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면,한국음식의 조리법이 대부분 질나쁜 고기의 냄새를 잡거나 식감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것이 많다.
질긴 소고기를 야들야들하게 만들기 위해 한참을 끓여낸다거나, 돼지고기의 냄새를 잡기 위해 마늘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거나 하는 것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나물이나 조림류의 경우 또한 식재료 그 자체의 맛을 살리기 보다는 마늘과 간장, 참기름을 이용하여 만들어서 장기간 보관을 위한 목적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젓갈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나는 뼈속까지 조센징이라는 것을 느끼는게,
한식이 너무 맛있다.
일단 내가 빵보다 면보다 밥을 평균 이상으로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
이 흰쌀밥과 어울리는 반찬을 만드는 것은 일식, 중식, 양식 어떠한 음식보다 한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한국인이기 떄문일 것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적어도 내 삶에 있어서 한식을 못먹는 상황에 있을 때 무엇보다 한식이 먹고 싶었고,떄문에 난 집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처음엔 고기를 이용한 음식들을 시작했다.돼지고기를 미친듯이 쳐넣은 김치찌개, 부대찌개,  소고기를 넣은 된장찌개, 로 시작해서 북어국, 무국, 생선조림 등으로 이어졌고,
이젠 한국의 집에 넘쳐나던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마늘쫑볶음 등 나물류 또한 만들기 시작했다.
맛있더라.
너무 맛있더라.
물론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에 밖에서는 일식을 사먹을 일이 많고, 그 또한 매우 맛있다.
하지만 집에서는 무조건 한식을 만들어 먹게 된다.
일본 6년차.
음식을 만든 것은 3년이 넘었는데 집에서 스테이크를 굽거나 튀김 외에는 양식, 일식을 해본 적이 없다.
   한국에 있을 때 난 밥 없어서 살 것 같았고,  
김치따위 안먹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나물을 비롯한 밑반찬?
손도 안댔다.
고기만 있으면 됐고 치킨, 피자, 스테이크, 파스타 등이 너무 좋았다.
요즘 집밥 집밥 해대는데, 진짜 그자리에서 집에서 먹던 밑반찬에, 메인반찬, 찌개, 모두 만들려면 차라리 나가서 정식 사먹는게 훨씬 싸다.
평군 4인가족이 모여 함꼐 식사하는 가정이 되어야만 많은 반찬을 대량으로 만들어 먹으며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 혹은 둘이 사는 집에서 흔히 말하는 집밥을 유지하기란 사실 어렵다.
지금 떡밥이 한식까기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글을 끄적여 보는데, 사실 한식은 충분히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쓰까듭밥, 냄비에 다같이 수저 담그는 문화, 부대에서 나온 쓰레기찌개 등 미개하다고 생각되어지는 문화 나도 극혐한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전쟁 이 후에 거지꼴이 된 상황에서 그야말로 '먹고살기' 위한 삶을 살던 그 분들의 문화가 답습되어 온 것이지 꼭 우리나라를 좆센이라고 비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의 개인밥상 문화 또한 검증된 사실이고 큰 냄비에 둘러 앉아 온가족이 함께 먹는 문화 없었다고 생각되어 진다.
한국전쟁 후 어려웠던 삶의 잔재같은 한국의 다소 저급한 식문화는 점차 개선 되어지고 있고 우리네 젊은이들이 앞장서서 변화에 힘쓰면 분명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시발 충분히 생각하고 시작한게 아니라 그냥 뻘글 투척 할라고 시작해서 뭐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한식 미개하지 않다.
충분히 맛있고 훌륭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