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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데이트후기.txt(스압+3줄요약)모바일에서 작성

23공익(110.70) 2016.01.06 17:27:01
조회 5634 추천 10 댓글 31

좀 정리해서 읽기좋게 쓰고 싶은데 주말에 도서관좀 다니느라 시간이 안났다. 늦어서 미안.
아까 점심시간에 좀 많이 썼고 자기 전에 조금 더 써서 이렇게 올린다.

좀 재밌게 쓰고싶은데 쓸수록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약속시간은 2시였는데 일찍 약속장소에 갔다. 누나 차 발견..누나는 나를 못봤는지 가까이 가서 운전석 창문으로 봐도 계속 거울보고 화장을 고치고있었다. 그래서 그냥 못본척 하고 좀 떨어져서 전화걸었음


"누나! 어디세요? 저 나왔어요~"

"응 나 방금 도착했어 내 차알지?


이제 막 도착한듯 아반떼로 다가가서 평소처럼 조수석에 앉았다. 열선을 켜둬서 따뜻했다.


"안녕하세요"

"그래~ 따뜻하지?"

"네! 안경은요?"


원래 안경쓰던데.안경 벗으니까 눈이 더 예쁘네..


"오늘같은 날은 안경 벗어야지. 오랜만에 렌즈 껴봤어."


왠지 기분이 좋았다ㅋ 그리고 출발하길래 패딩을 벗고 잘 접어 내 무릎위에 올린 뒤 평소처럼 폰을 만졌는데 누나가 뭐라고 했다.


"××야 오늘도 핸드폰만 할거야?"


바로 핸드폰 집어넣고는.. 그 뒤로 핸드폰 안봤음..ㅠ


운전중엔 둘 다 별 말이 없었는데 영화관 근처에 다다라서야 누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밥 먹어야지. 콩나물국밥 먹자"


누나가 원래 국물을 좋아하는걸 알고는 있지만 첫데이트에 콩나물국밥??? 오늘은 국밥이 먹고싶은듯. 26..아니 27세의 데이트 코스는 이런것인가.



국밥집에가서 콩나물국밥을 시켰다. 누나가 뭐라고 하니까 날계란을 가져다주더라.


"왜? 콩나물국밥 싫어해?"

"아니요 좋아요ㅎㅎ 자주먹어요"


사실 자주 먹지는 않고..

음식을 기다리면서 누나 옷들을 봤는데, 한번도 못 본 옷들이었다.


"누나 사무실엔 이 옷 한번도 안입고왔죠? 신발도?"

"니 옷도 처음보는 옷인데?"

"아니 저는.."


난 제복입고 다니거든.

어쨌든 신경 좀 쓰고 나왔나보다. 화장도 뭔가 다른 거 같고.. 더 예뻐보였다.

뭐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고.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 배시시 몇번 웃으니 식사가 나왔다.

우리는 먹으면서 말을 거의 안했다. 둘다 아침을 안먹어서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밥만 먹었다.

다만 내가 누나 얼굴을 꽤 오랫동안  쳐다봤는데 그걸 의식한 누나가 말을 건네긴 했다.


"××아 밥 먹어.."

"아! 네.."


예뻐서 그냥 보고싶었다.(본인 정공 아님)


우리 둘은 꽤나 빨리 밥을 다 먹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려는데 내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자


"평소에 하던대로 해"


하고 내 손을 밀더니 그냥 누나가 긁었다. 출장나왔다가 밖에서 잠깐 쉬고 들어갈 때 뭘 사먹으면 다 누나가 사긴했는데.


"어..네.."


뭔가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음식점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는 차에 탔다.


"늦겠다.. 늦으면 안되는데.."

"뭘 늦어요?"


누나가 예매를 했다고.. 넌 이런거 생각도 못했지? 자리 없으면 어쩌려고ㅋ 뭐 이런 핀잔도 들었다. 으으 난개병신찐따...

