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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빈스 루소 뉴클리어 히트 1/16 (번역) (gansu)

엠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6 17:00:02
조회 1438 추천 44 댓글 19

최근 하우스쇼의 관객 숫자의 하락은 요즘 WWE가 얼마나 쇠락해가는지를 증명한다. 나날이 하락하던 시청률은 TLC 이후로 살짝 반등했지만, 그건 빈스-레인즈 구도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해서였지, 지금 WWE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금 WWE의 문제는 선수들을 get over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역주: get over - 강해보이다, 인기를 얻다, 뜨다, 승리하다, 상승세를 이어가다, 이미지가 오르다 등의 뜻이 전부 포함된 단어)


레슬링의 각본이란 '모든 선수들'이 get over 하도록 만들기 위해 쓰여져야 한다. 양쪽 모두가 승리할 수는 없으니 결과적으로 누군가는 뜨고, 누군가는 가라앉을 테지만, 일단 각본을 쓰는 작가 입장에선 승자와 패자 모두 이미지를 지키고, 둘 다 강해보이도록 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명제라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 WWE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 get over한 선수는 단 두 사람 뿐이다. 존 시나와 브롹 레스너. 이 두 사람은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해도 '나는 슈퍼스타요' 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들은 다른 선수들과는 존재감의 레벨이 다르다. 그들이 나오냐 나오지 않느냐에 따라 쇼의 무게감이 전혀 달라진다. 그게 진짜 슈퍼스타의 존재감이다. WWE는 자기네들 선수를 전부 슈퍼스타라고 부르지만, 진짜 슈퍼스타는 솔직히 이 두사람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연출하는 장면들은 설득력이 있다. (believable) 그들은 개떡같은 각본도 찰떡같이 만들 수 있는 기량이 있다. 그 외에도 슈퍼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누가 있을까? 브레이 와이어트도 가능성이 있고, 숀 마이클스와 오래 일해본 내가 말하건데 돌프 지글러도 분명 가능성이 있다. 있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존 시나, 브롹 레스너에게서 느껴지는 후광/오오라가 느껴지지 않는다. WWE는 그들을 get over하는데 완벽하게 실패해버렸다. 


그렇다면 왜 WWE는 선수들을 get over 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양반들이라고 선수들의 이름값이 높아지는게 회사에게도 좋은 일이라는걸 모를리가 없을텐데? 이유는 하나다. 그들은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면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거나.


요즘 위클리쇼를 보는 시청자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놈들은 스토리에 일관성이라는 것이 없다. 지난주 금요일 스맥다운에서 일어난 일을 사흘 후 RAW에서는 씻은듯이 까먹는게 지금 WWE의 현 상황이다. 이건 100% 각본진의 잘못이지만, 그 타격을 받는 건 죄없는 선수들이다. 매주 기억이 초기화되고, 스토리가 들쭉날쭉한데 캐릭터라는게 형성이 될 수 있을리가 없다. 하다못해 1시간짜리 드라마도 매주 스토리가 짜임새있게 이어지는데, 등장인물이 수십명인 WWE의 경우는 어떻겠나.


내가 WWE, TNA에서 각본을 쓸때, 난 언제나 내가 그 캐릭터라면 어떻게 행동할지를 상상하고, 몰입하며 스토리를 작성했다. 모든 사람들은 똑같은 상황에 놓여도 저마다 다르게 행동한다. AJ 스타일스, 스캇 스타이너, 골더스트와 스톤콜드는 설령 똑같은 상황에 놓이더라도 전부 전혀 다른 반응, 행동을 보여준다는 소리다. 그게 캐릭터의 개성이다. 


따라서 각본을 작성할때는 단순히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모든 캐릭터를 '장기말' 취급하는게 아니라, 캐릭터 하나하나에 몰입하며 '이 상황이라면 얜 어떻게 행동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모든 캐릭터의 이미지를 지켜주고,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설득력이 담겨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WWE의 각본은 어떨까. 모든 스토리는 그게 그거다. 무미건조한 '착한' 선역과, 무개성하게 '나쁜' 악역. 의미없는 시비, 의미없는 난입, 의미없는 대립. 캐릭터에 깊이가 없으니 대립을 할 이유도 생기지 않는다. 그냥 난 베이비페이스니까 다른 베이비페이스를 돕고, 그냥 난 힐이니까 페이스를 괴롭혀야지, 딱 그 정도의 이유로 대립이 생겨나고 끝난다. 이러니까 모든 대립이 무의미해지는 거다. 목적의식이란건 캐릭터가 확립되어 있을때만 생겨나는 법이니까.


