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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조치훈의 묘수풀이론

첼시소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4 10:00:02
조회 2517 추천 25 댓글 6

도장에서는 묘수풀이를 시켰다.


아직 내제자로서 바둑도 약했던 시절, 기타니 선생의 도자에서는 선생이나 형제자들이 흔히 묘수풀이를 출제했다. 풀지 못하면 자지도 못하게 했다. 당시는 어렵게 생각되던 것이 지금 다시 보면 그것은 지극히 간단한 문제 뿐이다. 틀린 답을 가지고 가면 두말없이 되돌려진다.


그러면 또 쩔쩔 매고.......


특별히 묘수풀이에 흥미를 가진 경험은 없다. 다만 5단 시대에 고전의 난해 묘수풀이를 한 때 집중적으로 연구한 일은 있다. 묘수풀이에 대한 나의 흥미는 다른 사람들과 다름이 없다.


굳이 묘수풀이 창작을 하는 일도 없다. 머리에 퍼뜩 신작이 떠오르는 때도 있으나 기록해 두지 않기 때문에 어느 사이에 잊어버리고 만다. 만들려고 하면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청탁인 쪽에서 조치훈은 묘수풀이 창작이 시원찮구나 하고 꺼릴는지도 모른다. 전차속에서 "마에다 묘수풀이" 등을 때때로 펼쳐본다. 하나 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졸음이 와서 기분좋게 잠든다.




묘수풀이의 권장


묘수풀이를 공부하면 좋다고 누구나 말하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향상의 첩경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왜 묘수풀이가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유는 두 가지다.


1. 수읽기가 정확해진다.

2. 상대의 처지에 서서 생각하기 때문에 수읽기가 깊어진다.


이 두가지 이유로 묘수풀이는 도움이 되는 것이다.

아마추어는 아니 프로도 그렇지만 정확히 읽지도 않고 어림잡아 두어본다든가, 독선적으로 생각해 버린다. 그런 악폐가 묘수풀이의 연구에 의하여 틀림없이 고쳐진다.


또 초보시절에는 간단명료한 묘수풀이 문제를 매일 조금씩 풀어보는 것이 좋다. 가령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고 할 때 한 문제에 60분 걸리는 어려운 문제보다 1분이면 풀 수 있는 쉬운 문제 60문제 쪽이 월등히 유익하다. 전체의 2할 정도 밖에 알 수 없는 것 보다는 8할은 풀리는 레벨의 묘수풀이가 도움이 될 것이다.




수읽기의 중요성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수읽기다.

80%, 90%는 수읽기이며 나머지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 중요한 수읽기의 훈련에 묘수풀이는 직결한다. 묘수풀이에 감각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바둑은 돌이 떨어져 있더라도 언젠가는 접촉전의 분쟁이 일어난다. 거기서 수를 읽지 못하면 이야기가 안 된다. 거기가 가장 중요한 장면인 것이다. 이야기가 빗나가지만 초보자에게 묘수풀이나 수싸움이 아닌 포석감각, 운석 따위를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어긋난 짓이다. 마치 덧셈을 모르는 어린 아이에게 곱셈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바둑이 강하다는 것은 수를 읽을 줄 안다는 것이다.


특히 아마추어의 경우 포석 따위가 별로 승부에 관계없다. 승부가 나는 것은 돌과 돌의 접근전이다. 사활의 문제에 승부가 달리기도 한다. 그 때에 잘 읽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프로의 경우는 덤을 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밀한 다툼이므로 첫 수로부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반의 미묘한 차가 그대로 승패에 직결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의 경우에도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수읽기의 장면에서다. 수읽기를 그르쳐서 이길 도리는 없는 것이다. 다만 프로가 평가하는 내용은 수읽기가 아니라 포석과 감각이다. 예를 들면 슈사이 명인은 수읽기가 뛰어나게 깊은 사람이었다. 슈에이 명인 쪽도 물론 수읽기가 깊지만 감각이 초일류. 비상한 센스의 바둑을 두었다. 오늘날의 평가는 어떠냐하면 슈에이는 올라가고 슈사이는 떨어진다. 이것은 역사상의 업적면이 아니라 바둑 내용상의 이야기다.


감각이 보다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감각이건 작전이건 수읽기의 뒷받침이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근본은 역시 싸움에서의 수읽기의 힘이다.


오늘날의 프로는 일반적으로 수읽기를 잘 하지 못한다. 오히려 옛사람들이 잘 읽지 않았나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공연히 건방지게 구는 것처럼 들릴는지 모르나 나 자신의 반성을 겸하여 수읽기가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로인 이상은 "발양론" 정도는 척척 풀도록 되어야겠다.


"발양론"을 풀지 못한다고 해서는 프로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외울 필요는 없다. 보아 넘어가면 된다.


정석을 200개 외웠다든가 300을 외웠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전혀 무익한 일로서 어리석은 짓. 수순을 머리속에 기억했다고 바둑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 귀의 서반 전투로서, 돌의 흐름으로서 이해하는 데에 비로서 정석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맥점도 같은 것. 이것도 기억할 일은 아니다.


정석이나 맥점도 읽어서 이것이 좋다고 보아둔다. 나쁘다고 보았으면 두지 않을 것이다. 읽어보아 좋다고 판단되었으면 우형이나 속수도 마음놓고 둘 수 있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묘수풀이도 결코 외우는 것은 아니다. 나는 때때로 마에다 선생의 묘수풀이집을 보지만 한 차례 훑어볼 때마다 반드시 두 세 문제를 틀린다. 그 대신 문제가 틀린 것도 찾아낸다. 훗날 또 보면 또 두 세문제 다른 것을 틀린다. 이것은 내가 외우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며 그때마다 읽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런 체험이 있다.


어렸을 때, 요쓰야의 기다니 도장에서 "삼영회"라는 연구회가 있었다. 

가지하라 선생을 필두로 형제자들과 내가 어울려 함께 연구했는데 그 테마의 하나에 '참고도'가 있었다. 



viewimage.php?id=2fbcd433ee&no=29bcc427b38677a16fb3dab004c86b6fcffb4afa74abd107249a41095120eeca529266baec96730cd16d7d61f979147875b2e62c490a5c


이 도면은 명확하게 기억된다. 흑7로 씌워 어떻게 되느냐는 것. 다른 때는 흑7이 아니라 10에 씌워 죽죽 밀어나가는 변화도 검토했다.


실로 엄청난 수 십 수 백의 변화도가 나와 나름대로의 결론을 지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도 외고 있지 않다. 그리하여 깨끗이 잊어버렸다는 것이 소중하다. 가토씨도 이시다씨도 다케미야씨도 모두 깨끗이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혀 무익했는가.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은 훈련을 여러 해 한 덕택에 수가 보이게 된 것이다. 이 재산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며 이 재산이야말로 우리들 기사의 뼈이며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프로 기사를 지망하는 사람들은 일념으로 수읽기의 훈련을 해야 하리라고 믿는다. 우선은 별 수 없어 보이지만 그 훈련이 쌓이고 쌓여 우리들의 무기로 성장해 가기 때문이다.


묘수풀이의 공부는 수읽기의 훈련이 되고 바둑의 골격을 늠름하게 키워 줄 것이다.


하나의 문제를 풀어 답을 외웠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그와 똑같은 사활이 실전에 나타날 일은 없으니까.


그러나 직접 도움은 안되더라도 간접적인 도움은 된다. 다른 장면에서 응용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므로. 


다시 말하거니와 수를 읽지 못하고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출처: 바둑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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