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이 정말 많았던 행사였음.

1. 아침 8시 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꽤 길더라.

근데 현장을 통제하는 직원이 1명 밖에 없어보였음.

줄은 엄청 긴데 가이드라인 하나도 없고, 사람들이 그냥 알아서 꼬불꼬불 서있고

직원 한 명이 혼자서 바쁘게 소리지르고. 처음 오니까 줄이 시작 부분이 어디고 끝 부분이 어딘지 좀 혼란스러웠음.

2. 입장하니 더 충격적이었음. 사진은 지스타 때 찍은건데, 지스타는 물론 너무 비교가 크긴한데.

나는 최소한 현수막도 여기저기 걸고 조금은 데코레이션은 한 줄 알았음

근데 들어가니 조명도 우중충하고, 분위기도 음울하고...

그냥 가건축 판넬들로 얼기설기 그냥 진짜 "틀"만 만들어놓은 상태임.

뭐 행사장 짓다 만 상태인줄 알았다.

심지어 출구나 입구는 매직으로 A4 용지에 써서 붙여놨던데 너무 초라하더라.

대원씨아이면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중견인데, 기업 수준에 너무 행사가 초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3. 행사 입장 인원이 얼추 2000명 전후로 보이는데, 이게 현장발권이 되는 행사였음 이해를 해.

근데 예약 전용 행사잖아. 그럼 2000명 올거 예상한거잖아. 근데 행사장 규모가 너무 초라함.

행사장을 풀로 써도 모자랐을거 같은데, 그 좁은 행사장의 반을 떼서 입장 줄에 쓰고 있음.

차라리 야외에 입장 줄을 마련하고 내부는 행사에 집중하는게 맞지 않았나.

우천같은 경우는 천막으로 대비할 수 있는거고.

그리고 2000명이 오는데 행사장이 좁아서 그런건지 가이드라인 설치가 너무 부족하더라.

덕분에 상품 사는 줄에서 죽을 맛이었음. 진짜 괴로웠어.

가이드라인이 하나 없으니 인파간 공간도 없고,

사람들끼리 압축되서 부비부비 하는데 너무 답답함.

처음엔 가이드라인 설치를 안했나? 생각했는데 거의 끄트머리 다 가보니 조그맣게 있긴 있더라고.

얘내는 2000명이 줄선다는게.... 뭔지... 생각을 못한건가?

4. 상품 구매 줄에서도 개판이었음. 테이블링용 태블릿이 고장나질 않나. 돌발상황에 전혀 대비를 안해놨더라.

테이블링이라는게, 결국 기다리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하는거잖아? 1인 중복구매 방지를 위한거도 있고.

근데 문제는 태블릿도 고장나고 줄은 진행 안되고, "기다림을 위한 기다림" 이 되어버렸음. 2번 기다리는 느낌?

2시간 걸려서 상품 구매 끝까지 왔더니. 또 이젠 테이블링 예약제 수백명 기다려야하는 상황.

어이없는건, 이 모든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진행요원이 없었다는 거임.

줄 끝까지 다가보니까, 갑자기 다른 줄이 하나 더 생겨서 구매 데스크로 이어져있음.

뭐지? 이게 어디로 가는거지? 줄이 어떻게 되는거지? 하다가 진행요원이 서있길래 물어보니

그때 가서야 핸드폰 번호로 카톡이 갈거고, 그 때 오시면 된다고 하더라.

문제는 사람들이 이게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는데 아무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음

쓸데없이 줄을 저기 섰다가 여긴 또 뭐지 섰다가 두번 서고 다 가서 물어보니 알려주더라.

상식적으로 이 구조에 대해서 줄 서는 인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통지해야했던거 아닌가?

5. 행사장 내부가 너무 초라함.

난 처음에 이게 만우절 농담인줄 알았음. 코너들이 상상했던거랑 너무 달라서.

물론 저런 지스타 같은 수준 높은 부스를 원한건 아닌데 최소한 뭐 기본은 되어 있는줄 알았지.

근데 어딜가나 그 싼티나는 회색 의자에 초라한 테이블들이 전부에 ...

특히 심각하게 느꼈던게 "888만의 동포와 듀얼하라" 코너였음

888만의 동포라더니... 4명있네?

얘내 진짜 상식이 안통한다는걸 느낀게 입장인원이 2000명 전후반인걸 몇주 전에 알고 있었던 상황이거든?

모든 인원이 러쉬듀얼을 할건 아니지만, 2000명이 입장하는 행사에 알바 4명 앉혀두고

888만 동포와 듀얼하세요! 하는게 말이 되냐?
빨라도 한판 당 10 ~ 15분은 걸리는데 줄 서보다가 이거 답이 안나와서 그냥 포기했다...

아니 만약에, 조금 오버해서 2000명 전부가 4명이랑 듀얼한다 가정하면.

