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단 영화만 죽 보고 쓰는거라 삳당히 얄팍합니다. 다만 영화 내용을 보고 이런거 아니냐고 예상한 내용이 얼마나 틀렸는지 알고 싶습니다.

1.

일단 레이에게 아나킨의 라이트 세이버가 반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이 장면이 긍정적(라이트 사이드적)으로 평가되는 풍조가 좀 의심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일단 아나킨은 일부 묘사에 따르면 검을 여러번 잃어버린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두쿠에게 지고 팔과 검을 또 잃지요. 바로 이 시점에서 그 라이트 세이버가 등장합니다.

이 후 클론 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지요. 열받은 아나킨이 팰퍼틴의 조언대로 두쿠의 목을 따고 여러 제다이들을 학살하며 

오비완과 싸우다가 쳐 발리는 것까지 합쳐서 말입니다. 

오비완은 그 검을 루크에게 줍니다. 루크 본인은 타락하지 않았지만 훈련이 덜 마쳐진 상태였고

다스 베이더와 맞다이를 치다가 그 검과 한쪽 팔을 잃어버리게 되지요.

그러니까 그 검이 가지는 의미는 아나킨과 루크의 행보를 비교해볼 때 일관성이 좀 없습니다.

유일하게 떠올릴 수 있는건 실패 뿐인 것 같습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실패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아나킨은 결국 다스 베이더가 되면서 황제를 이길 수 없는 몸이 되버렸고 어정쩡하게 귀환을 해내지요.

2.

퍼스트 오더가 어떻게 부상했는가에 대해서 영화는 잘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저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타워즈의 면면을 보면 공화국이 실존하는지도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국가나 집단은 어느 정도 공통된 의식이나 제도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초 교육을 받고 똑같은 법 아래에서 살아가듯 공화국도 어떤 공통된 이데올로기가 있어야한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공화국의 이데올로기는 민주주의일까요. 혹은 민주주의가 될 수 있을까요.

인간과 생태 자체가 다른 외계인들이 즐비하고 이들이 민주제를 취하고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일부 황무지 행성의 열악한 상태를 보면 조선 시대 수준의 행정 기관은 있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에요.

결국 공화국은 각 행성이나 종족에 따라서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거나, 혹은 방임하고 있거나 그럴 능력도 없는게 아니냐는게 제 의문점입니다.

종족 자체가 틀려먹었는데 하나의 체제를 유지하는게 불가능할지도 모르겠고요. 우키나 건간, 이워크등을 본다면 좀 이미지적으로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리버스의 뒷이야기나 자쿠나 타투인을 보면 그런 인프라조차 없어보이기도 한다는 겁니다.

결국 그냥 모든 종족들이 투표를 하는 방식, 공화제로서 은하계의 질서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간게 아니냐

UN같은 기구로서의 공화국이 아니었냐는 것이지요.

이렇게보면 퍼스트 오더도 불가능한 존재가 아닙니다. 설령 제국군 잔당이 몽땅 전멸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제국같은 조직은 일어날 수 밖에 없어요.

생각해보면 시스와 제다이들이 섞인 공화국 나부랭이 놈들은 수십억에 달하는 드로이드를 분리주의자들이 찍고 있을동안 제대로 동원조직도 못갖추었는데

그 사이에 자기도 몰랐던 구석 탱이에서 수억에 달하는 클론 군대가 뽑혀나오고 있었지요. 

어떤 체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사병을 혁파한 조선 초기보다 못한 상황이지요.

이러니 퍼스트 오더같은 조직은 결국 언제든 일어날 수 밖에 없는겁니다.

물론 이 시대의 전쟁이라는게 고도로 공업화되서 병사를 뽑자고 마음을 먹으면 몇주안에 수십억을 풍풍 뽑아내는 시대라

경제전으로 간잽이질을 하다가 순식간에 서로 투닥거리는 양상을 띄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결국 다스 시디어스의 제국은 지지받기 힘든 악이지만 제국 체제로의 이양을 지지하는 정치적인 추세는 좀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강압성은 갖추게 되므로 이젠 어떤 병신들이 몰래몰래 반란을 일으킬 시도도 못하게 되고요. 타킨 독트린도 이런 추세에서 나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제국은 어느 쪽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게 문제입니다만.

어쩌면 인간 중심주의라는 것은 도리어 ' 인간적인 '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물론 일부 종족을 보면 인간보다 더 멀쩡하니 헛소리입니다만)

혹은 일부 행성에서는 인간이 더 강한 종족에게 핍박받는 상황에서 자극된 불안감의 발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힘에 의한 질서의 추구가 잘못되었다고는 말들을 합니다만.. 글쎄, 좀 비현실적인 구상이 아닐런지..

하여튼 제다이들도 좀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보면 어디 절간에 들어가는게 좋을 양반들이 정치/군사에 개입하다보니 참 골때리더군요.

요즘엔 이 한국의 사병들도 중대장들이 각 사병들의 멘탈 케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별히 애가 정신상태가 나쁘다 싶으면 자기 진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격리시키는 수준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보면 아버지가 없이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정신이 불안정한 10대 청소년이 어머니의 위험을 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참으라고 퉁치는 태도를 보면 좀 어이가 없어요. 이런 말을 하면 팬들이 우르르 몰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만

자기 엄마가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고 뒤져가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는게 자기 수련이라면, 최소한 10명 중에 5명은 성격 파탄자가 나온다고 봐야겠죠. 

그렇게 기르는게 제다이들의 정석이라고 하는데 그 정석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다스 티라누스를 위시한 타락한 애들이 장난아니게 많지 말입니다.

물론 제다이들이 졸라 쌔니까 그런 태도를 취하면서 화를 꾹꾹 눌러담는게 답이라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눈에 뻔히 보이는 폭탄을 옆으로 치우는 임기응변 정도는 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요.

그렇다고 시스도 있어야 균형이다 제국이 옳다는건 아니지만 그 이전의 공화국과 제다이들과는 결멸된 무언가가 되어야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