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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ㄱㅁㅇ) 아버지 장례식에서 앨빈의 송덕문.(ㅅㅌㅈㅇ 긴글ㅈㅇ)

ㅇㅇ(39.7) 2020.03.30 01:01:55
조회 1211 추천 70 댓글 26

한밤에 갑자기 쓰게 되는 솜글.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될 것 같아.)


톰은 앨빈이 재능이 있어서 그렇게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난 꼭 그 이야기들이 앨빈의 재능때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어.

사실 예전에 톰의 이야기가 맞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그 생각이 바뀌었어.

(지금부터는 셀털주의 바람. 원하지 않거나 불편한 바발은 뒤로가기 눌러주길.)















음.. 그건..




지난 1월에 갑자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새벽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그래서 아무도 임종을 못 봤고.. 우리 가족은 너무 황망했어.


재작년에 척수손상으로 재활병원에 오래 입원하고 계셨고 그 전에 부정맥에 심방세동 있긴 하셨지만 재활병원 입원 중에도 병원 진료 계속 받으셨고..

그래서 나름 괜찮으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

그러다 작년에 한 번 산소 포화도가 넘 떨어진다고 연락받고 급하게 구급차 타고 응급실에 가셔서 2주 정도 입원하시고 나니 내가 너무 불안해서..

재활만 말고 무슨 일 있을 떄 바로 검사나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모셨었어.

병원비가 비싸도 시설이 더 좋은 곳이었고.. 그래서 또 안심했지.


그런데 작년 12월 즈음부터 입맛이 없다 하시더니 식사도 잘 안 하시고 그래서 치료도 받을 힘 없다 거부하시는 와중에 상태 안 좋아지셔서 좀 애를 먹었더랬어.


병원도 처음이랑 달리 싫어하시고..


그러다 어머니 지방에서 올라오셔서 돌봐주시니 또 괜찮아지시고 그랬는데.. 아무리 치료해도 열도 그렇고 검사수치들이 안 좋아서 원인을 찾는데.. 안 찾아지는거야. (그 와중에 피 계속 뽑아가는데. 드신 것 없는데 피도 너무 많이 뽑아가서..(한 번에 10통..ㅠㅠ) 전해질 벽이 무너지기도 하고..)


그러다 결국 알아냈어. 혈액암이라더라.

그래서 내가 아는 아버지 증상으로 검색했을 때 유추된 병이 있었어. 다발성 골수종.

아니길 바랬는데.. 다른 병원에서 다시 검색하니 그 다발성골수종이라는 혈액암이 맞다네..


병 알고나서 항암치료 받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일단 퇴원하고 동생 집으로 모셨는데..


대학병원 진료날 보니.. 붉은 수포가 아버지 다리에 퍼져 있는거야..


대상포진이래..


그래도 많이 심하진 않다 해서 약 받고 암 검사 받고 했는데..


동생집엔 어린 조카들이 있어서.. 다시 다른 병원에 잠시 입원하시게 했어.


대상포진으로 입원시켜주는 곳이 없어서..겨우 입원하시고 치료 받으셨는데..

거기서 며칠만에 그렇게 돌아가셨어.



새벽에 휴대폰에 뜬 막내동생 번호를 보고 괜히 싸한 느낌이 들었고 동생 첫마디에 불안했는데..


경황없어 부랴부랴 택시 타고 입원실에 도착했는데 진짜였어.. 입원실 침대에 주무시듯 계시더라.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사실 지금도 안 믿기지만.. 아직도 어디에 입원해 계신 것 같고..)


그리고 고향으로 모셔서 장례실을 치르고 올라왔어.




그때부터 내가 뭘 놓쳤던걸까 계속 나에게 묻고 자책하게 되더라.


그때가 솜 석고페어 막공이 있던 떄였는데..




다른 표들은 날리거나 취소하거나 했는데..


그 표는 차마 취소를 못했어.