한번에 4명 = 10분 ... 10*500 = 5000분 = 83시간이다... 밥 안먹고 똥 오줌 안싸고 잠 안잔단 가정 하에.

그... 상식이란게 없나?

비단 888만 동포 듀얼 코너만 문제였던게 아님. 통제인원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인원을 너무 안썼더라.

대원 중견기업아님? 돈 없음? 일당 10만원이 아까워? ;

참... 말을 잃게 되더라...

6. 무대 스테이지 수준도 아쉬웠던게 사람이 그렇게 많고 줄 서는데

스크린 크기나 음향 장비를 너무 작게 설치해놨더라.

스크린이 너무 작으니 거리가 멀어지거나 각도가 좌우로 넘어가면 잘 보이지도 않고,

음향장비도 정면이 아니면 잘 안들림 ...

스크린도 키우고, 좌우로 서브 스크린도 늘려서 좀 카드 효과를 따로 더 크게 보여준다던가

카드 이름도 효과도 안보여 ...

몇년 전에 블소 비무제도 자주 갔었는데, 그 때도 행사 참 완성도 낮다 느꼈는데

진짜 비무제는 잘만든 행사였던거였음. 다시보니 선녀같고, 아니 뭔 행사를 가져와도 선녀 같을 거임.

덤으로 이건 그냥 소소한 아쉬움인데, 유희왕 작품이 DM 1기 밖에 없는거도 아닌데

그놈의 수천년~이랑 엔딩이랑 25주년 짧은 티저 영상 세 개만 내내 돌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아침부터 밤까지 수천년 지나~ 수천년 지나~ 수천년 지나~ 한 50번 들으니 정신 나갈거 같다.

집에 갈 때도 머릿속에서 수천년 지나~ 만 메아리 치더라

7. 행사장 구성이나 일정 문제도 심각함 ...

기다리는 사람들 기다리면서 행사도 즐기라고 테이블링 준비해둔건 좋은거 같은데...

이상한게 입장줄부터 뭐가 문제인지 전진을 못하더라.

내가 현장에서 봤을때 A티켓은 1800장 내외. B 티켓은 200장 정도로 보이던데

문제는 A나 B나 규모가 거의 똑같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B도 사람이 아직 남아있는데 입장을 안하고 멈춰있더라고?

사람이 입장은 못했는데 벌써 오전 일정은 다 끝나가려하고있음.

웃긴게 입장하고, 그 놈의 태블릿 고장으로 상품 줄 서다가 점심시간 되버리고,

점심시간 늦게 밥먹고 오고 테이블링 줄 기다리면서 겨우 코너 좀 돌아보려하니

토너먼트고 건슬링거고 다 진행 중이거나 막바지였어.

처음으로 대회 참가 해보고 싶어서 혹시나 몰라서 덱을 가져와봤는데 별로 의미 없는 짓이었음.

짐만 무거웠다.

8. 그 외에 뭐 매트나 이런 것들이 품절된 것도 아쉽다면 아쉽지.

나도 많이 아쉬움. 근데 이건 다들 이미 애기 많이 했고 말할 필요가 없을테니 짧게 줄일게.

많이들 말했겠지만 물량을 좀더 넉넉하게 준비해두는게 좋지 않았나?

매트를 사용할 생각은 없지만 뭔가 내가 부산 페스티벌에 들렸다! 싶은 기념품이 갖고 싶었는데.

못 얻어서 아쉬웠음.

서울이나 타 지방에서 내려오면서까지 참가했는데 못 얻은 사람들은 박탈감이 진짜 클거라 느꼈음.

9. 그럼에도 그 모든 단점들을 한 방에 상쇄 시켜준게 그저 빛 툴라 형님이셨음.

유튜브로 많이 들었는데 역시 무대에서 직접 대화나 소소한 서비스나 이런거 보는게 장난 아니더라.

이 똥같은 행사를 살리시느라 너무 고생하시더라.

진짜 보면서 고생하시는게 너무 느껴졌고. 열정적이셨고.

내가 어릴 때 티비에서 봤던 만화 주제가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있다는거.

그리고 내가 나이 30먹어서 유희왕 주제가를 이렇게 나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떼창할 수 있다는거 자체가... 생각해보니 되게 뭉클하고 감동이 있더라.

고작 30분 남짓이었지만 이거 하나로 그래도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마지막에 쾌청 상승 할렐루야 다같이 떼창하는거 정말 재밌었음.

종합적으로 툴라 형님 덕분에 오길 잘했고

대원은 후.....

진짜 코나미랑 쌍벽을 이루는 기업 답다.

이런 행사 거의 처음일거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바닥에는 바닥이 있다는걸" 이라는 GX 대사를 그대로 구현해냈다.

가히 상식을 뛰어넘는 미친놈들임.

중견기업이 아니라 무슨 어디 지방 좆소기업이 박람회를 열어도 이거보단 웅장할거 같다.

대원씨아이는 대체 어떤 기업일까?

입사하고 싶지 않은 곳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