극답게 대사들 하나하나가 마음에 박혔는데
"당신들이 객석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도 내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라는 대사랑 그러므로 "마지막 장면은 없다"는 대사가 특히 와닿더라
마지막까지도 (극 속) 데클란의 삶에 비극적인 결말만을 불어넣으려는 리비와 달리, 극장을 박차고 나가서 자기 삶을 찾으려는 데클란 정말 대견했고 ㅠㅠ

리비캐릭터 설명만 보고 프 실비아 느낌일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좋았어 갠적으로 착한 지원군 여캐 안좋아하거든
근데 진짜 나빠
총막까지 끝나고 나서도 용서 못할 것 같아

데클란은 킬롤 데이비 생각나서 짠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마지막 장면에서 미친듯이 벅차더라.. 잘 살았으면 좋겠어 정말
비록 현실은 차갑지만 데클란 삶의 마지막 장면은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ㅠ

본진 얘기도 잠깐 하자면 사실 2년동안 못본 배우라 내가 왜 좋아했었는지조차 잊어버렸는데 ㅋㅋㅋ 첫 장면부터 이래서 좋아했지 싶었어
정말 너무 잘해... 너무너무 잘해 그냥 캐릭터 그 자체였어

불호는 역시 베드씬...
너무 길고 적나라해 투머치야
흐름상 필요한건 알겠는데 그렇게 길고 노골적으로 보여줘야하나?
음악이나 다른 효과도 없이 긴 장면 연출되니까 시각적 청각적으로 민망하더라.. 불편하기도 했고
그리고 씨발년이라는 워딩이 몇번 나오는데 이것도 굳이 싶었어
년 들어가는 욕 무대에서 안 듣고싶다 ㅠㅠ

아무튼 전체적으로 만족!!
트리거 없는 바발들 한번씩 보면 좋을 것 같아
연극 무대에 대한 얘기라 공감도 많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