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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선보라 17회 망상- 복수 (선우시점) txt

공장인턴(58.121) 2015.12.27 17:00:27
조회 1986 추천 60 댓글 19

오늘 쓸생각은 없었는데 기다리는분이 있는거 같아서 실망시켜도 봐주삼 처음쓰는건데...너무 선토커라 좀 걸린다

보라시점은 여기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reply1988&no=399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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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누나가 사시준비를 시작한다고 했다 처음 그말을 들었을때 심장이 쿵했다 한번에 두가지는 못한다고 회계사준비하면 너랑 끝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던 보라누나였다

회계사도 아니고 사법고시인데 나랑 끝.....일까?

"그럼 우리... 혜어지는거 아니죠?"

"아니 왜 그런얘길해"

이말에 안심이 되면서도 나는 불안하게 누나의 표정을 살폈다. 안다 이게 어렸을때부터 보라누나의 꿈이였다는걸 어린 나는 축하보다는 우리가 헤어질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긴장한거다 

"그럼 됐어요..누나 축하해요 좋은 일이예요" 축하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이제 누나를 잘 못본다는 생각에 두렵다 난 아직 어리구나 한번더 깨달는다


보라누나는 내일 고시원으로 떠난다 이것저것 준비할 시간에도 틈틈히 나에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보고한다 평소답지않게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소리에 귀여워서 죽을것 같지만 서글프다 왜 더 불안해지는걸까

밤 11시에 만나기로 했던 누나는 12시가 훌쩍넘어 나타났다 무슨일있나 걱정했던 나는 누나가 달려오는걸 보는 순간 기뻤지만 누나는 금방 울것같은 얼굴로 전력질주해서 달려왔다 안미안해도 괜찮아요 뭐 이런걸로 울려고그래요.. 이런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괜찮아요 괜찮아"

누나를 안으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난 진짜 괜찮은데 누나가 미안해하는게 더 맘아파요 그러지말아요 그리고 한번더 확인해서 기뻤다 누나는 날 좋아한다 그렇다 날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럼 됐어요 기다리면되는데 뭐..

누나가 고시원으로 떠나는날 일부러 독서실에 일찍 갔다 우리는 헤어지는게 아니니까 이별하는게 아니니까 누나가 떠나는 모습은 보고싶지않다


누나가 고시원으로 떠난이후 예상대로 누나를 거의 볼수가 없었다 매일 잘때마다 누나꿈을 꾸길 소망하며 잠들었다 이쁜 누나의 눈..코...입.. 눈옆에 점까지도 하나하나 다 키스하고싶다 다행인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고3이라는 거였다 그래 공부하자 누나는 기다리면 되는거니까 내 기다림의 위안은 이선희 테이프.. 누나와 같이간 콘서트를 생각하며 가끔씩 듣는 노래가 이제 날 편안하게 해줬다

처음 반년은 그래도 한달에 한두번은 누나를 볼수있었다 난 벅차고 너무 좋아서 주체가 안되었지만 겉으로는 어른인척 담담하게 누나를 맞았다 방긋 웃으며 만나도 헤어질때가 되면 누나얼굴이 나를 맘아프게 한다 잘자라는 굿나잇 뽀뽀가 어느새 깊은 키스가 된다 누나와 떨어지고싶지않다 영원히..하지만 누나앞에서 티내면 안된다 누나가 힘들테니까. 보고싶다고 언제나 보고싶고 지금 보고있는 순간에도 보고싶지만 이말은 꺼내면 안된다 이말이 나오는순간 내가 허물어질것 같아서.. 

그날은 누나가 나를 먼저 안았다 그감촉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누나몸이 떨리고있었다 깜짝놀라 얼굴을 확인해보니 누나가 울고있었다 니가 너무 보고싶다고 너를 만나면 더 보고싶어서 힘들다고 누나는 울고있었다 '누나 최고의 고백이예요 역시 성보라 기뻐요 너무 기뻐서 이제 다 참을수있어요 기다릴수있어요 저는 걱정하지마세요' 나는 말없이 누나를 꽉 안아주었다


그뒤에 띄엄띄엄오던 전화는 아예 안오게 되었고 보라누나도 쌍문동에 거의 오지않았다 난 누나에 대한 믿음으로 시간을 견뎌냈다 정말 보고싶어서 참을수없는 날에는 신림동 누나 고시원 앞으로 갔다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누나를 몰래보고오는게 유일한 고3 낙의 전부였다 누나는 여전히 이뻤지만 조금씩 살이 빠지는거 같아서 안쓰러웠다

학력고사를 봤고 난 어머니 바람대로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누나와 같은 대학이라서 기뻤지만 cc는 없어~(진주톤) 서글펐다

누나가 한번쯤 날 만나러 와주기를 아니 전화라도 해주기를 내심 바랬지만 그런건 없었다 그래 성보라 열심히 하는구나 장하다  


3월 대학생활이 시작되고 얼마 안있어 드디어 보라누나를 골목길에서 만날수있었다 이게 얼마만이지 정신이 아득했다 난 누나한테서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성보라는진짜 이쁘다 그즈음 꿈에서만 보던 성보라보다 눈앞에 성보라가 백만배는 더 이뻤다 누나와 무슨 대화를 했는지도 기억에 없다 다만 갈증을 느낄 뿐이였다 그렇게 누나를 넋놓고 보고있는데 누나는 내 시선을 피했다 뭐냐 성보라...이러기냐 주책없이 울컥 눈물이 나려했다 

"그럼 누나 저먼저 갈께요..약속이 있어서."