영화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영화를 보러 들어가야했다. 팝콘은 내가 사고싶었는데 시간이 없는걸..ㅋ

누나가 예매한 영화는 \'히말라야\' 였는데, 정말 신기하게 재미가 없었다. 그저 졸지않기 위해 힘겹게 눈을 뜨고만 있을뿐.. 스킨쉽도 하나없이 무의미한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

영화가 끝나고 우린 약속이라도 한 듯 화장실로 향했고 누나는..화장실 정말 오래 쓰더라. 입술 다시 그린 거 같았음. 난 기다리면서 핸드폰좀 만졌다ㅋ



"누나 제가 커피 살게요. 카페가요."

"나 비싼거 먹는다~"


이건 꼭 내가 사야만했다.

영화관 근처 카페에 가서 난 늘 먹는 것 처럼 초코프라페를 시켰고 누나는 무슨 민트 어쩌고..
민트 치약맛 그거 왜먹는거냐?? 맛있게 잘 먹더라.

카페에선 무슨 얘길 했더라. 그 전날 일들을 얘기했다. 기억이 잘 안나는걸 보니 별 얘기가 아니었나보다. 영화얘기도 좀 했다.


"누나랑 본 건 정말 좋은데.. 재미는 없는거같아요 솔직히.."

"미안해.. 재미 없긴 하더라. 이걸 왜이렇게 많이들 봤는지 모르겠어."

"낚인거죠 뭐.."


밖은 이미 어두웠다. 누나의 빨대에서 다 먹었다는 소리가 나자 누나는 나가자고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지만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저녁생각은 없었다. 우리는 할일이 없었다.

나도 안다. 무슨 말을 거의 못했다는걸.. 난 이때 좀 포기했다. 내가 안되는건데 어떡해ㅠㅠ


"집까지 태워줄게"

"감사합니다"


누나의 아반떼는 우리집으로 향했다. 누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는 동안 아무말도 없었으니..  근무지변경이 멀지 않았구나.


집앞에 다 왔다. 난 심지어 졸아버렸다.


"다 왔어~많이 피곤해?"


내리려는데 너무 아쉬웠다. 지금 내리면 영원히 끝날거같은 기분.


"누나 저녁에 약속 있어요?"

"아니. 씻고 자야지."

"약속 없으면 술 한 잔 하실래요?"

"괜찮겠어? 너 술 잘 못마신다며."

"음.. 조금만! 조금만 마셔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술집으로 향했다. 좀 변두리에있는  bhc로 갔는데 이유는 누나동네나 우리동네 근처면 아는 사람을 볼 수도 있기때문이었다.


뿌링클치킨을..시켰는데.. 둘다 맥주를 싫어해서 소주를 마셨다. 치킨에 소주 난 괜찮게 생각한다. 안주가 무슨 상관이야ㅋ

소주를 한병 째 비웠을 때


"누나 차 어떡해요??"

"아 맞다! 나 바본가봐ㅋㅋ대리 불러야지 뭐."


ㅋㅋ........참 나도 그렇고 생각이 없었다.


서로 술에 젖어서 화장실도 한번 씩 다녀온 무렵. 누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있었고 나는 얼굴색은 괜찮아도 말이 되게 많아졌다..


"누나 왜 이렇게 이뻐요.."

"누나 웃는거 너무 조와요..."

"누나근대잇자나요 누나지금얼굴빨갛거든요 귀여워요.."

(실제로 한 말)

ㅋㅋ누나는 얼굴은 취했어도 정신은 나름 멀쩡했다.


"응 ××아 같이 이렇게 술마시니까 평소하곤 다르네"

"소주 이게 지금 몇 병째야 괜찮아 너?"

"예쁘다고 좀 하지마 그만듣고싶어"(실제로 한 말)


뿌링클치킨 하나에 둘이서 네병을 마셧다.. 물을 많이 마시긴 했는데 난 조금만 더 들어가면 한계고 누나는..잘모르겠다.