지금 WWE가 고수하는 전통적인 베이비페이스/힐 구도는 이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2016년인 현재 전통적인 선/악역 구도로 인기를 얻고있는 선수가 과연 몇명이나 될거라고 보나? 요즘 인기를 얻는 선수들은 대부분 선악역 구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인격을 하나의 캐릭터로 체화시킨 인물들이다. 


이건 요즘 시대의 흐름이다. 요즘 소설, 드라마, 영화는 더이상 사람들을 절대선/절대악 구도로 양분하지 않는다. 실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짜 한결의 흠집도 없는 성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그건 예수님이나 가능할 일이지. 악역도 마찬가지다. 악당도 어떨땐 선하게 행동할 때가 있고,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자신이 왜 그렇게 되어버린건지, 그 이유를 속에 감추고 있다. 그걸 관객들이 알게 되었을때, 악당은 비로소 평면적인 캐릭터가 아닌, 하나의 입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난다. 요즘 인기를 얻는 악역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내가 비판의 대상이 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캐릭터의 선악이 불분명하다는 것. 하지만 내 의견엔 캐릭터에 절대선 절대악을 강요하는 것만큼 지루한 짓도 없다. 모든 선역이 똑같이 행동하고, 모든 악역이 똑같이 행동한다면 왜 그 많은 로스터를 보유하고 있겠나? 


가장 단적인 예가 바로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다. 오스틴은 나이스 가이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스틴이라는 캐릭터가 지금껏 겪어온 경험, 역사, 역경들을 함께 보아왔고, 그렇게 완성된 오스틴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사랑하고 응원한다. 그렇게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스틴이 매주 연승가도를 달려나가서?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배우와 캐릭터가 완전히 혼연일체가 될때에만, 사람들은 비로소 연기자와 기믹이 동일인물이라고 믿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 스티브 오스틴의 성격이 '스톤콜드'의 모습과 진짜로 똑같다고 믿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제 요즘 WWE의 각본을 예로 들어보자. 딘 엠브로스 VS 케빈 오웬스. 먼저 밝혀두자면, 난 지금 각본진을 까는거지 레슬러들을 까는게 아니다. 지금 WWE의 문제는 배우가 아니라 연출과 각본이니까. 


딘 엠브로스는 Fan favorite인 선역이다. 이번주 RAW의 오프닝에서 엠브로스는 난입한 케빈오웬스에게 린치당했고, 그 후 백스테이지에서 격분한 채로 "케빈오웬스 이 씹새끼, 형이 지금 패주러갈테니 목 닦고 기다리고 있어라" 라는 세그먼트를 쳤다. 여기까진 아주 좋다. 문제는 이게 그날 RAW의 매우 이른 부분이었다는 점이고, 상식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아, 있다가 오웬스 경기에 엠브로스가 난입해서 작살을 내주겠구나!' 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그게 당연한 흐름이니까. 


베이비페이스가 무언가를 선언하면, 그는 그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 "오늘 빈스 맥맨을 패줄거야" 라고 말했다면, 그는 분명 당일날 그 쇼에서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겼을 거다. 선역의 세그먼트가 무게감을 가지려면, 세그먼트는 현실에서도 그대로 실현되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팬들은 그의 말을 그저 공허한 울림이 아닌, 진짜 의미있는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근데 결과는 어땠나? 로만이 오웬스와 악역들에게 린치당하는 와중에도 딘 엠브로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내가 아는, 팬들이 아는 엠브로스의 캐릭터였다면 당연히 자신의 형제 로만 레인즈를 돕기 위해 난입했을 것이다. 그게 엠브로스의 캐릭터가 보여야 할 상식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현실은? 브록 레스너가 나와서 링을 정리하고, 로만에게 F5를 먹이고 퇴장하는 동안에도 엠브로스는 등장하지 않았다. 아마 엠브로스가 등장하지 않은 건 쇼의 마지막을 브롹 레스너-로만 레인즈 그림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캐릭터의 일관성을 지켜주는 것보다 쇼의 전체적인 그림을 우선시한거지.


