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17 킬롤로지
윤석원 알란 / 오종혁 폴 / 은해성 데이비

좋은 기회가 생겨서 킬롤 자첫하고 왔어!

생각나는대로 감상 써봄

요즘 계속 뮤만 보고 연극은 진짜 오랜만이라
혹시라도 대사를 바로바로 따라가지 못할까봐 좀 걱정했는데
석원알란이 딱 등장해서 첫 마디를 내뱉자마자 확 집중할 수 있었어
독백을 하면서 그 상황을 회상하는 연기도 하는데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표정과 말투가 시시각각 변하는데 그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숨죽이게 되더라.
그러다가 첫 암전 전의 대사 한줄을 듣고 어둠 속에서 조금 긴장하기도 함 ㅋㅋ

다음으로 해성데이비가 등장했는데 내용이 앞이랑 이어지지 않는 것 같더라구..?
마지막으로 나오는 쫑폴의 이야기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무대가 그런 모양인 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세사람이 각각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세 배로 집중해서 기억해야겠다(ㅠ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세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된 순간이 딱 오니까
느낌표가 확 뜨면서 전체적인 그림이 그제서야 그려지더라구.

사실 개인적으로 자첫극 관람전엔 스포 다 피하고 간단히 시놉만 읽고 가는데
이 극은 시놉을 읽어도 무슨 내용일지 전혀 모르겠는거야 ㅋㅋㅋ
그런데 공연 다 보고 나와서 다시 읽어보니까...... 있네 있어...ㅋㅋㅋ

아 그리고 인물1이 조명을 받고 연기하고 있을때 무대 위에 인물2 혹은 인물3이 같이 있다면

어둠 속에서 몸짓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것도 좋았어

깜짝 놀랄만한 날카로운 배경음 때문에 몇 번 튀어오를 뻔도 했지만 잘 참았다 ㅠㅠㅋㅋ
그리고 중간에 조금.. 힘든 부분이 있긴 했어.
끝까지 다 보고 나니 불필요한 부분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힘들었음
하지만 이게 그 트리거 부분이구나 하면서 잠깐 딴 생각 하면서 버텨냈다!
딱히 그런 거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여기 자극은 조금 힘들더라
대화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잘 들려가지고...

2막이었나? 무튼 중후반에 데이비가 병원 관련해서 얘기하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약간 울컥할뻔 했어
데이비의 표정에서 벅차오름과 희망이 느껴져서 그랬나봐
분명 현실은 비극인데 말이지..
중간에 대사를 약간 버벅인 부분이 있긴 했는데
그마저도 배우가 버벅인게 아니라 그냥 주인공들이 자기 얘기하면서 버벅인걸로 생각하게 되어서 신기했음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폴의 마지막 입양한 아이에 관련한 대사가 너무 충격이어서
지금 약간 물음표를 달고 나온 상황이야..
분명 폴의 아픔의 이유는 극 내내 전해들었기 때문에 잘 아는데...
그치만 만약 자둘하면 분명 폴을 이해하고 나올 것 같은 마음도 있어 ㅠㅠ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ㅠㅠㅋㅋㅋㅋ

아 그리고 기억나는 거 하나 더!
입장해서 객석에 앉아있는데 하우스 음악?이라고 하나
무튼 공연 시작전까지 흘러나오는 음악이 정말 취향이었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무대를 보는데 구조가 특이하고 신기해서 시각적/청각적으로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막이랑 2막 시작전에 안내멘트가 나오던데 그게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말하는듯한 느낌에 마치 그때부터가 극의 시작인 느낌도 들어서 좋았어

무튼 요즘 계속 회전극만 돌다가 새로운 극 봐서 좋았어
그.. 중간에 힘든 부분 잘 견딜 수 있는 바발 중에 자첫을 고민하는 바발 있다면 망설이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