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동안의 동방성지순례 기록 - (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ouhou&no=7243053

올 한해 동안의 동방성지순례 기록 - (2)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touhou&no=724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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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오카야 지역 투어에 이어지는 내용임

오카야 지역 방문을 마치고, 시모스와로 이동했음. 오카야~시모스와 간 거리는 약 4km정도 되는데, 장딴지 힘에 자신이 있으면 자전거로 1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지난 이틀간 체력을 다 조졌으므로 자전거를 반납하고 시모스와에서 다시 자전거를 빌림. 여기는 한시간 100엔인데 오토모드랑 파워모드 있어서 언덕 오를 때 겁나편하더라

여튼, 거리가 먼 곳부터 방문하기로 해서 지난 2월에 가지 못했던 하루미야를 먼저 방문함. 하루미야에도 카구라덴에 우람한 금줄이 걸려 있었고, 본당의 형태가 아키미야랑 매우 비슷했음. 혼미야랑 마에미야의 건물구조가 크게 달랐던거랑 대조적임. 카나코 2스펠인 '신의 죽' 에서 그 통죽 만드는 건물이 여기 있음. 지금도 제사 때 만드는진 모르겠다.

아키미야도 재방문해주고, 이번엔 좀 게임배경 삘 나게 관광객들 참배객들 다 빠질때까지 기다려서 한 컷 찍음. 2월에 기도 드린것에 감사기도도 드리고, 다른 이타에마들에 힘입어 나도 이타에마 하나 만들어 걸음. 이타에마라고 봐야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본 신화의 장면을 우키요에 풍으로 그린 에마도 몇 있었음. 겁나 쩔더라.

다시 카미스와로 돌아와서, 원래 예정은 타카시마성까지 보는것이었으나 몸살기운으로 몸상태가 악화되어서 야츠루기 신사만 방문함. 여기는 오미와타리가 발생했을 때 제사를 드리는 곳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평상시엔 거의 아무도 안찾는 듯. 마지막 오미와타리가 7년전인가 그렇다는데 언제 또 볼 수 있을진 모르겠다.

그리고 신목을 교체하는 다음 온바시라 축제는 2022년에 이루어진다고 하니, 이 때 구경가면 여러가지 즐길거리가 쏠쏠할 것 같음. 일본의 동덕들도 많이 모인다고 하니까.

스와에서 남은 시간은 온천에 몸담그며 체력을 회복하고, 다음날은 나가노에서 도쿄로 이동하던 중, 사이타마현 교다시에 들려서 사키타마 고분군에 들림. 사키타마 고분군은 일본에서 가장 큰 고분군이면서 고훈 시대 일본 고분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함. 엄청 넓은 공원에 9개의 고분이 여기저기 있고, 뒤로 갈수록 한반도의 영향을 받은 유물이나 고분 양식이 나타나기때문에 소소한 국뽕을 빨기에도 좋은 곳임

이중에서 가장 눈여겨 볼것은 이나리야마 고분으로, 죠토닌을 언급한 국보 철검이 출토된 곳이 여기. 원형 형태의 마루나카야마 고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분은 위에서 보면 열쇠구멍의 모양을 띄고 있음

귀형수 5~6면에서 영장원 입구로 묘사된 모습이랑 똑같음. 조토구 마유미의 모티브는 이나리야마에서 따온것이 많지만 저 영장원 자체는 오사카 인근 도시의 다른 고분이라 카더라. 멀리서 보면 구분 잘 안감.

박물관은 200엔 내면 들어갈 수 있는데, 기획전시로 죠몬시대의 토우 유물 전시도 하고 있고, 기간한정으로 국보 철검 전시도 하고 있더라. 저 철검을 상시 볼 수 있는게 아니라는 뜻. 고훈 시대의 유물들도 보고, 철검에 새겨진 '조토닌'이란 글자도 찾아보고, 마유미 친구들도 구경하고 그랬음. 우리에게 익숙한 상상도 못한 하니와 (┌(o0o)┘) 이건 안보이더라. 다른 지방의 하니와인가? 사진은 병장 하니와랑 말 하니와가 찍힌걸로 올림. 마유미가 병장이기도 하고, 탄막중에 말탄 병장하니와 날리는것도 있고

