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마상 문구에 대한 부정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의견이 떡밥으로 나왔네

쭉 보고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입안자인지라 애정이 있으니까 몇가지 옹호의견을 좀 써볼까 해.

1. "되는데요?"에 대하여

되는데요는 대부분 아다시피 군용텐트를 혼자 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에서 나온 유행어 중 하나야.

물론 최초 사용자의 평가가 후에 매우 안 좋게 되었지만 저 "되는데요" 자체는 매우 함축적인 의미를 띈 언어로 아직까지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그래서 실제로 스타2라던가 메달오브아너 등에서 퇴출되지 않고 아직도 쓰이고 있는 단어이기도 해.

T24페스티벌 당시 텐트 만들기에 성공을 했고, 덕분에 실패에 대한 조롱의 의미로 격하되지 않았던 점이 주효했지.

되는데요가 미묘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함축적인 의미가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야.

문자 그대로 되는데요로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위 T24페스티벌 사건과 연결지어지기 때문에

"불가능 할 것 같긴 한데 또 해보면 가능할 수도 있을 법한 애매한 일"에 대한 긍정의 표시로 "되는데요?"만큼 축약적이고 순도높게 뜻을 전달 할 수 있는 표현은 없다고 봐.

현수막은 메세지를 짧고 강렬하게 남길 수록 좋아.

구구절절 길게 쓰는 것은 가독성에도 좋지 않지만 읽는 사람들의 집중력을 흩트리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지 않아. 

따라서 임팩트 면에서는 짧고 굵은 단어 "되는데요?"가 매우 적절하다고 봐.

2. "차포마상"에 대한 부분

겆갤러들이라면 이미 수십번도 넘게 "차포마상"드립을 미디어로부터, 다른 팀 팬들로부터 들어왔을 거야.

따라서 "차포마상"이라고 하면 거부반응부터 드는게 어찌보면 매우 당연다고 생각해.

하지만 "차포마상"드립을 실제로 분탕이 아닌 우리 팬들이나 구단에서 사용한 용례를 본적은 없어. (그린야갤 제외)

언어는 언어 그대로의 힘을 지니기도 하지만 뱉는 "화자"에 따라서 다른 뉘앙스를 풍기기도 해.

같은 "차포마상"드립이라도 우리팀과 관계없는 언론 및 타팀 팬들이 뱉을 때는 지겹고 불쾌할 수 있지만 우리가 역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내가 조금 놀랐던 점은 입안자인 내가 저 "차포마상"드립을 곧이곧대로 해석하고 문구를 내걸었고, 그것을 선수들이 그대로 해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는 거야.

그러면서 시비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까지 덧붙이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나는 플랑이나 현수막이라면 어느 정도의 풍자와 골계미가 있는 것은 용인되어 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효과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는 현수막 중에 풍자성을 띄는 게 많더라고...

차포마상 없이도 된다는 표현을 우리가 사용했을 때 얻는 효과는 기존에 차포마상이 떨어졌으므로 하위권을 예상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역으로 우리 팀의 훌륭함에 대한 자랑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시비조로 보일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봐. 사실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우리는 너희가 말하는 차포마상 없이도 이만큼 해냈다!' 라는 겆뽕에 찬 문장이지 타팀을 비하하거나 

비방의 의미는 거의 없어.

아 물론 풍자성을 아예 안 띄진 않아. 하지만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생각해.

다른 선수들은 뭐가되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애초에 차포마상 관련한 드립은 타인의 시선으로 우리 팀을 바라보고 사용하는 것이기에, 팀내부 혹은 팬들이 사용하는 드립이 과연 '차포마상'에 대한 액면가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인지는 더 이상 언급을 안해도 이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요약해서 말하자면 '차포마상'을 우리가 발화하는 것은 외부의 시각에 대한 '반어법'적인 해석으로 봐야 한다는 거지. 차포마상이 없으면 나머지는 다 졸이냐? 라는 시각은 다소 이분법적인 해석이라 생각해.

다만, 다른 갤러들이 이 문구에 대한 풀이가 기분나쁜 쪽으로 이루어졌다면 메세지 전달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봐.

하지만 다른 투표한 갤러들이 선수들에대한 예의가 부족하거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 조롱조로 , 단순한 재미로 투표를 한 것은 아닐거야.

아무튼 생각지 못한 다른 시각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 감사하는 마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