둘다 술에 취해서 분위기 좋았음ㅋ


"××아 니가 그때 나 위로해줬을 때 되게 묘했어. 막 여기가 두근거리는거야(가슴에 손대며). 공익한테. 웃기지않아? 난 그냥 욕할사람 없어서 너 옆에 두고 욕한건데 너한테 그런 거 전혀 기대 안했거든"


정신이 번쩍 들었다. 헤헿 하면서 그냥 쳐 웃었음..


"그때도 누나 좋았어용.."


그리고 인터넷에 글 올린 이야기도 했다. 이 썰이 마지막인 이유기도 한데 글 더 올리지 말랬음. 너네 반응도 보여줬더니 막 웃더라. "정공이 뭐야?" 하고 물어서 "정신병으로 공익 간 애들이요" 이랬더니 "너 정공이었어?" 하면서 막 웃었음..ㅋㅋ 당연히 아니지.....

하나만 더 올리겠다고 했음ㅋ 술취해서인지 "마지막이야~" 라고 허락 했으니 괜찮겠지.


꽤나 달달했다.

소주 5병째 한잔씩 마시곤 못마시겠어서 안되겠다니까


"에이 술아깝게..어차피 대리부를거니까 다마시자"


난 한잔 더 먹고 "으 저 더먹으면 토할거같아요" 했더니 "넌 무슨 남자가 남자같지가 않냐?" 하면서 자작으로 연달아 2잔을 마시더라.. 말리는데도 그냥 벌컥벌컥.. 무서운 누나였음. 근데 취해서 그런거였음ㅋㅋ 기억 안난데

두번째 화장실 다녀와서 물 한잔 마시고 "누나 우리 가요" 하고 사장님한테 얼마냐고 묻는데 이미 여자분이 계산 하셨댄다.. ㅗㅜㅑ......

쳐다보니 씨익 웃음..


누나 차 받쳐놓은 곳 까지 걸어가는데 너무 손이 잡고싶었다. 팔짱을 끼던가. 근데 못했다 난 병신이니까ㅠㅠ


"누나 손잡아도 돼요?"

"음~~안돼! 넌 공익이잖아!"

"네... 그럼 팔짱은요?"


대답안하고 그냥 걸어가더라

좀 걸어보니 누나는 완전 취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막 비틀거려서 내가 어깨붙들고 부축해서 차까지갔음.. 대리 부르고.... 누나는 뒷좌석에 누웠다. 다리는 밑으로 하고 ㄱ자라고 해야하나? 나도 물론 뒷좌석에 탔고.

"어디로 갈까요?"

우리집을 먼저 가고 누나를 보낼까 아니면 그냥 누나집에서 내가 내려서 갈까 살짝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은 후자였다.


"××동 ××아파트로 가주세요."


가는 길에 누나 머리가 얼굴을 다 가리고있길래 귀 뒤로 넘겨줬다. 그랬더니 누나가 번쩍 눈을 뜨더니 일어나더라.


"손 되게 따뜻하다."


하고 손잡아줌ㅋ 그래서 나도 "누나 손도 부드러워요." 하면서 두손으로 포개줬다.

그러니까 내 어깨에 기댔음. 난 이때 술 다 깼지ㅋㅋ


뭐 그리곤 누나 집에 내려다주고 입구까지 바래다줬다. 난 집까지 걸어갔고 씻지도 않고 뻗었음ㅋ

정말 만족스러운 만남이었고.. 누나가 더 사랑스러워진 하루였다ㅋ


쓰는데 너무 오래걸렸다. 이틀동안 점심시간 + 오늘 자기전에 마무리해서 올린다.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맘에들면 마음가는대로 하는게.. 어차피 후회할거면 시도해보고 후회하는게 낫잖아??


공익애들아 글이 너무 길었지 재미 없어서 안읽는애들 많을건데 3줄요약 해줄게


1. 데이트 했다
2. 밥먹고 영화 봤다
3. 술도 마시고 손도 잡았다


그럼 안녕ㅋㅋ


출처: 공익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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