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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갤문학] 솔키문학 - 27

ㅂㄷㅂㄷ(218.101) 2015.11.28 10:00:07
조회 918 추천 1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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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키님은 담편이나 다다음편에 나오지 않을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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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말하는 민철에게 마루도 대략적인 것밖에 설명해줄 수가 없었다. 소울키가 저 대신에 지구로 넘어갔다는 말에 민철은 한참동안 벙쪄있었다. 그곳에서 소울키가 어떻게 지내는지는 마루도 몰라도 더 이상 말하지 못했고, 다만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도는 말해줄 수 있었다.


“저그진영으로 돌아가면 안 될까요?”


조금이나마 안면을 튼 정신체들이 있는 저그진영이 마음 편할 거 같아 민철이 부탁했지만 마루는 뚱한 표정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신 저그진영에 있다가 총 맞았잖아요. 여기 얌전히 있는 게 좋아요. 설명했잖아요. 지금 당신 위험해요.”


하지만 마루의 설명은 불친절했고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민철은 뭐라 말하려고 하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마루에게 몇 마디 더 듣는다고 해서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 민철을 안심시키려는 듯 마루는 무뚝뚝하게 한마디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요.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안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대규모 병력을 움직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 부대 병력배치 및 훈련, 후방보급 등등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며칠 내내 서류에 푹 파묻혀있던 이노베이션은 피곤한 눈을 들어 드림을 쳐다봤다. 드림은 이노베이션의 책상에 널려있는 서류 및 사방에 떠있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잠시 쭉 훑어보고 이노베이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서류철 하나를 내밀었다.


“바로 읽어보시죠.”


드림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린 이노베이션은 서류철을 펼쳤다. 서류를 읽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잠시 후 이노베이션은 탁 소리나게 서류를 내려놨다.


“...위에서 나보고 병력을 움직이지 말라는군.”


“어찌하실 건가요?”


“아직은... 내멋대로 움직일 수는 없어, 아직은 때가 아니야.”


“......”


하아. 이노베이션은 한숨을 토해냈다. 동시에 반투명한 화면들이 모두 꺼졌다. 이제 볼 필요가 없게 된 보고와 자료들이었다. 


“마루에게 연락해.”


“역시... 그쪽에 부탁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그쪽에는 유령 요원이 없을 거야.”


“그렇죠.”


“유령 요원은 우리가 지원한다고 전해.”


움직일 수 있는 유령 요원이 대체 어디 있다고... 명령을 어기실 건가..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의아해하던 드림은 곧, 이노베이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드림의 얼굴이 당혹감이 떠올랐다. 이노베이션이 유령 요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던 것이다.






“정지장을 유지하려면 꽤 많은 에너지가 들지. 시간제한이 없다면 많은 에너지가 꾸준히 들어갈 거야. 시공간을 다룬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에너지가 무지막지하게 쓰이고 있는 곳을 찾아낼 수 있을까?” 


레인의 질문에 작은 히어로는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테란은 이런 에너지 흐름 하나하나를 다 관리한다는데 프로토스는 그런 게 안 되는 건가. 미개한 건 프로토스였나. 젠장.


“방법이... 이건 순전히 이론적으로 생각해본 건데...”


히어로는 우물쭈물 망설였다. 이론이든 실전이든 말해보라고 레인이 재촉했다. 


“우리 행성 안에 있는 건물과 장치들은 어쨌든 중앙군 연결체랑 다 연결되어 있잖아. 중앙군 연결체 지하에 있는 에너지 코어에 ‘직접’ 접속해보는 거지. 에스오에스가 행성 안에 있다면 분명 파악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당연히 매우 위험하지!”


“왜?”


“바보야! 테란으로치면 고압전선에 손대는 거랑 똑같아. 잘못하면 너 에너지 감당 못해서 뻥 하고 터져버릴걸? 차라리 행성 전체를 잠복 저글링 잡듯이 뒤지는 게 나아.”


“우이씨, 그럴 거면 말이나 하지 말든가! 시간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내 맘도 모르고!!! 레인의 다그침에 마음 상한 듯 히어로의 양볼이 부풀었다. 히어로는 레인을 잘 알았다. 말 안 했으면 뭔 수를 내보라고 저를 괴롭혔을 것이고, 말하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실행에 옮기려고 할 놈이다. 


“죽기밖에 더 하겠어? 일단 가보자.”


“거기는 아무나 들어가는 줄 알아? 좀 기다려봐. 내가 그쪽 보안 뚫어볼 테니까. 우리는 몰래 들어가는 수밖에 없어.”


투덜거려도 결국은 걱정되는 마음에 온힘을 다해 도와주는 히어로였다. 그렇게 둘은 중앙군 연결체로 향했다.






에너지 코어가 있는 지하 중앙제어실 입구에서 히어로는 레인이 생전 처음 보는 장치들을 이것저것 설치하기 시작했다. 얼핏 보면 테란의 기계장치처럼 보이나 아무리봐도 테란의 것은 아닌, 그런 장치들이었다. 히어로가 개인적으로 만든 물건들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너보다 체력도, 사이오닉능력도 부족하니까 말이지, 그래서 기술이 필요한 거야.”


테란의 휴대용 컴퓨터처럼 생긴 물건을 작동시키며 히어로는 말했다. 레인은 누가 오나 신경을 곤두세우며 망을 봤다. 하지만 이런 지하실에 올 프로토스는 그리 많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만큼 보안에 신경써놓았는지 히어로는 쉽게 제어실의 문을 열지 못했다. 


“야 되겠냐?”


“좀만 더 기다려봐.”


오기가 생겼는지 히어로는 입을 앙다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제어실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지하실 내 모든 불이 꺼졌다. 히어로는 속으로 환호했고 레인은 잘 했다는 의미로 히어로의 등을 퍽 쳤다. 그리고 제어실로 들어갔다.


새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구체가 공중에 떠있었다. 구체는 새파란 스파크를 위협적으로 튀기고 있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에 두 프로토스의 눈이 커졌다. 이래도 할 거냐고 묻듯이 히어로는 레인을 쳐다봤다. 저런 거에 손댔다간... 레인도 인간적으로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뻥 하고 터져버릴걸, 하던 히어로의 말이 떠올랐다. 


“갔다올게.”


그렇게 단 한마디만 남기고 레인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거대한 에너지의 소용돌이에 접속했다. 레인은 제 에너지가 소용돌이에 휘말려 순식간에 온 행성으로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왁 소리치며 레인은 눈을 떴다. 천장을 보니 자신의 방이었다. 에너지가 마구 역류해서 폭주하는 기분은 정말 아찔했다. 끙끙거리며 몸을 일으킨 레인은 멍청하니 제 몸을 내려다봤다. 하, 살았네... 그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휘말리지 않고 살아나왔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옆에서는 히어로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레인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막 억지로 끌고나왔는데 늦은 줄 알았어..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레인이 생각하기에 위험했던 건 오히려 히어로가 아닌가 싶었다. 레인을 코어로부터 억지로 끌어내고, 무사히 여기까지 끌고 온 걸 생각하면 말이다. 


“나 그렇게 쉽게 안 죽어.. 여태까지 전장에서 죽다 살아난 게 몇 번인데..”


그래도 말이 잘 안 나오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어후 죽겠네 진짜. 


“...그래서 찾았어?”


히어로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레인은 씩 웃었다. 


“당연히 찾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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