스와지방에서도 느낀거지만, 이런 곳들이 워낙 외진 곳에 있다보니 (사키타마 고분공원-도쿄역 기준 왕복 3시간, 교통비 3만원) 식당이나 박물관에서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우릴 보고 엄청 반기시더라고. 도쿄에선 우익시위도 몇번 봤고 오사카에선 혐한 비스무리한것도 당해봤지만 동방성지 돌아다니는 중엔 환영만 받아서 기분 좋았음

다음날은 느지막히 일어나서 사이타마현 사카도시에 있는 성천궁을 보러갔다. 일본에서 가장 큰 도교 사원이라고 하고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을 뽐내는데, 여기가 동방격겜에서 사용된 몽진대사묘의 모티브. 비교해보면 완전히 똑같다. 사진은 밖에서 찍은 사진밖에 없는데 입장료가 500엔씩이나 되어서 500엔 주고 안을 쓱 훑고 나오기엔 뭔가 좀 아까웠음. 여기도 진짜 외진곳에 있어서 가는데 도쿄역에서 2시간이나 걸렸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돈 내고 들어가서 볼걸 그랬나 후회되기도 함

아래는 사진 20장까지 여유가 좀 있길래 몇 장 더 추가함

아키미야에 있는 에비스 신 모시는 사당. 귀형수 1면 보스의 모티브 중 하나가 에비스 신이라길래 이번엔 제대로 찍어옴. 찍는 김에 돈 많이 벌게 해달라고 참배도 함

료칸 방에서 찍은 스와 호 전경. 앞에 재패니즈 로망의 결정체 코타츠가 있는데 우리나라 전기장판이 더 뜨뜻함

여긴 작년 여름 부모님 모시고 간 여행 중에 들렸던 호류지. 코스 짜는걸 전적으로 내가 맡아서 동방과 관련된 장소로 짜려고 했는데, 이 때 일본 낮 기온이 36~37도에 육박하는 바람에 부모님이 오래 못 돌아다녀서 일정의 반도 못 소화했음

마찬가지로 나라현의 토다이지. 묘우렌의 누이, 그러니까 히지리가 묘우렌을 찾아 떠날 때 이 토다이지에서 나온 보라색 구름이 이어진 것을 보고 따라가 묘우렌과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히지리 1스펠에도 보라색 구름이 언급될거임

쿠라마 산의 텐구상. 쿠라마 산도 텐구 전승으로 유명해서, 근처 료칸에서 부모님은 쉬게 하고 나 혼자 산중턱까지 올라갔다 옴. 한바퀴 도는 코스가 있었는데 여름에도 산은 해가 일찍 지더라. 그래서 절반까지밖에 못보고 해가 저물기 전에 내려와야했음. 물론 오르내리는 동안 텐구는 그림자도 못봄

여기도 부모님 쉬는동안 혼자 호다닥 다녀온 교토대. 비봉의 정기를 흡수하기 위해 찾아간 곳. 교토의 명문대라서 엄청 클거라 기대했는데 캠퍼스 겁나 작더라.

나가노 쪽에 신주님 고향도 있고, 하쿠레이 신사의 원형이 된 신사도 있는데 그쪽은 진짜 완전 구석에 박혀 있어서 짧은 여행기간에 찾아가기는 힘들었음. 하쿠레이 신사를 가려면 아마 나가노에서 2박 정도 잡고 하루를 온전히 써야되지 않을까 생각됨. 철도가 이어져 있긴 한데 시골 노선은 열차 간격도 헬이니까

하쿠레이 신사를 빼면 스와지역의 큼직한 곳은 다 돌아봤고, 다음엔 교토나 규슈지역을 돌아보고 싶음. 운전실력이 되면 차 대절해서 시코쿠나 홋카이도 쪽을 돌아도 되겠지.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진 곳들의 자료를 이용해 스토리 짜고 하는걸 보면 신주님도 2차 창작 써클들도 대단하게 느껴짐

아무튼 긴 글 봐줘서 고맙고, 일본에 가게 되면 대도시 근처부터라도 한번쯤 성지순례 다니는것도 좋다고 생각함. 아키바에 있어봤자 돈만 나가고 딱히 알맹이는 없는데 성지순례는 멀리 돌아다니면서 중간중간 휴양지에서 휴식도 하고, 지역 명물도 맛보고, 동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