왜였을까.. 나 스스로에게 어쩔 수 없었다는 스스로 정당성이나 자기 합리화를 얻고 싶었던걸까..


사실 공연을 어떻게 봤는지도 모르겠어.


보면서도 아버지 생각이 자꾸나서..


보는데도 보는 게 아니었고 듣는데도 듣는게 아니었던 것 같아.




그러다 바로 그 공연 때는 아니었지만 앨빈 아빠의 장례식에.. 앨빈이 송덕문을 하는 장면이 어느날 갑자기 다시 떠오르면서 깨달았어.

아.. 앨빈은.. 이야기를 계속 끊임없이 할 수 있었던 건 재능때문만은 아니겠구나..

아버지와의 추억이 그만큼 많아서였구나..


앨빈을 잘 이해해주는 아버지와 쌓은 추억이 많아서 계속 그 추억을 얘기할 수 있는거구나..


우리 아빠도 그러셨어.


부모님께서 같이 가게 하시는데 집으로 오시는 건 아버지가 자주 왔다갔다하시니.. 더 챙겨주시게 되었는데..


어렸을적에 아침에 깨우실 때 일어나기 싫어하는 나에게 그럼 딱 10분만~하며 그 꿀잠을 이해해주시던 아빠셨고.


집에 오시기 전에 우리 형제 간식 뭐 사갈지 물으시며 간식을 챙겨주시던 아빠셨고..


초등학교 3년동안 등교시켜주시던 아빠셨고..


중3, 고등학교 때 따뜻한 점심 저녁 도식락을 매번 하루에 두번씩 가져오시던 아빠셨고..


커서도 나 힘들 때 엄마 몰래 용돈 보내주시던 아빠셨어..


과일 좋아다는 딸들 서울서 과일 못 먹을까 싶어 택배로 과일 보내주시던..


말은 여느 아빠들처럼 많이 없으시고 표현 잘 못하셨지만..


온 몸으로 다정함과 자상함을 보여주셨던 아빠셨어.


비 오기 전날 우산 챙기라고 한 번도 빠짐없이, 입원하고 계신 와중에도 전화로 알려주시던 아빠셨지.


어렸을 때 아빠 뒤 졸졸 따라가서 아빠랑 둘이서 중국집에 가서 밥먹던 게 아직도 기억 나.


그런 아빠였는데 난 이제 커서 어른이 되고 다 잊어버렸었나봐..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아버지가 입원하시면서 고향에서 아버지가 하셔야 했던 일들을 여기서 내가 하게 되고 하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나 힘든 것만 생각하게 되고..얼마나 아프셨을지..

병원에 계신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정작 아빤 그 병원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나중에 생각하게 되더라..

다발성골수종도 대상포진도.. 그렇게 뼈나 관절이 아프다던데..

난 그것도 알아봐주지 못했고..


그러다 그렇게 갑자기 가시게 되니..

모든 게 자책하게 되고 후회하게 되었어..

평생 고생만 하시다 마지막엔 그렇게 편찮으시기만 하다가 가시고..


그러다 솜을 보고..

매주 절에 가서 7제를 지내면서 아빠 생각에 기도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어

49일동안 가족이 울면 떠나가는 사람이 미련이 남아 못 떠난다던데..

나 이래저래 도움이 못 되었던 것 같네.


어느 정도 마음도 정리되었다 생각하면서도 아직도 아빠 사진만 보면 눈물이 나.

하지만 나도 톰처럼 아빠와의 추억을 잘 간직하고 살아가야겠지.

그렇다면 좋은 기억들 잘 간직해야겠다 생각이 들더라.

이제 그 추억으로 난 또 하루하루를 버티게되고 살아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을까..




아마 앞으로 솜을 보게 되면 이전과는 다르게 보게 될 것 같기도 해.


내 인생작, 본진극이었지만 좀 더 아프고 마주하기 힘들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품이야.


앨빈 아빠도.. 우리 아빠도 더 좋은 곳에서 함께 편안하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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