눈물을 감추려고 우선 그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난 그순간을 바로 후회했다 누나는 벌써 다시 신림동으로 갔다는 노을이의 말을 듣고 멍해졌다

뭐지...성보라 독하다 그래 잘하고있다 흑



예과1년은 그래도 시간이 좀 남았다 어머니를 위해서도 장학금을 놓치면 안되니까 또 성보라보기에 부끄럽지않게 공부는 꾸준히 했다 하지만 남는 시간은 신림동으로 행했다

보라누나는 학원과 고시실만 왔다갔다하는 스케쥴이였다 며칠 파악해보니 시간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식당... 보라누나는 한식당에서 삼시세끼를 다 해결했는데 그곳은 날마다 메뉴가 바뀌는 뷔페식 한식집이였다 

신림동에 가는 날이면 난 그곳에서 밥을 먹으면서 사장님과 친분을 쌓았다 

"달걀후라이는 매끼마다 꼭 있어야돼요 수험생들한테는 필수영양분이예요 꼭이요"

"순대국 같은건 아니죠 사장님 비위약한 사람들 못먹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데요 호불호 갈리는 메뉴는 없애요"

보라누나가 살좀 쪘으면 좋겠다는 맘에 나도 참 별짓을 다하는구나 싶지만 난 성보라에 미친놈이니까 뭐... 

누나가 부담안되게 들키고 싶지않았다 그리고 내눈 바로앞의 성보라도 감당할 자신이 없

다을수있는 거리에 있는 누나를 보면 만지고싶고 안고싶고 키스하고싶다 한시도 떨어질수없을것 같다


그해 보라누나는 사시1차에 합격했다 난 혹시몰라 연락을 기다렸지만 그런건 없었다

그래 성보라 독하다 장하다...근데 난 더 독하기로 했으니까 기다린다 

그후로도 난 시간이 날때마다 신림동으로 가서 보라누나를 몰래보고 오는게 일상이 되어있었다 

보라누나가 누구와 스터디를 하는지 밥을 같이 먹는지 다 안다 그런데 누나 남자는 좀 아니지 않나요? 난 누나를 믿지만 그자식들은 못믿어요 그자식들한테 웃어주지마요


1992년 보라누나가 드디어 사시에 최종합격했다 내가 기다리고 기다린 디데이인것이다

그런데 보라누나한테 연락이 없었다 누나 오늘을 위해서 내가 기다린거 아닌가요? 우리 약속한거 아닌가요? 왜 연락이 없어요?나는 불안해졌다

성보라 이여자야 왜 연락이 없는거야



보라누나네 집은 옆동네로 이사를 했다 난 집들이 핑계로 친구들과 함께 덕선이네 집으로 갔다 보라 누나가 보이지 않았다

"덕선아 보라누나는? 어디에 있어?"

"곧 들어온다고 했는데 성보라 사시붙고 안경도 벗고 인물폈잖아  쫑알쫑알"

덕선이 말뒤로 초인종소리가 들렸다 난 내집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문을 열어주었다 보라누나였다

"누나"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음이 났다 얼마만에 가까이서 보는 누나인가 좋아서 하늘을 날아갈것 같은 기분이였다

그런데 보라누나가 이상했다 날 잠시 째려보더니 쌩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나는 당황했고 이해가 안되었다 누나 저한테 왜 이래요...거실에서 쌍문동 5인방이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었지만 나는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다

보라누나가 들어간 방문만이 내세계에 있었다 성보라 왜 이러는거야 


그뒤에 거의 2년간 난 고등학교때 짝사랑 하던 시절로 돌아간듯하다 보라누나의 얼굴한번 보겠다고 덕선이를 핑계로 그집을 드나들었으니.. 쌍문동 5인방 아지트도 택이방에서 덕선이네로 옮기는걸 적극 추진했다 보라누나와 얘기를 해보려고 시도했지만 누나의 싸늘한 시선에 행동에 말을 꺼낼수조차 없었다 

본과과정이 높아지면서 나도 시간이 부족하고 누나도 검사 임용으로 바쁜시기였고 보라누나가 저러는 행동에 한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난 그건 절대 부정하고싶었다

누나 혹시 우리 예전에 헤어진거였어요? 아니죠? 이날만 전 기다린거라구요




1994년 어느날 덕선이를 통해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보라누나가 선을 보러 다닌다는 것이다

확인사살이였다 우린 헤어진거였어요? 누나...

내비밀을 알고있던 정팔이와 술을 마셨다 난 술이 세서 취한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날 처음으로 취했다 내가 성보라 데려오라고 주사를 부렸다는데 정팔이가 흉내내면서 놀려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딴건 아무렇지도 않다

성보라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냐.....이젠 가만 안둘꺼야 니가 아무리 이뻐도 너 절대 용서 못해!!!



출처: 응답하라 1988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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