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데리고 옆동네 사시는 부모님댁 갔다가

아이들 자전거 태워주신다고 옥상(빌라 옥상이라 옥상이 좀 넓습니다)에 올라갔는데

옥탑방 사는 처자들이 강아지 3마리를 옥상에 풀어놓고 연락두절..ㅡㅡ;;

아무래도 위험해 보여서 애들데리고 다시 내려오는데

그중 제일 큰놈(시추) 한마리가 옥상문 열린틈을 타고 내려오더니

부모님집으로 쑥 들어가더군요.

집에 16개월짜리 막내와 어머니가 있는터라 

후다닥 뛰어 따라 들어가는데

우리집 꼬맹이들은 무서워하지 않아서 더 위험해 보이고

처가에 진돗개를 키우고 있고

몇년전까지 진돗개와 콜리까지 키우고 있던 터여서 몸집이 작은 개들은 무서워하지도 않고 막 다가가더라구요.

그렇다보니 그 개가 경계심이 생겨가지고 막 으르렁 거리며 

우리애들을 물으려고 하고있길래

아이들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고 

목장갑 끼고 개를 잡으려고 하는데 이놈의 강아지가 잡으려고하면 

화장실로 들어가고 잡으려고 하면 안방으로 도망가고 

ㅠㅠ

차라리 밖으로 나가면 좋을텐데.. 

거실과 화장실과 방 4개를 계속 왔다 갔다...ㅡㅡ;;

결국 어찌어찌 주방베란다에서 대치상황에 있는데

그때 막내녀석이 내 속도 모르고 멍멍이한테 다가감..ㅡㅡ

개는 또 막내 물려고 덤비고.. 

위험상황이라 어머니 불러서 막내빨리 데려가라고 그러고

한시바삐 개의 목덜미를 잡아챘는데

이놈의 개XX가 지랄발광을 하면서 난리를 치더니

이지경..

사실 처음에 물렸을때는 이빨이 깊숙히 박혀서 손톱위 살점이 많이 떨여져 나간 상태였는데

너덜거린 살점이 다시 붙었음..^^:;

여튼 그 순간

아이들에 대한 아빠로서의 보호본능과

물린것에 대한 화남

무책임한 견주들에 대한 분노로

처음으로 살의가 생겨서 그 개를 걷어찰뻔 했습니다.

다행히 이성의 끈을 잡고 주위에 있던 장바구니를 덮어 놓았더니 좀 얌전해 지더군요.

그녀석의 겁먹은 듯한 눈을 보고

저도 좀 진정을 하고

'에효 니가 뭔 잘못이냐.. 니 주인이 잘못이지..'

하고는 수소문 끝에 주인과 연락이 닿았고

가능하면 세입자들과는 트러블없이 잘 지낼생각으로 있었는데

정말 싸가지 없는 견주면은 세입자고 뭐고간에 대판 싸울 생각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다행히 어느정도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죄송하다고 급한일때문에 나와있어서 그렇다고 병원 다녀오시고 꼭 연락 다시 주시라고 

그래서 

병원가서 항생주사랑 파상풍예방주사 맞고 약받와서 견주 처자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정말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상황이어서 제가 아가씨들 강아지를 어떻게 할 지도 몰랐다고 

그렇게 됬다면 양쪽 다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말하고

같이 사는 빌라니 조심해줄 부분은 서로 조심해주는게 좋겠다고 하고

치료비만 받는걸로 끝냈습니다. 

사실 나도 꽤 오랜기간 애견인으로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여건만 된다면 지금도 강아지를 기르고 싶지만

애견인으로써 지켜야 될 에티켓은 좀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