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시즌부터 보기 시작해서 아직 뭣도 잘 몰라서 갤에 올라오는 정보글이나 KOVO에서 써주는 기사 가지고 배구를 배워가고 있는 배알못이야. 아직 모르는게 많을테니 글에 잘못된 점 있으면 댓글 달아줘

요즘 흥국 경기들을 보며 로테이션에 변화가 조금씩 있는게 흥미롭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KOVO에서도 기사를 올려줘서(http://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352&aid=0000000250) 이 참에 글 한 번 써보려고

이 기사를 보면 그림으로 잘 나와 있는데 흥국의 가장 기본적인 로테이션은 보통 조송화가 서브를 넣고 그 다음 이재영이 서브를 넣어서 테일러가 전위 레프트에서 시작하는 로테이션이야. 이런 로테이션은 다른 팀들의 경우에도 주포인 외국인선수를 전위부터 시작하게 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라고 역시 KOVO기사에서 본 것 같아. 이러한 로테이션에서 테일러 앞에 있는 선수는 상대팀의 [라이트-센터1] 조합과 [세터-센터2] 조합 중 보통 [라이트-센터1] 조합이 오는 것 같더라고. 반대로 이재영 앞에는 [세터-센터2] 조합이 앞에 오는 것 같고. 기사에서 보듯이 이 로테이션이 잘 안 먹히자 박미희 감독은 3세트부터는 로테이션을 3칸 옮겨서(배구 용어로 알맞는 표현이 있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재영이 전위 레프트부터 시작해. 즉 테일러 앞에 상대팀의 [세터-센터2]가 있게 되고 이재영 앞에[라이트-센터]가 있게 되면서 두 선수가 상대해야할 블로킹의 높이가 변하게 된거지.

모든팀이 똑같겠지만, 리시브가 잘 되면 센터를 이용해서 이동, 속공을 사용하거나 양쪽 날개로 퀵오픈을 사용하면서 상대 블로킹을 따돌릴 수 있겠지만, 다들 아는것처럼 이번시즌 흥국은 리시브가 전체 6위로 안 좋아. 리시브가 안 좋으면 센터에서 속공, 이동보다는 주포에게 오픈 공격을 시키게 되는데 흥국의 경우에는 테일러와 이재영이 주로 이 역할을 담당하더라고. 이런 경우에 상대팀에서는 보통 2블럭이 오게 되는데 이 때 위에서 말한 [라이트-센터1] 조합과 [세터-센터2]조합 두 경우가 생기지. 그런데 내가 본 테일러는(극히 주관적) 상대팀의 블로킹 높이가 조금 높으면 감을 못 잡는 것 같아. 맥마혼이나 헤일리 같은 경우는 타점이 꽤 높아서 그냥 블로킹 위에서 때려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던 것 같은데 테일러가 상대팀 [라이트-센터1]를 놓고 블로킹 위에서 타점 잡아서 때리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아. 이게 잘 나타났던게 위 기사에서도 나온 GS와의 경기였다고 생각해. 상대팀의 [라이트-센터] 조합인 [한송이-캣벨]을 앞에둔 1,2세트에서는 테일러의 공격 성공률이 꽤 낮았는데 로테이션을 돌려 [세터-센터] 조합인 [정지윤-배유나]를 앞에둔 3세트부터는 과감하게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더라고. 

반대로 이재영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블로킹을 상대하다가 높은 블로킹을 상대하면서 조금 어려움을 겪는 것 같지만 그 정도가 테일러가 [라이트-센터]를 두고 겪는 어려움보다는 나아보였어. 낮은 블로킹을 상대할 때에는 보통 타점을 잡아서 때리는 모습이 많았는데 블로킹이 높아지니 앵글샷을 기본으로 페인트, 쳐내기를 쓰는 것 같았어. 박미희 감독도 이렇게 바뀐 이후로는 이재영에게 빠르게 치라는 주문을 하는 것 같았고.

이러한 로테이션의 변화는 테일러로부터 상대편의 낮은 블로킹을 상대로 확실하게 점수를 뽑아내고, 이재영의 공격력이 조금 죽더라도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점수를 조금씩 쌓으려는 로테이션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알다싶이 GS전에서 꽤나 잘 맞는 방법이었고. 그리고 어제 인삼과의 경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로테이션이 사용됐어. 1세트 처음 시작할 때는 테일러가 전위부터 시작해서 [헤일리-문명화] 앞에서 공격했지만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고, 몇 세트 뒤에(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로테이션을 돌려서 이재영이 [헤일리-문명화]앞에서 공격하더라고. 문제는 테일러는 낮은 블로킹을 상대로(그래도 한수지-장영은 조합은 높긴 했지만) 점수를 잘 뽑아준 반면에 GS전과는 다르게 이재영이 [헤일리-문명화]상대로 점수를 못 내더라고. 그 때문에 이재영쪽에서 점수가 한두점씩 나야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테일러쪽에서 점수를 쭉쭉 뽑을텐데 그게 안 되다보니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반대로 말하면 흥국을 상대하는 팀은 테일러 앞에 높은 블로킹 벽을 쌓으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말이 되는 것 같고.

그리고 이러한 점이 흥국이 왜 현건은 잘 잡으면서 기은에게는 약한지에 대한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현건의 경우 라이트와 세터가 황연주-염혜선이고 기은의 경우는 김희진-김사니로 흥국의 레프트들이 맞서야하는 높이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 특히나 기은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높이가 다 좋아서 흥국의 공격이 보통 셧아웃 블로킹이 되거나 유효블록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 결국 리시브가 잘 돼야 하는데 기은이 또 서브가 좋고, 특히나 김희진은 흥국만 만나면 날아다니는데 맥마혼도 타점잡아서 블로킹 위에서 때려서 유효블락도 잘 안되는 바람에 경기가 항상 어려워지는 것 같더라고.(총체적 난국...결국 리시브가 엄청 잘 되는 날이 있어야 한 번 이길듯)

세줄요약

1. 테일러가 높은 블로킹 앞에서는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2. 박미희 감독이 로테이션을 돌려 테일러-이재영 앞의 블로킹 높이를 조절해서 테일러 앞 블로킹 벽을 낮추는 것 같다

3. 이 방법이 GS경기에서는(1월1일) 잘 통했는데 인삼경기에서는(1월3일) 잘 안 통했다.

+기은 이기기 너무 어렵다. 리시브가 엄청 잘 되지 않는 한 이기기 힘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