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나란 인물이 그를 완벽하게 계획한 함정에 몰아넣을 만큼

천재적인 인물로 보이지도 않고 상처줄 것 같지도 않다. 너무 사랑해서.

그놈의 눈물 그렁그렁한 상태로 부르는 뭐든 할게, 자기야... 랑

울먹거리며 부르는 파이널 쓰릴미로 아주 애정노선 정점을 찍는구나.

두 인물 간의 밀고당기기도 없으니 도대체 왜 안경을 떨궈야 했나 이유를 모르겠고

마찬가지로 라이플 부를 때 이 노래가 왜 나와 싶다-_-

어제는 어프레이드 부를 때 뒤에서 괴로워하는 거 보면서

그래.... 마지막으로 자존심이라도 살려주겠다는 거니 라는 심정으로 봤는데

오늘은 아무 생각 안 드네-_-

재범나는 여전히 섬세하고 그래서 짠하고 디테일도 살아있지만

그거 하나만 가지고 보기엔..... 내가 쓰릴미에서 추구하던 것들이 너무 많이 사라져 있네.

여백과 여운이 깡그리 사라진 쓰릴미가 이런 거구나.

작년에는 디테일 작작 넣으라고 했더니 올해는 이건가.

스스로 해석할 여운같은 건 싹 버리고 디테일도 버리고 그걸 연출의 해석으로 다 채운 건가.

그리고 가열. 1열과 높이가 같더라???

배우가 서서 연기하니까 얼굴이 가리진 않지만 배우 허리 밑으로 싹 가리더군.

그렇게 돈이 궁했어요? 내가 넥투노 보면서 해븐 이래서 좋다고 했는데

정작 제일 애정하는 쓰릴미를 가지고 이러기야, 진짜???

그나마 지금 올해 연출에서 마음에 드는 게 로드스터 때 그와 나 같이 있는 거.

로드스터 부르면서 그와 바비 반응할 때마다 나도 같이 움직이는 거.

현덕그는 그야말로 똘끼로 미쳤고 나에게 강한 척 하면서 그런 자신의 모습을

정말 강한 걸로 착각해서 거기에 도취해가는 인물인 거 좋긴 하지만 너무 약하지 않니.

누가 봐도 나한테 의존하고 있잖아. 그걸 몰랐다고 하면 나는 바보지.

사랑에 눈멀면 바보가 된다지만 이건 아니야.

그러니 따로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고 안경은 온전히 실수로 떨어뜨려서 그 꼴이 난 거고.

라이플 넘버가 통째로 떠버리네.

연출님, 자기 해석하시는 건 좋은데 원본 대본 읽어보시긴 한 겁니까.

전작 안 볼 수도 있지만 최소한 원대본은 종이가 닳도록 읽어보셨어야죠.

읽으셨는데 이런 건가요. 전 진짜 원대본을 미친듯이 읽었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이전에 공연한 영상이나 대본 대충 보고 한 거라고밖에 생각이 안 되네요.

쓰릴미에서 그려내는 감정들은 그냥 남자연출이 다 그려내기 힘든 섬세한 것들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여자연출이 이런 섬세한 부분들을 살려서 인물을 잡아주길 바랐었는데

이걸 애정물로 만드십니까. 이게 무슨 할리퀸 로맨스인가요.

재범나와 현덕그, 둘 다 감정은 참 섬세한데

도대체 쓰릴미 카피는 어디로 간 거니.

누가 누구를 조정했는가 라는 카피가 이번 쓰릴미에 어울리는 하는 겁니까.

포스터 사진도 09 그대로 가져다 쓰더니 고민이란 걸 하긴 한 건지 난 진짜 모르겠다.

어제는 생각보다 괜찮네? 하고 오늘 보니 이제서야 제대로 실감했다.

내가 바라던 쓰릴미는 이제 여기엔 없다는 걸.

................ 하아....... 그런데 연기는 왜 이렇게 섬세하고 난리야.

재범나 때문에 티켓도 못 놓고 미치겠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