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동경 여행을 좋아하는 일개 칸코쿠진이다. 

최근 5년만 끊어 봐도 열 번 이상 킹시국에 갔고, 

그 중 절반은 도쿄에 갔다. 

내 선택이었다. 

지난 3월 도쿄에 다녀온 것을 마지막으로

마찰이 불거졌고 

나는 여름 오키나와, 겨울 큐슈를 취소했다. 

또한 내 선택이었다. 

일본 정부의 띠꺼운 태도와 

부쩍 커진 방사능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동경은 내겐 늘 동경의 대상이다. 

이제 와 영화 이야기도 조금 섞자면 

신카이 마코토는 자기가 하던 걸 했다. 

전작들에 비해 빼어났냐? 하면 갸우뚱 대답을 못 하겠지만 

소재만큼은 무척 맘에 들었다. 

앞의 이야기와 다시 섞자면

내가 이 영화에 기대했던 건 '도쿄의 거리' 였기에 

만족을 아니할 까닭은 없었다. 

이번 작품은 특히나 도시의 곳곳을 누빈다. 

주인공이 도쿄에 도착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러닝타임을 내내 주요 인물들이 동경을 배경삼아 뛰어다니는 걸로 채운다. 

눈에 익은 거리와 표지판 따위를 훓으며 

내가 얻은 것은 추억팔이와 유사여행이었다. 

철저히 고증된 애니메이션 속 풍경은 

비슷하지만 현실보다 아름답게 묘사되고 

덕분에 마음껏 기억을 미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 줄 요약) 

늘 보던 신카이 마코토식 변주곡 

도쿄 풍경 많이 나옴 

한결 더 미화된 이미지를 내재화 함