내가 딘 엠브로스의 팬이라고 가정해보자. 만약 저기 케빈 오웬스가 나와서 형제 로만 레인즈를 상대로 다굴을 놓고 있는데 엠브로스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난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는 엠브로스에게 배신감이 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엠브로스의 캐릭터를 보호하면서도 마지막 장면을 로만-브롹 구도로 마무리짓고 싶었다면, 1) 엠브로스가 세그먼트를 할때 애초에 '오늘 오웬스를 패주겠다'는 언급을 하지 않게 하거나, 2) 오웬스와 엠브로스가 난투를 벌이며 무대에서 퇴장시키고 레스너를 투입하거나 했어야만 했다.


이런 간단한 디테일도 지키지 않으니까 모든 캐릭터가 get over하지 못하는 거다. 


각본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하나 더 있다. 브레이 와이어트. 와이어트 패밀리는 강력하고, 위험하고, 괴기스럽고,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미스테리어스한 기믹이다. 근데 이번주엔 어땠지? 라이백 한 사람에게 와팸 전체가 쫄아서 도망치지 않았나. 근데 분명 몇달 전에는 라이백이 브레이와의 싱글매치에서 완패하지 않았던가?


이제 그 장면을 본 팬들이, 설령 아나운서들이 "오, 와이엇 패밀리 존나 무서워요" 라고 금칠을 한다고 한들 과연 그들을 진지한 악역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4대1로 도망가는 돼지들을? 이런 이미지 붕괴는 캐릭터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모든 캐릭터는 보호받아야 한다. 브레이, 하퍼, 로완, 스트로먼이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여 각본을 작성했다면, 그 상황에서 그들이 도망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단순히 각본이 구린 정도인게 아니라,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미지라는건 반드시, 매주, 무조건 보호받아야 한다. 설령 몇주간, 몇달간, 몇년간 강력한 이미지를 쌓아왔다고 해도, 단 한번 각본진의 실수로 그 이미지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건 너무도 간단한 일이다. 지난 몇주간 우소즈와 엠브로스는 '더 패밀리'라는 각본을 위해 몇주간 로만과 함께 각본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들이 TLC와 이번주 같은 상황에서 난입하지 않는다면, 몇주간 RAW의 에피소드를 소모하며 쌓은 가족 이미지는 전부 물 건너 가는거다. 걔들은 로만의 가족이기 때문에 친 어쏘리티 파의 선수들과 경기를 갖는 불이익을 겪었다. 그런데 왜 로만의 경기에서는 도우러 나오지 않는거냐? 말이 안되잖아? 말이 안되는데 어떻게 get over가 되겠냐? 


케릭터에 일관성이 없다는게 바로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다. 선악역 구도가 중요한게 아니다. 선수를 띄우기 위해서는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코드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돌프 지글러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만약 각본진이 돌프 지글러였다면, 그는 빈스 맥맨이 오프닝에서 자신을 깔봤을때 곧바로 신랄하게 되쏘아주었을 것이다. '만약' 각본진이 진정 돌프 지글러를 get over하길 원한다면, 그들은 그러해야만 했다. 

(역주: '만약' 이라고 강조한걸 보면 지금 각본진이 진짜 원하는 건 그 반대라는걸 암시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이건 브렛 하트가 내게 한 말이다. 브렛 하트가 누군가를 패주겠다고 세그먼트를 치기 전에는, 그는 항상 내게 와서 "그래서 내오늘 진짜로 내가 그놈을 패는 장면이 나오는건가?" 라고 물었다. 내가 아니라고 답하면, 그는 '패주겠다'는 부분을 세그먼트에서 제외시켰다. 자신의 말 하나하나에 신뢰감이 담기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 브렛의 철학이었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건 엠브로스를 까는게 아니라, 그를 그런 상황에 놓이게 만든 각본진의 비일관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각본진은 그를 마지막 장면에 투입시키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최소한 '헤이 딘, 있다가 자넨 못 나가니까 오늘 팬다는 이야기는 세그먼트에서 빼라고' 라고 조언이라도 해줬어야 한다. 그걸 말해주지 않고 무작정 나가서 세그먼트를 치라고 하는건 엠브로스를 간접적으로 엿먹이는 거나 마찬가지다. 각본을 쓸때 아무 생각이 없으니까 이런 장면들만 줄줄이 이어지는거다. 


테이커 헤이먼도 마찬가지다. 폴 헤이먼이 테이커가 레메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신랄하게 조롱할때, 테이커는 단 한번도 헤이먼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헤이먼은 쳐맞질 않으니 계속 테이커를 묻어버리고, 테이커는 거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했지. 그건 테이커의 패배만을 강조할 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다. 테이커의 캐릭터는 이미 브롹에게 패배하며 한단계 약해진 상태였는데, 그 '약해진 테이커'의 모습을 계속 강조한 거다! 테이커의 이미지를 보호하지 않은 거다. 이런 상황인데 JBL과 마이클 콜 둘이서 매주 "더 데드맨" "더 레전드" "피너어어엄" 이러며 목놓아 부르짖어봤자 이미지가 회복될리가 있겠냐? 내가 작가였다면, 애티튜드 시절이었다면 테이커는 자신에게 그렇게 대하는 사람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그 즉시 무대가 암전되고, 등 뒤에서 깜짝 등장해서 반쯤 죽여버렸지. 


지금 WWE의 각본이 왜 이런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매주 생방송 직전까지 각본이 엎어져서 그럴 수도 있고, 각본진의 수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고, 빈스 맥맨이 각본을 써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 빈스 맥맨은 지금껏 한번도 각본을 직접 작성해본 적이 없다. 그건 늘 우리의 몫이었지. 뭐가 진짜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셋 전부라고 생각하는 편이 정확하겠지.


그러면 이번에는 캐릭터가 get over하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 50:50부킹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50:50 부킹이란 니가 이번주에 이기면 내가 다음주에 이기고, 니가 뤄에서 이기면 내가 스맥다운에서 이기고, 니가 이번 PPV에서 이기면 내가 다음 PPV에서 이기는, 그런 방식의 부킹을 뜻한다. 근데 생각해보자. 만약에 풋볼, 축구, 농구팀의 전적이 승-패가 동일하다면, 그 팀은 어떤 평가를 듣게 될까? 중간은 가는 괜찮은 팀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아니지. 그냥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개좆밥 취급을 받게 될 거다. 내가 수백번 이야기하지만, 이런 50:50부킹은 어디까지나 두 선수 모두가 이미 over한 상태일때나 써먹는 방식이다.


더락과 스톤콜드가 대립한다면, 50:50 부킹은 유효하다. 두 선수 모두 이미 입지를 단단히 굳힌 상태고, 누가 이기더라도 서로의 이미지에 타격이 가지 않을 정도의 위상을 쌓아둔 상태니까. 이런 선수들의 대립에선 이번주엔 락이 이기고, 다음주엔 찬돌이 이기는 식의 스토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WWE 로스터는? 걔넨 지금 아무도 get over된 선수가 없다. 그 상황에서 50:50부킹을 하면 어떻게 될까? 특히 어린애들이 보기에는? "난 돌프 지글러의 팬이야, 돌프는 본인 말마따나 퍼팩션이고, 베스트 인더 월드라고!" 돌프의 팬이 된 어린이 팬들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근데 그런 팬들이 돌프가 한주는 이기고, 한주는 지는 모습을 보게되면 어떻게 될까? 


그래가지고선 있던 팬도 다 떨어져나간다. WWE는 누굴 밀어주고, 그를 일관성있게 밀어줘야 한다. 한번 밀어줄때 팍 밀어주고 몇달 후엔 '넌 쓸모없어' 하며 내쳐버리는게 아니라, 커리어 내내 꾸준히 이미지를 유지해가며 보호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처럼 밀어주다 말다 하는 부킹은 진짜 최악의 방식이다. 


로만 레인즈의 경우를 보자. 로만은 TLC에서 삼치를 반쯤 죽여놓으며 마침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후 WWE가 한 짓은? 매주 빈스를 투입해가며 로만이 멋있어보이게 만드는 작업만을 반복하고 있다. 로만뽕을 불어넣자, 로만뽕을 불어넣자, 로만뽕을 불어넣자! 이놈들은 오직 그거 하나만을 위해, 나머지 로스터 전체에 대해선 잊어버려도 좋으니 오직 로만 한 사람만을 위해 RAW 전체를 희생시키고 있다. 심지어 PPV인 로얄럼블까지도 로만 한 사람만을 위한 무대가 되어버렸지.


지금 WWE의 관심사는 오직 로만을 get over하는 것, 오직 그것뿐이다. 그것 하나만 놓고 말하자면, WWE는 꽤나 잘하고 있다. 지금 로스터 중에서 현실적으로 로럼-레메를 장식할만한 현역을 꼽으려면, 팬들의 머릿속에는 로만 외에는 답이 없다라는 대답이 떠오를 것이다. 문제는 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머지 로스터 전체를 개좆밥으로 만들었다는 거지. 나머지를 하향평준화시켜 로만 한사람만을 띄워놓은 거다. 


그래도, 그래. 로만 한 사람을 확실히 띄울수만 있다면 그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이해해줄 수 있다. 문제는 이놈들이 이번주에 브롹-로만 구도에서 보여준 장면이다. 로만은 오웬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악역들에게 린치당했지만, 브롹은 등장과 동시에 모든 악역을 간단히 박살내고, 마지막에는 로만 레인즈까지 F5를 돌리고 퇴장했다. 이 장면을 보고 관객들 머릿속에는 '브롹>>>로만>>>나머지 좆밥'이라는 구도가 더 확고히 굳어졌을 것이다. 


1년간 그렇게 모두를 로만의 먹잇감으로 던져주고선, 정작 그 결실을 맺어야 할 브롹-로만의 구도에서는 로만을 브롹의 먹잇감으로 던져준거다. 이러면 1년동안 왜 그렇게 처먹였냐? 1년동안 성장했으니 이젠 대등히 페투페할수 있다는 식으로 연출을 하던가 했어야지! 로만의 안티팬들이 브롹에게 환호를 보낼게 두려워서? 그래, 그럴 수는 있겠지. 근데 지금 중요한게 브롹 팬들을 만족시키는 거냐? 아니면 로만을 get over 시키는 거냐? 


이미 get over된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가 대립할 때 가장 중요한 건, over되지 않은 선수가 over된 선수와 대등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격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각본진이 최소한의 생각이 있다면, 최소한 다음주 RAW에서라도 로만이 브롹을 상대로 over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래야만 팬들이 로만>=<브롹 부등호 사이에서 의문을 갖게 되고, 그 기대감이 언젠가 펼쳐질 로만 vs 브롹 매치업의 흥행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거기서 최종적인 클린승을 거둠으로서 로만은 진정 get over하게 되는거지.


많은 사람들이 신일본 4인방이 오면 뭔가 엄청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는 모양인데,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 지금 WWE는 자기네 로스터도 get over 하지 못하는데? 불릿클럽이나 AJ 스타일스가 오면 그냥 곧바로 over될것 같나? 그 상대방이 될 선수들이 그렇지 못한 상황인데? 수많은 위대한 테크니션들이 WWE를 거쳐갔지만, 그들 중에서 탑스타 자리에 오른 선수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그들이 경기력만큼의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좋은 테크니션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좋은 워커라는 사실만으로 스타가 된 선수가 레슬링 역사에 단 하나라도 있었을까?


이제 시나도, 대니얼 브라이언도, 오턴도 없다. 이제 어쩌지? 제리코를 부르고, 더락을 부르자! 옛날 애티튜드 시대에 의존해서 일년만 더 우려먹어보자! 대체 몇년째 이러고 있는거냐? 왜 새로운 슈퍼스타를 육성하질 않는 거냐? 왜냐고? 왜냐면 이놈들은 신인들의 캐릭터를 빌드업하지 않기 때문이다. 캐릭터, 캐릭터, 캐릭터! (열받아서 말을 잇질 못함)


지금 WWE에게 필요한 것은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완성도있는 각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얘네가 항상 실패만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예로 요즘 베키 린치를 들 수 있겠지. 요즘 베키 린치를 위한 스토리는 매우 훌륭하다. 매주 15분 20분을 잡아먹지 않고도 차근차근 훌륭히 스토리에 진전을 이어나가고 있지. 이건 각본의 아이디어가 훌륭한 건 아니다. 디테일을 꼼꼼히 챙길 뿐이지. 문제는 각본진이 모든 선수, 모든 각본에 이런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거다. 가뭄에 콩나듯 한번 일하는게 아니라!


지금 WWE에 "왜 이번주 알라바마에서 열린 하우스쇼는 관객이 2500명밖에 안 왔지? 왜 시청률이 떨어지는 걸까? 풋볼 때문에 그런걸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오늘 말한 내용이 바로 그 해답이다. 눈을 좀 뜨란 말이다 병신들아. 이건 누굴 밀어주는게 잘못되었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너희들 자신들이다. 그걸 깨닫기 전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누굴 불러오더라도 상황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백번 공감하기는 하는데, 이새끼가 이런 옳은말을 하니까 왠지 빡친다........



출처: 프로레슬링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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